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카페 슬로우레시피

2016. 6. 2. 07:45라이프/소탈한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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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을 보고 반했다. 간판 아래로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과 여유있는 공간을 보고 또 한 번 반했다. 서촌 카페 슬로우레시피는 첫만남부터 호감이었다.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라서 그렇게 친근했나 보다.


아는 누나를 만났다. 처음에는 삼청동을 걷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서촌으로 가게 됐다. 가구를 구경하려고 마켓엠으로 걸어갔는데 일찍 문을 닫아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맛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식당을 찾아 걷다가 슬로우레시피라는 카페를 발견했다. 웹디자이너분이 오픈한 카페라서였을까? 올망졸망 모여있는 글자 간판이 귀엽고 예쁘다.



테이크아웃 커피는 저렴하게 즐길 수 있구나.



입구 바로 옆으로 책상이 놓여있었다. 그 위로는 사진이 보였는데 처음엔 장식의 일부라는 생각을 했다.



주방이 오픈되어 있었다. 슬로우레시피에서는 음료뿐 아니라 식사도 즐길 수 있다.



안쪽에서 창 너머로 슬쩍 훔쳐보니 친구사이로 보이는 분들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청포도 주스를 주문했다. 커피와 우유는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해 어지간해서는 입에 대지 않는다.



테이블과 의자가 공간마다 다르게 배치되어 있는 점도 좋았다. 같은 모양의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는 프렌차이즈 카페와는 다른, 일종의 여유가 느껴졌다.



혼자 앉아 공부할 수 있는 독서실스러운 책상과 의자도 놓여있었다. 집이 가까웠다면 나도 자주 이용했을 법한 공간이었다.



구석에 놓여있는 의자도 나름의 질서 속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무심한 듯하지만 자연스럽게 공간을 활용하는 법을 안다. 적어도 슬로우레시피는.



한 쪽 구석으로 책꽂이도 보였다. 책은 정서적인 포만감을 느끼기에는 좋지만 친하게 지내려고 다가가면 늘 머리가 아프게 된다.



신인작가를 위한 사진전도 연다고 했다. 사진을 붙이고 있는 분이 사진작가였을까? 아니면 머리를 묶은 분이 사진작가일까?



키친 옆으로는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할 수 있는 미니숍도 있었다.



슬로우레시피는 내게 한 템포 느리게 가라며 말을 걸어왔다. 바쁜 일상에 지친 도시인에게 여유와 느림의 미학을 선물하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