라이프(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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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서평
처음이 아니었다. 2014년 직장에 다닐 적 제목에 이끌려 책 를 샀다. 출퇴근길에 읽다가 어느덧 책장에 꽂아두고 읽지 않았다.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알라딘 중고서점에 책을 팔았다. 놀랍게도 번역 수업 선생님이 익숙한 책을 교재로 구입하라고 했다. 그리하여 다시 교보문고에 갔다. 반가웠다. 강제성이 있는 독서도 유익했다. 과거에는 읽거나 말거나였는데 이젠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신세가 됐다. 1분에 한페이지씩 차근차근, 매일 읽어나갔다. 감동적이었다. 교정자가 어색한 문장이나 단어를 바로 잡아주는 책인데 왠 감동이냐고? 이 책은 단지 맞춤법 사전이나 참고서가 아니다. 본인이 교정을 본 인물과 편지로 주고받는 글이 수록되어 있다. 게다가 작가의 산문도 들어 있다. 저자와 교정자의 이메일 내용에서는 긴..
2020.09.22 -
문장수집 8 고은 <순간의 꽃>
영화 로 고은의 시를 처음 접했다. 시인 고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성추문이다. 그를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단 1도 없다. 그러나 그의 시 가운데 은 정말이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짧은 시에 이렇게 거대한 생각의 덩어리를 담을 수 있다니! 시를 읽은 후의 감동과 여운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시의 파편이 내 가슴 깊은 곳을 저민달까. 좋아하는 헌책방에 가서 고은 시인의 시집 을 사서 읽고 있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시집이 나와있는데 그들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이름난 시인의 시집이라 할지라도 그 시집에 수록되어 있는 모든 시가 아름답지 않다는 것. 그리하여 어느날 나는 스스로 타협했다. 시집 한 권에서 좋은 시 3개만 읽을 수 있다면 그 시집을 소장하기로 했다. 고은의 시집 은 ..
2020.09.21 -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100인의 추천도서 목록
시집을 찾다가 예전에 자주 찾던 지식인의 서재에 접속했다. 지식인의 서재는 사회 각 분야의 리더와 인터뷰하며 책에 관한 인터뷰를 소개하는 메뉴로 네이버에서 운영했다. 8년간 운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100회 특집편을 발행했다. 평소 책을 가까이 하는 리더들로부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순서대로 기록됐다. 한국의 작가, 영화인, 예술인, 광고인까지 인터뷰이(인터뷰 받는 사람)의 직업도 다양하다. 지식인의 서재 덕분에 좋은 책과 말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철학가 고병권의 인터뷰는 주변의 선후배들에게 소개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책을 장식용, 혹은 가볍게 읽는 라이트 유저에게는 계속 읽어가기 어려운 책들이 많다. 아래 목록에서 누구나 가볍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은 다음과 같다. 6. 김수영 전집(한국을 ..
2020.09.20 -
영화평론 <비포 선라이즈>
"그 감독 천재야". 죽이 잘 맞는 친구에게 영화 를 이제야 봤다고 이야기하자 돌아온 말이다. 영화를 3번 보니 감독이 천재라는 확신이 들었다. 여기서 천재는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나 사물, 사건을 가지고 특별한 메시지를 만들어 전달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비포 선라이즈 감독인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그런 면에서 천재가 확실하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는 '남녀관계'와 '시간'이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게 되면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지, 어떻게 헤어지는지, 헤어지고 나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잔잔하고 차분하게 서사한다. 기차에서 처음 만난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비엔나에 함께 내려 사랑을 나눈다. 영화의 줄거리다. 시간이라는 키워드의 힘 비포 선라이즈 대사에는 유난히 시간이 많이..
2020.09.19 -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전생에 초식동물이었나 보다. 주변을 살피고 관찰하는 데 소질이 있다. 이런 행동은 초식동물의 특성 이라고 들었다. 어제는 친하다고 생각했던 선배와 절교했다. 차마 상처가 되더라도 사람이니까 "두 번까지는 그럴 수 있다"는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산다.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 형은 원래 말을 그렇게 막하는 사람이 아니, 었다. 최근에 본 그의 입은 독설과 아집을 퍼나르는 창구였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적어도 내게는. 나는 그 형이 그렇게 된 건 과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술이 거의 매일 그의 입으로 들어가서 뇌를 갉아먹은 것은 아닐까. 언제부터인가 소주를 멀리하게 됐다. 소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 대부분은 '말술이었던 사람도' 예외 없이 사십 오십 되면 신체적으로 이상이 온다 직장 선배가 풍이 온..
2020.09.19 -
백은선 시인에게 당부하는 글
안녕하신가요, 백은선 작가님.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백은선 산문 독자입니다. 저는 작가님의 시를 아직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가능세계라는 시집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어요. 며칠 전에 영풍문고에서 한 권 사려고 했는데 재고가 없어서 헛걸음 했어요. 주간 문학동네에서 작가님이 쓴 '연재를 시작하며'를 읽고 그냥, 좋았습니다. 가슴 한켠이 시려오기도 하고, (작가님은 싫어하겠지만) 나랑 비슷한 색을 가진 사람이구나 하며 일종의 동질감과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오늘 를 읽고 글을 씁니다. 먼저 감사의 말씀부터 드립니다. 작가님 덕에 한강 작가를 다시 보게 됐거든요. 산문을 쓰는 외국 작가도 덕분에 소개받아 몹시 기뻤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산문 마지막 즈음에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너무 싫다고 생각되면 꼭..
2020.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