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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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서평
처음이 아니었다. 2014년 직장에 다닐 적 제목에 이끌려 책 를 샀다. 출퇴근길에 읽다가 어느덧 책장에 꽂아두고 읽지 않았다.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알라딘 중고서점에 책을 팔았다. 놀랍게도 번역 수업 선생님이 익숙한 책을 교재로 구입하라고 했다. 그리하여 다시 교보문고에 갔다. 반가웠다. 강제성이 있는 독서도 유익했다. 과거에는 읽거나 말거나였는데 이젠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신세가 됐다. 1분에 한페이지씩 차근차근, 매일 읽어나갔다. 감동적이었다. 교정자가 어색한 문장이나 단어를 바로 잡아주는 책인데 왠 감동이냐고? 이 책은 단지 맞춤법 사전이나 참고서가 아니다. 본인이 교정을 본 인물과 편지로 주고받는 글이 수록되어 있다. 게다가 작가의 산문도 들어 있다. 저자와 교정자의 이메일 내용에서는 긴..
2020.09.22 -
백은선 시인에게 당부하는 글
안녕하신가요, 백은선 작가님.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백은선 산문 독자입니다. 저는 작가님의 시를 아직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가능세계라는 시집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어요. 며칠 전에 영풍문고에서 한 권 사려고 했는데 재고가 없어서 헛걸음 했어요. 주간 문학동네에서 작가님이 쓴 '연재를 시작하며'를 읽고 그냥, 좋았습니다. 가슴 한켠이 시려오기도 하고, (작가님은 싫어하겠지만) 나랑 비슷한 색을 가진 사람이구나 하며 일종의 동질감과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오늘 를 읽고 글을 씁니다. 먼저 감사의 말씀부터 드립니다. 작가님 덕에 한강 작가를 다시 보게 됐거든요. 산문을 쓰는 외국 작가도 덕분에 소개받아 몹시 기뻤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산문 마지막 즈음에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너무 싫다고 생각되면 꼭..
2020.09.18 -
manner
she is an American English teacher her hair loss has been severe since childhood according to her mouth she wears a bandana on her head i went to a bar a little far from Konkuk University Station with her darn, it's self service-bar here i hate self-service though she said with an awkward smile she's teaching young children in Gangnam she wants to learn Korean she met a Korean man on Tinder as s..
2020.09.13 -
문장수집 5 백은선 에세이 <연재를 시작하며>
백은선이라는 이름의 시인을 지난밤까지 만해도 몰랐다.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웹진을 발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이트에 접속해 이것저것 둘러봤다. 유명 작가들이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었다. 작가들이 자신의 글을 연재하기에 앞서 자신의 소회를 담은 가 좋았다. 시작글을 쓸 적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기대됐고 작가의 마음상태를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백은선의 에세이글 제목 는 자아 깊숙한 무의식의 영역을 건드렸다. 기대는 틀리지 않았다. 백은선 에세이 시작글 를 읽고 파르르 떨었다. 나랑 비슷한 영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기에. 시작글에 뺄 글이 없으므로 통째로 옮겨본다. 선한 것을 믿고 싶지만 대체로 불신하기를 좋아하며 아름다움보다 추함에 끌리곤 한다. 가능태를 따져보는 것을 습..
2020.09.13 -
기술은 삶에 필요한 것이지만 예술은 삶의 목적이다.
한국사회는 행복하지 않다. 우리가 세상에 행복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고 이야기 한다면 그는 분명 종교인이거나 철학가일 확률이 높다. 좁은 땅덩어리, 주거문제, 일자리문제, 부족한 자원, 치열한 무한경쟁, 남과의 비교, 유교문화의 폐습, 치솟는 물가까지 숨만 쉬고 살기에도 녹록지 않은 세상이다. 소확행이라는 기형어의 탄생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불행한 우리 사회가 낳은 기형어다. 최근에 참석했던 어느 외국계 기업의 마케팅 워크숍에서 있었던 일이다. 미국 본사에서 온 외국계 기업의 간부는 한국사회를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확행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이 얼마나 처량하고 우스꽝스러운 단어인가. 큰 행복은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에 작..
2018.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