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책&작가 평론(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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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니어스 / 티나 실리그
토요일 오후 3시 서교동 북티크에서는 독서모임 '세시서점'이 열린다. 시간이 날 때마다 들려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 이야기를 듣고 내가 읽은 책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내가 세시서점을 자꾸 나가는 이유, 책을 읽는 이유는 무얼까? 아이러니하게도 세시서점에서 다른 사람들과 책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모임에서 내 차례가 왔을 때 이런 이야기를 건낸 적이 있다. "저는 책을 통해 다른 책을 알게 되고 책의 내용이 영화나 음악으로 연결되는 게 재밌어요."라고. 티나 실리그의 인지니어스는 그런 책이었다. 기꺼이 나를 영화, 음악, 유명인, 작가에게로 인도해주는 안내자와도 같은 책 말이다. * 인지니어스 http://www.yes24.com/24/Goods/35095973?Acode=101 ..
2017.03.13 -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 정희재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제목이 참 근사하지요? 치열한 한국사회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등을 쓰다듬어주는 책입니다. 책을 읽어내려가며 나중에 또 보고 싶은 구절에는 밑줄을 그었어요.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는 버릇에도 사연이 있지요. 함부로 쏜 화살(이 책에 등장하는 문장입니다. 젊은 날의 치기를 표현한 근사한 말이죠.)과도 같던 20대의 어느날, 뜨겁게 연애를 했어요. 여자친구는 어느 잡지의 에디터였는데 늘 손에 책을 쥐고 다녔고 집에 따로 서재를 마련해 둘 정도로 책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습니다. 그녀는 책에서 좋았던 부분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밑줄을 그어가며 책을 읽었더랬죠. 여자친구의 독서습관이 자연스레 제 몸에 벤 거에요. 이 책은 이런 방식으로 저의 과거와 현재에 말을 걸어온 책이기..
2017.02.27 -
교보문고와 매일경제가 함께 선정한 베스트 도서 50
국내 최대 서점 교보문고와 매일경제신문사가 함께 베스트 도서 목록을 선정했다. 이전의 추천도서, 권장도서 목록은 과거의 책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는다는 불만어린 시각이 있었다. 과거의 추천도서 목록과는 달리 매일경제신문사와 교보문고가 선정한 도서 목록은 최근에 나온 책들로 문학과 실용서가 두루 섞여있다. 철학자 고병권의 책 '철학자와 하녀'에 눈길이 간다.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그의 인터뷰 동영상을 보고 반해버렸다. 오랜 시간의 사유와 숙성을 거친 철학자의 언변에 홀딱 빠져버렸다고 할까. 살면서 두고두고 보고 싶은 인터뷰 동영상이다. 철학자 고병권의 서재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54&contents_id=57437 01 장하준..
2015.07.13 -
세상을 품는 따뜻한 글쓰기 인문학자 도정일
"선배님, 요즘 글쓰기 훈련으로 베껴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필사를 할만한,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 좀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굵직굵직한 소설을 해외 출판사에 팔았고 지금도 소설을 파는 일을 하고 있는 선배에게 물었다. 선배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경희대 도정일 교수를 추천했다. 도정일 교수는 자신이 경희대학교에 재학중일 때에도 글을 잘 쓰기로 유명했다고 했다.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도정일 교수를 검색했다. 인물정보에서 네이버캐스트를 읽었다. '지식을 실천으로 옮기는 인문학자'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지식인의 서재처럼 도정일 교수의 인터뷰를 동영상과 글로 볼 수 있었다. 본문의 글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건 도정일 교수의 수업을 직접 들었던 제자들이 남겨놓은 댓글들이었다. 마치 영화..
2015.03.13 -
한겨레·책읽는사회가 꼽은 이 시대 한국이 읽어야 할 고전
경륜있는 한겨레 기자, 출판계를 비롯한 각 분야의 전문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협업하여 이 시대에 한국인이 꼭 읽어야 할 새 고전 26권을 선정했다. 최종목록에서 빠진 책들로는 조지오웰의 1984, 프란츠 카프카의 성,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존스튜어트 밀의 정치경제학 원리, 플라톤의 법률,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 함석언의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이반 일리치의 교육사회에서의 탈출, 셰익스피어의 햄릿,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등이 있다. 1. 거대한 전환 - 칼 폴라니2. 광장 - 최인훈3.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4. 내 이름은 빨강 - 오르한 파묵5. 논어(집 잃은 개) - 공자(리링)6. 도덕감정론 - 아담 스미스7.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 이삼성8..
2015.02.04 -
한겨레 구본준 기자가 말하는 직장인의 글쓰기
구본준 기자는 살아있을 적 만화와 건축에 조예가 깊다는 평을 들었다. 한겨레 기획취재팀장·기동취재팀장·문화부 대중문화팀장을 거치며 한겨레 기자로, 건축기자로 널리 알려져있었다. 작년 11월 이탈리아 취재에 나섰던 그는 심장마비로 돌연사했다. 평소 구본준 기자의 글을 읽어오던 이들은 충격에 빠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비롯해 인터넷 세상에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구본준 기자의 글을 검색하다 우연히 어느 출판사 편집자의 글을 읽었다. 구본준 기자가 글쓰기 책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했다. 안타깝지만 이제 그의 글쓰기 강좌를 책으로 읽는 건 요원한 일이 됐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구본준 기자가 세바시에 출연해 '직장인의 글쓰기'를 주제로 강단에 올랐던 영상이 유튜브에 올려져있다. 영상으로 보는 것..
2015.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