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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 6 루피 카우르 시집 <밀크 앤 허니>
찰스 부코스키 덕분이었다. 그동안 읽었던 영시는 어찌 그리 재미가 없는지. 읽는 게 고역이었다. 찰스 부코스키의 시는 달랐다. 그는, 어디선가 본 노숙자 같기도 하고 철학자 같기도 했다. 야한 농담도 하고 그렇게 솔직할 수가 없다. 그의 시를 필사한 적도 있었다. 찰스 부코스키 덕에 다른 시인도 찾아보게 됐다. 찰스 부코스키 다음은 전쟁시(나중에 소개하겠음)였고 전쟁시 다음이 루피 카우르의 시였다. 남녀가 성으로 갈린 이 시국에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까끌까끌한 면이 있다. 페미니스트 자체에 대하여 거부감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여성성을 강조하는, 남성을 거부하는 일부 여성은 결코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스트의 어떤 주장은 동조할 수밖에 없다. 남자인..
2020.09.14 -
manner
she is an American English teacher her hair loss has been severe since childhood according to her mouth she wears a bandana on her head i went to a bar a little far from Konkuk University Station with her darn, it's self service-bar here i hate self-service though she said with an awkward smile she's teaching young children in Gangnam she wants to learn Korean she met a Korean man on Tinder as s..
2020.09.13 -
문장수집 5 백은선 에세이 <연재를 시작하며>
백은선이라는 이름의 시인을 지난밤까지 만해도 몰랐다.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웹진을 발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이트에 접속해 이것저것 둘러봤다. 유명 작가들이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었다. 작가들이 자신의 글을 연재하기에 앞서 자신의 소회를 담은 가 좋았다. 시작글을 쓸 적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기대됐고 작가의 마음상태를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백은선의 에세이글 제목 는 자아 깊숙한 무의식의 영역을 건드렸다. 기대는 틀리지 않았다. 백은선 에세이 시작글 를 읽고 파르르 떨었다. 나랑 비슷한 영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기에. 시작글에 뺄 글이 없으므로 통째로 옮겨본다. 선한 것을 믿고 싶지만 대체로 불신하기를 좋아하며 아름다움보다 추함에 끌리곤 한다. 가능태를 따져보는 것을 습..
2020.09.13 -
디지털 교도소 접속하는 방법
성범죄자, 살인범 등 강력사건을 저지른 피의자(범인)의 얼굴과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사이트가 화제다. 평소 강간, 살인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피해자 얼굴만 공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디지털 교도소에는 사회적 지위와 돈을 악용하여 법원으로부터 솜방망이 처벌을 받거나 죄를 면한 범죄자들의 얼굴과 범죄내용이 고스란이 공개되어 있다. 디지털 교도소는 현재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되고 있으며 운영진 1기는 한국 경찰과 인터폴의 공조로 신원이 특정됐으며 2기가 바톤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교도소 nbunbang.ru/ 서울대 교수, 종교인, 경찰 고위간부, MBC 기자도 디지털 교도소를 보다가 밤을 꼬박 샜다. 성범죄 목록에 서울대 음대 교수가 있었다..
2020.09.13 -
문장수집 4 김훈 칼럼 <가로수의 힘겨운 봄맞이>
술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분위기가 내게 술을 요구할 때 거부하지 않을 뿐이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 술에 금방 취하고 숙취도 오래 간다. 술을 마신 다음 날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일이 열번쯤 됐을까? 술을 부러 찾지 않게 되었다. 어제는 교보문고에서 삐딱하게 서서 글을 읽고 있었다. 인터넷 신문사 편집부장 채형에게 전화가 왔다. "한 잔 하세" "어디서 볼까요?" 한달 만의 술이었다. 소주를 마시면 내일이 망가진다는 공포감에 맥주를 주문했다. 채형은 진로 소주, 나는 테라 병맥을 잔에 따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시시콜콜한 일상을 읊조렸다. 2차는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 앞 노상 탁자였다. 이번엔 캔맥주였다. 채형은 기네스 나는 칭따오를 골랐다. 채형은 나와 닮은 구석이 있다. 취향이다. 문학, 영..
2020.09.12 -
영어공부 하기 좋은 100권의 원서
번역가로 활동하기 위해 열공 중이다. 현직 번역가 선생님이 쓴 책을 읽었다. 영어원서를 읽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리하여 내 수준에 찾는 영어원서를 찾기 시작했다. 프랑스 소설가 생택쥐페리의 어린왕자, 영국 소설가 로알드 달의 소설책 시리즈가 투톱을 달리고 있었다. 정작 구매로 이어진 책은 플립(Flipped)이었다. 플립 역시 넷플릭스에 영화가 올려져 있다. 영화를 먼저 봤다. 꼬맹이 남녀의 첫사랑 이야기를 다뤘는데 어쩜 그리 풋풋하고 가슴 설레는지. 첫사랑을 이렇게 설레게 연출한 영화도 드물다. 오늘 소개할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아이들이 읽기 좋은 100권의 소설' 목록에 플립도 당당히 올라 있다. 스쿨 라이브러리는 사서, 미국 학교 사서, 도서관 사서, 문학평론가 등 전문가들의 리뷰..
2020.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