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27. 16:50ㆍ라이프/책&작가 평론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 1984로 유명한 세계적인 소설가의 이름이다. 나는 <동물농장>을 몇 장 읽다 말았다. 난 조지 오웰의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재밌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펭귄북스에서 나온 조지오웰 에세이 원서가 있다. 주황색 책인데 책의 디자인과 재질도 고전적이면서 예쁘게 잘 나왔다. 관심이 있으면 서점에 들러보길.
책에서 솔직하고 통찰력이 돋보이는 문장을 발견했다.1946년에 쓴 Why I Write(난 왜 글을 쓰는가)라는 제목의 산문이며 다음과 같은 문장이 담겨 있다.
"Writing a book is a horrible, exhausting struggle, like a long bout of some painful illness. One would never undertake such a thing if one were not driven on by some demon whom one can neither resist nor understand. For all the one knows that demon is simply the same instict that makes a baby squall for attention.
책을 쓴다는 건 끔찍하고, 지치는 투쟁이고 고통스러운 병마와 오래 싸우는 것과 같다. 저항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악마에 이끌리지 않는 한 아무도 이 짓을 하지 않을 거다. 우리가 알다시피 그 악마는 마치 아이가 주의를 끌고 싶어 울부짖는 것과 같은 본능이다."
조지 오웰은 이 문장에서 글을 쓰는 동기와 과정을 술회한다. 책을 쓰는 것은 고통스럽고 짜증 나고 지치는 일이다. 게다가 그 동기는 어찌나 유치하기 짝이 없는지... 아기가 엄마 혹은 주변의 관심을 끌려고 울부짖는 것과도 같단다. 이보다 더 원초적이고 명징한 글쓰기 동기가 있을까?
조지 오웰은 BBC 방송국에서 일하기도 했으며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노숙자, 접시닦이 알바, 교사, 서점 직원, 잡지 편집자로 일하며 다양한 인간군상을 경험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문장은 현실감과 진정성을 극단적으로 추구함으로써 에세이 특유의 묘미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