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컴퓨터활용능력시험 2급 자격증을 땄다. 먼저 합격 인증샷부터 보자.


블로그를 18년 운영했으면서 노베이스라고?
그렇다. 컴활 2급은 엑셀 시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에서는 홍보/마케팅 팀장으로 일해왔는데 엑셀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파워포인트로 회사소개서/제안서를 만들고 포토샵으로 이미지를 편집하고 프리미어 프로로 동영상 편집은 할 줄 알지만 엑셀은 완전 초보였다. 그런 노베이스인 나도 컴활 2급에서 만점을 받았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 이제부터 전략적으로 컴활 2급 실기 만점을 받는 방법에 대해 설명할 테니 주목!
컴활 2급 필기 시험 공부법 '기출문제만 팬다'
필기 시험은 갈수록 난이도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취업 준비생 사이의 통설이다. 컴활은 더이상 초딩도 따는 쉬운 시험이 아니다. 무료로 다운로드 받은 캐캐묵은 CBT 기출문제만 믿었다간 수험기간만 길어질 뿐이다. 난 올해 6월 필기시험을 쳤고 길벗알앤디 출판사에서 나온 컴활 2급 기출문제집을 사서 풀었다. 필기시험은 60점만 넘기면 된다.
이론 공부는 따로 하지 말고 시나공 기출문제집을 사서 풀고 틀린 문제는 손으로 직접 쓰면서 오답노트를 만들자. 이렇게 하면 오답노트를 쓰는 게 힘들고 귀찮아서라도 집중해서 풀게 된다. 계속 문제를 풀다 보면 외워야겠다 싶은 게 나오는데 이런 내용도 따로 오답노트에 필기해두면 좋다. 이렇게 1주일~2주일 정도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다. 단기간에 집중해서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덤벼야 수험생활을 줄일 수 있다. 컴퓨터를 자주 다뤄온 사람이라면 1주일, 컴맹이라면 2주 이상 잡는 걸 추천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공부하느라 퇴근 후에 집에서 간단히 밥을 먹고 대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하루 2시간~3시간 정도로 공부시간은 짧지만 기출문제로 접근했기 때문에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론 공부할 시간에 기출문제 한개라도 더 풀자.
필기 시험 당일날 해야 할 일 '보고 또 보고'
시험장에 도착하면 대기실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나같은 경우는 세종상공회의소에서 필기시험을 봤고 대기실이 따로 있었다. 약 한시간 전에 가서 기출문제에서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봤다. 그리고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오답노트를 보면서 암기한 내용을 다시 복기했다. 이런식으로 웜업을 하고 시험장에 들어갔고 한 70점에서 80점 정도 맞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왔다. 다음날 오전 코참패스 앱을 열어보니 60점대로 합격했다. 명심하자. 시험은 결국 더 많이 반복해서 보는 놈이 붙는 법이다.
만점으로 합격하기로 결심한 이유 '위기를 기회로'
6월에 필기시험을 취득하고 회사 일에 치어서 공부를 못했다. 11월 회사를 퇴사하고 며칠 뒤 바로 실기시험 공부에 돌입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임원, 박사급 연구원과 함께 온라인 홍보 자문을 해왔는데 기본적인 컴퓨터 자격증 하나 없다는 게 너무 창피했다. 나보다 컴퓨터를 못 다루는 전 직장 대표가 나보고 엑셀의 특정 기능도 할 줄 모르냐며 우쭐 댈 때는 정말 치욕스러웠다.(ㅋㅋ) 그래서 실기 시험은 만점으로 합격해보기로 했다. 작전명은 Siege of Excel, 엑셀(시험) 포위.

컴활 2급 실기 시험 공부법 '만점으로 가는 전략'
실기 시험은 40분 동안 4개 과목을 풀어야 한다. 1과목 기본작업 20점, 2과목 계산작업 40점, 3과목 분석작업 20점, 4과목 기타작업 20점으로 총 100점 중 70점 이상 맞아야 합격이다. 하지만 70점을 맞아야겠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떨어지게 되어 있다. 100점을 목표로 잡아야 안정적으로 합격권에 들 수 있다. 이제부터 만점으로 가는 전략을 상세히 정리해보겠다.
첫째, 기풍쌤 컴활 2급 교재를 구입하자.
나는 기풍쌤과 일면식도 없고 친인척 관계도 아니다. 균쌤, 유동균, 지우쌤 등 유명 컴활 강사들이 있는데 컴활 2급 실기는 단연코 이 분을 추천한다. 이 분을 추천하는 이유는 바로 사후관리에 있다. 유튜브 강의를 듣거나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질문을 남겼는데 12시간 안에 답변이 달려 바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기풍쌤 블로그(https://blog.naver.com/won2520179/223709911134)에서 강의 교재를 구입할 수 있으며 동영상 강의는 유튜브에 있다. 기풍쌤께는 다소 죄송하지만 목소리와 속도가 졸음이 오기 쉽다. 함수는 1.25배속으로, 나머지 부분은 1.5배속으로 들으면 목소리 톤도 좋아지고 집중도 잘 된다.
5일만에 끝내기라는 강의가 있는데 1일차부터 그대로 들으면 된다. 1일차에서 아리송하면서 머리가 살짝 아프고 2일차가 되면 함수가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2일차까지 버티면 그 뒤로는 식은 죽 먹기라고 볼 수 있으니 2일차 까지만 버티자.
1일차라고 적혀 있지만 하루만에 끝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하루 종일 밥먹고 컴활 2급 실기만 공부할 수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실기 시험 기간은 하루 6시간 기준으로 10일~14일 정도로 잡으면 만점을 노릴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퇴근 후 3시간 정도 목표로 잡고 공부기간을 좀 더 늘리면 된다.
둘째, 암기하지 말고 이해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간다는 방식으로 공부하자.
기풍쌤의 교재를 구입하면 PDF 기본서 파일과 문제/정답으로 이뤄진 엑셀 파일이 주어진다. 기본서를 보면서 문제를 풀고 자습하는 형식이다. 문제를 암기하지 말고 이해하면서 풀어가는 방식을 추천한다. 함수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다. AVERAGEIF 함수를 셀에 입력하면 =AVERAGEIF(range, criteria, [average_range])라고 자동으로 뭐가 들어가야 하는지 영문 공식이 나타난다. range는 범위, criteria는 조건, average_range는 평균범위인데 말 그대로 함수 문제에서 범위, 조건, 평균을 낼 범위를 순서대로 넣으라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거의 모든 함수에 range, criteria, value 공식이 자동으로 표시되는데 이 단어들의 뜻을 알면 문제가 이해되기 시작하고 문제풀이를 반복하다보면 저절로 암기하게 된다.
셋째, 시험당일 오전에는 함수(2과목 계산작업)를 제외한 다른 과목을 복습하자.
앞에서 말한대로 성실하게 공부를 해왔다면 시험당일 기준으로 함수는 약 80% 정도 학습이 됐을 것이다. 시험 당일 오전에 공부를 한다고 해서 함수문제를 한개라도 더 맞을 수 있는 확률은 극히 적다. 그렇기 때문에 기풍쌤 유료 교재 중 3일차에서 틀렸던 문제를 다시 풀어보는 게 효과적이다.
기본작업, 분석작업, 기타작업을 쭉 풀면서 고급 필터, 조건부 서식, 정렬, 통합, 부분합, 피벗 테이블, 시나리오, 매크로, 차트를 풀어봐야 한다. 이렇게 하면 시험장에서 허둥대지 않고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
넷째, 출제자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풀자.
1번 기본서식 입 문제에서 영문이랑 숫자가 혼용되어 나왔다. 나는 1번부터 풀어왔기 때문에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마음속으로 웃을 수 있었다. 기본서식(단순 입력) 문제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면 함수나 다른 문제는 빨리 풀 수 있는 쉬운 난이도로 나올 거라고 짐작했다. 출제자는 수험자의 시간 배분을 고려해서 문제를 출제했을 테니까. 실제로 함수와 차트 문제가 평이하게 나왔고 문제를 전부 풀었을 때 13분의 시간이 남았다. 반대로 1번 기본서식 입력 문제가 쉽게 나왔다면 뒤에서 난해한 문제가 나올 수 있으니 긴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나만의 실기 문제 풀이 순서를 설정하고 훈련하자.
나는 1과목 기본작업, 3과목 분석작업, 4과목 기타작업 순서로 풀고 마지막에 2과목 계산작업(함수) 문제를 풀었다. 시험시간이 40분으로 짧기 때문에 난이도 예측이 어렵고 다른 과목에 비해 비교적 난해한 2과목을 제일 마지막 순서로 배치했다. 개인마다 자신에게 맞는 순서가 있으니 기출문제를 풀어볼 때 타이머를 35분으로 맞추고 나만의 풀이 순서를 설정하면 된다.
여섯째, 실기시험은 반드시 2회 연속으로 접수하자.
12월 6일 전북 정읍(전북서남상공회의소)에서 첫시험을 봤다. 집에서 꽤 멀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했고 편의점에 들러 핫팩과 초콜릿도 사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시험장에서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분석작업에서 통합 문제가 나왔는데 통합 아이콘을 찾지 못했다. 통합 문제는 초등학생도 쉽게 풀 수 있는 쉬운 문제이고 한 문제가 10점이나 됐기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엑셀 2019와 2016 버전으로 연습했는데 모두 통합이라는 글자가 보였었다. 하지만 시험장에서는 통합이라는 글자가 보이지 않았고 약 5분간 헤매다 결국 감독 선생님을 호출해 통합 아이콘이 보이지 않는다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물었다. 감독 선생님은 옆자리를 보더니 알아서 찾으셔야 한다고 했다. 결국 통합 아이콘을 찾지 못하고 시간 분배에 실패하면서 시험을 망쳤다. 약 한시간 동안 운전하면서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 알고보니 모니터 해상도에 따라 글자가 보이기도 하고 안 보일 수도 있었다.
※ 컴활 시험 접수하기 https://blog.naver.com/won2520179/223709911134
집에 도착해서 코참패스 앱을 열어보니 다행히 이틀 뒤 집에서 가까운 광주 시험장에 공석이 있었고 2차 시험에 응시했다. 이번에는 통합 버튼이 어디 있는지 아이콘까지 외웠고 함수를 제외한 과목들을 완벽하게 공부했다. 이틀 뒤 치룬 두번째 시험에서는 문제를 다 풀고 13분이 남아서 다시 처음부터 문제를 풀어봤다. 이렇게 해도 2분이 남았다. 2주 뒤 100점 만점이라는 시험 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다. 컴활 필기시험은 다음날 바로 결과가 나오지만 실기시험은 2주 뒤 화요일에 결과를 알 수 있다. 한번 시험을 보고 2주간 공부를 놔버리면 해당 시험이 불합격했을 경우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잊어버릴 수 있다. 이런 참담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정도의 갭을 두고 2회 연속으로 접수하는 걸 권장한다.
일곱째, 시험당일날 시험장에 가져갈 출력물을 만들자.
MS 워드로 실기 시험 요령, 오답 경험 주의사항 까지 총 3장의 문서를 정리해서 출력했다. 그리고 시험 직전에 주의사항을 읽었고 실제 시험에 도움을 받았다. 실기 시험 요령으로는 문제 풀이 순서, 문제 풀면서 수시로 저장하기, 개발도구 확인하고 없으면 활성화(매크로 문제) 하기 등을 적었다. 오답 경험 주의사항에는 막히는 부분은 바로 넘어가고 다 풀고 나서 시간 남으면 다시 풀 것, 절대값 지정(F4)하는 곳 주의하면서 풀기, VLOOKUP/HLOOKUP 문제에서 함수 공식 입력할 때 참조범위 선택 시 주의할 것, 누적합계 내는 공식 =SUM($J$3:J3), 피벗테이블 문제 주의점, 데이터표 행/열 구분법 등을 적어뒀다. 이런식으로 시험 직전에 보면 좋을 내용을 따로 정리하고 출력한 후에 시험장으로 가자.
부디 컴활 2급 실기 합격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