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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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으로 혼자
내일 아침이 되면 집 밖을 나설 거야 버스정류장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에 갈 거야 서울역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삼천 원짜리 호두과자를 사고 한 개만 먹을 거야 편의점에서 커피 우유를 사고 승차 게이트 안쪽으로 들어갈 거야 마스크를 낀 아주머니에게 참치 꼬마김밥을 달라고 할 거야 아침 식사를 비닐봉지에 넣은 채로 자박자박 걸어갈 거야 기차 안에 앉으면 창가 자리에 앉아 찰칵 사진 찍을 거야 사진이 잘 찍혔는지 보고 마음에 들면 너한테 보내줄 거야 새로 산 중고 책을 왼손에 펼쳐 들고 창밖 풍경과 종이를 번갈아 바라볼 거야 유리창 너머 산과 들판을 보며 너와 함께 했던 시간을 더듬을 거야 강릉역에 도착하면 우와 강릉이다 속으로 소리치며 피식 웃을 거야 흐릿한 하늘이 나를 안목해변까지 걷도록 안내할 거야..
2020.10.18 -
짝 남자 5호의 초청으로 다녀온 강원도 여행
바다를 본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장성에 살 당시만 하더라도 영광이나 함평으로 종종 바다를 보러 갔었는데 서울에 살면서부터는 바다를 보기가 쉽지 않다. 인천에 바다가 있다고는 하지만 영 끌리지 않는다. "동해바다 정도는 되야 진짜 바다지!" 하는 속물근성도 한 몫 했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동해바다를 구경한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바다는 내 기억속에서 잊혀져가고 있었다. 어느날의 일이었다. 이사부크루즈라는 곳에서 1박 2일 팸투어를 제안했다. 이때다 싶었다. 주말에는 집안에 콕 박혀 일요일 저녁이 되면 후회하기 일수였다. 아까운 주말을 낮잠으로 허비하는 일도 많았었는데 "잘됐다" 싶었다. 이참에 바다도 보고 맛있는 회도 먹자며 강원도 여행을 결심했다. 이번 여행은 이사부크루즈, 주문진횟집, ..
2013.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