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22. 19:06ㆍ라이프/잡문집
"(방콕에서는) 잘하지 않고 힘빼고 지내도 될 것 같아서요"
방콕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거예요. 저는 방콕에 가면 "빨리빨리" "열심히" 이런 마음이 들지 않고 마음이 여유로워져서 좋습니다. 물론 치앙마이 같은 곳은 휴양으로 가기에 방콕보다 더 낫다고 들었지만 방콕 시내가 주는 분주하면서도 휘황찬란한 야경도 좋더라고요. 여기는 호화스러운데 저기는 누추하고.. 이런 상반된 모습도 매력입니다. 개도국 특유의 아날로그적 요소들도 볼거리가 되고요.
한국에 있다보면 어느 조직, 어느 모임에 있어도 남과의 경쟁에 빠져들기 쉽다고 생각해요.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공감하겠지만 성과 지상주의에 동료들과도 경쟁을 해야 하니 퇴근 후에는 늘 녹초가 되기 일수죠.
저는 약 1년간 회사의 책임자로 일하며 공휴일, 주말을 자진 반납하고 일에 미쳐서 산 적이 있었는데요. 성과 -> 연봉인상 -> 승진이라는 결실을 맛보았으나 불면증과 우울증을 얻었습니다.
정신, 육체 건강 모두 나빠졌을 무렵 회사를 그만두고 방콕에 한달살기를 다녀왔지요. 4박 5일처럼 단기 여행이 아니라 기간을 오래 두고 여행을 하니 귀국에 대한 압박도 없고 제대로 된 여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로컬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할까요? 쭐라롱껀/탐마삿/까셋삿/방콕대학교 까지 대학 캠퍼스도 여유있게 구경하고 방콕 시내의 공원들, 시장들을 구경하는 것도 엄청난 만족감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 있었던 일을 산문으로 남기는 일마저 행복하더군요.
방콕 덕분에 장기적인 인생 목표를 갖게 됐어요.
정년이 연장될 테니 65세 이후에는 분기마다 한번씩 해외 한달살기를 할 수 있는 경제 여건을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방콕은 말이죠.
단순한 여행지를 초월하여 거대한 영감이 되는 도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