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이라는 단어의 함정

2018. 8. 25. 12:22라이프/잡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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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K 하이닉스 블로그

워라밸이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Work and Life Balance라는 영어식 표현의 축약어로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한다. 좋은 직장의 조건에 속한다는데, 글쎄... 직장인으로 치자면 사원, 대리 시절까지는 실현 가능한 단어일 수 있으나.. 내가 곁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성공하는 사업가, 성과로 인정받고 빠르게 승진하는 사람들에게 워라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직장인 A와 B가 있다고 치자. 둘 다 속칭 SKY라고 불리는 명문 대학을 졸업했고, 비슷한 지능과 경력(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둘의 직장 내 성과를 가르는 기준으로 나는 업무에 대해 투자하는 시간의 양을 꼽고 싶다. 실제로 애정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해보니 나름의 성과도 나오고, 연봉도 오르고, 인정도 받고, 직급도 올랐다. 문제는 머리속이 온통 일생각으로 가득 차서 제대로된 휴식을 취하기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게 됐다.


어제는 내 생일이었고 여자친구 덕에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여자친구를 즐겁게 해주지는 못하고 또 온통 회사 얘기만 했다. "다음 주에 대형 편의점 브랜드랑 계약하기로 했어. 잘됐지?"라는 식으로 일 이야기를 하다니... 여자친구도 자신의 사업을 하고 있고, 나처럼 일에 빠져서 사는 유형의 사람인지라 거부감은 크게 없는 듯했지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한심하게도(?), 주말인 지금도 카페에 나와 노트북으로 일하고 있다. 경험이 많은 부사장님은 서두르지 말라고 하시지만, 현실이라는 건 어떠한가? 우리가 쉬고 있는 이 주말까지도 전세계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경쟁자들은 일하고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만큼은 부사장님의 뜻에 따를 수 없다. 성공이라는 건 자신이 하는 일에 미쳐버리지 않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자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본 적이 있다. 그들은 하루 종일 일에 빠져 산다. 세계적인 리더 스티브 잡스는 일만 하다가 단명했다. 일에, 브랜드에 미쳐있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거나 공상에 빠졌을 때 조차도 일과 연결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고민의 깊이와 너비도 늘어나지 않았을까?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들이 얘기하는 'Task Off'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유튜브로 스티브 잡스의 인터뷰를 보니 그가 어떻게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었는지 감히 짐작이 갔다. 잡스는 아마도 잠을 자는 순간에도 일을 떠올렸을 것이다. 사람의 수명을 건전지 한 개라고 가정하 스티브 잡스의 수명은 남보다 훨씬 더 빨리 많은 횟수 배터리를 소진한 사례라고 본다.


1조가 넘는 자산가, 1,000원도 안되는 동전주식 회사를 10만원이 넘는 회사로 키운 기업가를 예로 들어보자. 두 분 모두 전직장의 회사 오너들이다. 보통 사람들은 미디어에서 본 부자들의 환상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부자의 삶은 일보다는 유흥과 쾌락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들 부자들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보니 정반대였다. 하루 종일 일만 생각하고, 자신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사건들을 자신의 일과 연결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니까 성공하는 거다. 재능도 중요하지만 그에 비례하는 몰입과 시간투자가 결국 경쟁에서의 우위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으로, 사업가로 성공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남들(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더 많은 시간동안 일에 대해 고민하고 더 많이 일하면 된다. 블로거팁닷컴의 독자들은, 내가 애정하는 지인들은 부디 워라밸이라는 단어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 Jordan Peterson - Do You Want To Have A Life? Or Be Exceptional At One Thing?



* Steve Jobs - Rules for Succ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