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살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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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한달살기 여섯째날
모두 다 가는 그런 곳 말고 태국 현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좋다. 한달살기는 짧은 여행에 비해 충분히 여유가 있으니 내가 구상하는 완전한 자유여행이 가능하다. 지난 여행에서 방콕대학교를 갔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사람이 거의 없어 괜히 왔나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대학에 가보기로 했다. 태국의 서울대 쭐라롱껀 대학교에 가다 한국 서울에 최고 명문 서울대학교가 있듯 태국 방콕에 쭐라롱껀 대학교가 있다. BTS시암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으면 쭐라롱껀 대학교 캠퍼스가 나온다. 한낮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걸을만했다. 캠퍼스로 향하는 길거리 벽에는 개성있는 벽화가 그려져 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쭐라롱껀 대학의 정문은 마치 사원을 방불케 했다. 초록초록한 조경은 왠만한 공원보다 낫더라. 캠퍼..
2020.01.21 -
방콕 한달살기 다섯째날
BTS 프롬퐁에 있는 벤차시리 공원에 갔다. 지난 방콕 혼행 때 숙소가 근처에 있었는데 그래도 며칠 지냈다고 무척 반갑고 정겨웠다. 최근 들어 방콕이 예전의 웃음을 잃어버렸다고 하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맞는 말이다. 세계는 지금 저성장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서울처럼 방콕 역시 경기가 안 좋다. 그렇지만 서울보다는 살기 좋다. 뭐랄까. 서울은 몸은 편한데 정신은 피곤한 동네라면 여기는 몸은 불편하지만 정신은 여유롭고 편안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위생적이면서 맛있는 태국요리 식당 IMSUK 식당 이름만 보면 한국인 임숙씨가 운영할 것 같다. 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것 같았다. 홍대가 있는 서교동, 용산구 한남동의 조그만 밥집 값은 분위기다. 볶음밥이 예술이다. 새우가 들어간 볶음밥을 시켰는데 자꾸만 생..
2020.01.19 -
방콕 한달살기 라면을 꼭 가져가야 할까
가져갈 필요 없다. 나도 진라면 5봉지를 가져오려고 했는데 짐이 많아서 고민하다 그냥 놓고 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가면 진라면을 판다. 게다가 한국라면을 대체할만한 맛있는 저가 라면들이 많아서 굳이 라면을 살 필요가 없다. 방콕 시내 한인식당에서 김치도 kg 단위로 팔기 때문에 라면을 먹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농심 신라면과 비슷한 맛이 나는 700원짜리 컵라면 니신이라는 일본기업에서 만든 컵라면인데 맛이 좋다. 나도 혐일 감정이 있긴 하지만 대체제가 없는 걸 어떻게 하리! 태어나서 한번도 일본 야동,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를 안 봤다면 나를 돌팔매로 쳐도 좋다. 니신에서 나온 라면이고 20바트(한화 720원)다. 세븐일레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
2020.01.19 -
방콕 한달살기 넷째날
무삥(돼지고기 꼬치구이로 양념 숫불갈비 맛이 남)의 맛을 알아버렸다. 어제도 먹고 오늘도 먹고.. 1일 1무삥이닷! 네이버 카페에서 태국여행정보를 찾다보니 란아이야(아이야아로이)라는 국수집이 있었다. 맛집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서 기대를 안고 방문했다. 원래 릉르엉포크누들이라는 국수집을 최애하지만 더 맛있을 수도 있는 거니까. 아속 란아이야 국수집 방문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대실망이다. 일단 위생이 참.. 극악이다. 파리가 날아다니고 내 머리에도 앉았다. -.,- 왜 그러는 거니, 너.. 그렇다고 맛이 정말 특별한 것도 아니었다. 위치도 소이 카우보이를 지나야 해서 습한 악취를 맡으면서 찾아가야 한다. 찾아갈만한 맛집은 아니라는 것. 그렇지만 호기심에라도 가게 되거든 분홍색 그릇에 담겨있는 국수를 먹자. ..
2020.01.18 -
방콕 한달살기 둘째날
야속하게도 시간은 더 빠르게 흘러간다. 방콕 한달살기 3일째인 지금 어제의 일을 복기하려고 하니 아리송하다. 사진을 찍어두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어.. 어제는 방콕에 온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하루 하루 지날수록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 예컨대 숙소에서 보이는 방콕 시민들의 주택들만 하더라도 첫째날에는 눈 앞에 보이는 집들만 보다가 지금은 저 멀리 있는 집들까지 보게 된다고 할까? 지금 이 순간은 누군가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시간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게 주어진 이 특별한 시간과 여유로움에 감사한다. 오전에 일어나서 좀 늑장을 부렸다. Flavorful(파씨네?)라는 맛집이 온눗역에 있다고 해서 가봤는데 구글에 등록된 정보와 다르게 11시 오픈이란다. 하는 수 없이 구글 지도를 켜고 다른 곳을..
2020.01.16 -
방콕 한달살기 첫째날
아침부터 설레였다.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 2터미널로 갔다. 출발시간이 두시간 넘게 남아서 창가자리에서 갈 수 있겠다 싶었는데 왠걸! 사람들로 북적였다. 게다가 거의 모든 체크인 카운터가 자동화되어 있어서 셀프 체크인을 해야 했다. 기기에다 항공권과 여권을 대고 티켓을 받은 다음 수하물(캐리어)을 기계에서 셀프로 맡기는 방식이었다. 뭔가 낯설었다. 방콕행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들로 게이트는 북적였다. 외국인도 많았지만 골프여행을 가는 중장년 남성들이 여럿 보였다. 게이트 앞에서는 미니 콘서트도 하고 있었다. 지화자 좋구나! 방콕행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을 영상으로 담다가 프레스트지석 문으로 들어갈 뻔했다. 타이항공보다 못한 느낌이었다. 좌석 공간도 그렇고 기내식도 끌레도르 아이스크림이 나오는 것 빼고는 별..
2020.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