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계불꽃축제 자전거(GIANT SCR1) 여행기

2011. 10. 9. 01:30라이프/소탈한 여행기


토요일 오후 5시 기상 나팔소리 알람과 함께 달콤쌉사름한 잠에서 깨어났다. 후배 녀석이 면접에 합격하고 취업했다며 카톡을 보냈구나. 자랑스러운 女석. 항공사 취업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대견하다. 자전거를 새로 구입해서 리뷰도 하고 운동도 할겸 한강으로 향한다. 불꽃축제 때문에 잦은 끌바(자전거에서 내려서 손으로 끌고 가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가 예상되지만 토요일에 억울하게 집에만 있을 수는 없는 법. 자전거는 자이언트사의 로드바이크 SCR1이다. 후원을 받거나 리뷰 제의를 받고 작성한 글이 아니므로 오해 없기를.



산악용 자전거 허머 LXV를 중고로 팔고 입문용 로드바이크(싸이클)를 구매했다. 더 이상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 없으므로 입문용이라는 말도 그다지 의미는 없다. 자출사 오너들의 추천을 받아 구매한 제품으로 전립선에 압박을 주는 안장을 제외하고는 만족스럽다.



자전거에 오르기 전 싸이클미터를 켠다. 싸이클미터(Cyclemeter)는 자전거 GPS 앱으로 바이크메이트와 함께 즐겨 쓰는 유료앱(4.99$)이다. 



주행 시간, 거리, 속도를 측정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주행을 마치면 구글 맵에서 내가 주행한 곳을 표시해 준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공유도 용이하며 이메일 공유 기능도 있다. (싸이클미터만 그런 것은 아니고 GPS앱 대부분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보라매공원에 도착했다. 이사가면 보라매공원 올 일도 없어지겠지. 이사하기 전에는 자주 이용할 생각이다. 넓어서 자전거 타기에도 좋고 걷기에도 좋다. 관악구에 이만한 공원도 없다.



소프라노스 오프닝에 나오는 듯한 장소다. 한강으로 가기 위해 도림천에서 한컷 담는다. BGM으로는 Kate Rogers - Fine이 어울리겠구나.



보라매공원에서 도림천 -> 안양천을 지나 한강까지는 약 20-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드디어 한강공원에 도착했다.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의 체온 때문인지 10월의 한강 바람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함성소리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바로 불꽃축제 현장. 서울세계불꽃축제라니 좀 오그라든다. 차라리 여의도불꽃축제가 더 예쁜것 같다. 아니면 한강불꽃축제도 좋고. 가족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앉아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미소가 지어진다. 우리 부모님도 여기 데려오면 좋아하실텐데.



너무 멀리 보이는 듯 해서 좀더 가까이서 볼 요양으로 자리를 옮긴다. 트윈타워쪽으로 페달을 밟는다.



조.. 좋긴한데 사람이 너무 많다. 발 디딜 틈이 없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인가?



불꽃이 터질 때마다 들려오는 군중들의 함성소리는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불꽃의 중앙을 자세히 보면 UFO가 보인다.



오렌지 환타를 연상케하는 불꽃이다. 이 다음 사진부터는 어떤 커플의 시점으로 불꽃놀이를 촬영했다. 심약자 및 노약자, 그리고 솔로부대는 키보드 A키 혹은 S키를 눌러 다음 페이지로 이동할 것을 당부한다.



필자 앞으로 나타난 한 쌍의 커플은 주변 솔로부대원들을 순식간에 침묵으로 몰아넣었다.



불꽃마저 하트모양으로 피어올라 솔로부대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함성소리 중간중간 들려오는 솔로부대원들의 울음소리는 필자의 가슴을 아프게했다. 지못미, 솔로부대원들.



선남선녀 커플에 질투가 나기도 했지만 예쁜 사랑을 하라며 0.2초간 빌어줬다. 일종의 보시랄까. 역시 나란 사람은 너무나도 관대하다.



혹여 이 커플을 알고 있거나 커플 본인에 해당하는 자가 사진을 본다면 필자에게 제보(bloggertip@gmail.com) 바란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진을 발송할 의사가 있다.



여의도는 불꽃축제를 보러 온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회사가 있는 광화문까지 가보려다가 많은 사람들 때문에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끌바와 불꽃축제 촬영으로 인한 지체 때문인지 주행시간이 3시간 넘게 찍혀있다. 총 주행거리는 50킬로미터가 채 되지 않았다.



싸이클미터에 기록된 주행 경로. 1킬로미터 단위로 거리까지 보여준다.



위 사진과 같이 지도 모드로 볼 수도 있고 아래 사진처럼 위성으로도 볼수 있다.



오른쪽에 뭉툭하게 표시된 지점이 수많은 인파가 모여있던 곳으로 추정된다. 왼편에 미도리님이 계시는 LG트윈타워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