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7. 09:34ㆍ라이프/이것저것 리뷰
2000년 2월 육군에 입대했다. 논산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자대배치를 이천에 있는 항공대대로 받았다. 항공대대면 공군 아니야? 라고 물을 수 있지만 육군에도 항공대대가 있다. 회전익이라고 하여 헬기를 담당하는 부대가 있다. 나는 공격헬기 부대에서 복무했는데 바로 옆 부대가 수송헬기인 CH-47(시누크/치누크)을 주특기로 하는 부대였다.
옆 부대에서 갑자기 터진 헬기 사고
어느날 부대 내에서 흉흉한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헬기사고가 났고 3명의 간부들이 죽었다고 했다. 사망한 간부의 아내인가 어머니가 와서 사령관의 멱살을 잡았다는 소문도 있었다. 어찌됐든 바로 옆 부대에서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너무나 충격적이었고 믿겨지지 않았다.
시누크 헬기 추락사고 사건 개요
2001년 5월 29일 올림픽 대교 주탑 위에서 조형물을 설치하던 CH-47 헬기가 조형물에 걸려 방향을 잃고 추락했다. 헬기는 두동강 나고 말았고 헬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3명이 모두 순직했다. 사고 헬기인 CH-47 시누크에는 준위 2명과 중사 1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후 사령관 진급 누락했다는 풍문
사고 한 번 나면 진급은 누락이라고? 인명사고가 나면 책임자들이 줄줄이 옷을 벗는 관행이 군대에는 남아 있었다. 당시 우리 사령부의 수장은 특수전사령부를 거쳐 항공작전사령부로 온 김모 사령관이었다. 대장(4스타) 진급을 앞둔 사령관이 이 사건 이후로 진급을 하지 못하고 옷을 벗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무식한 군부대에서 희생당한 젊은 군인들
민간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해외에서 전문 인력을 수급하여 진행해도 될 일을 무리하게 진행했다가 애먼 세 사람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조형물은 다시 설치했으나 희생당한 군인들에 대한 언급은 없으며 군당국도 사과 한마디도 없었다고 한다. 무식하고 멍청한 지휘부 때문에 목숨을 잃은 군인들의 명복은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