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 서평
2020. 10. 5. 16:15ㆍ라이프/책&작가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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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시인이었을 줄이야!
대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중령님이 산다. 중령님의 추천으로 어느 군부대에 온라인홍보 자문을 하러 갔다. 자문을 마치고 중령님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이병률 작가 이야기가 나왔다. 이병률 산문집 '끌림'을 읽고 있는데 별로 끌리지 않더라고 이야기했다. 중령님은 "40대가 되면 공감이 갈 거예요"라고 미소 지으며 말씀하셨다.
40대가 된 지금 다시 읽은 이병률의 글은 가슴으로 읽혔다. 어쩜 그리 좋은지.
난 이병률의 시가 어려운 어휘를 사용하지 않아서 좋다. 쓰이지도 않는 어휘를 나열한 채로 그럴싸해 보이려 작정한 시들이 얼마나 많은가.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언어를 활용해 절절한 시를 엮어낼 수 있는 자가 얼마나 되는가. 이 시대에 그런 시인이 있기는 한가? 폼 잡지 않고 힘을 뺀 문장들과 교감하는 쾌감이란 얼마나 짜릿한가.
이병률 시인은 내게 진귀한 가르침을 주었다.
자기 취향을 고집하지 말고
먼저 산 사람의 조언을 흘려 듣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