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집 8 고은 <순간의 꽃>

2020. 9. 21. 14:01라이프/책&작가 평론

영화 <싱글라이더>로 고은의 시를 처음 접했다. 시인 고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성추문이다. 그를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단 1도 없다. 그러나 그의 시 가운데 <그 꽃>은 정말이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짧은 시에 이렇게 거대한 생각의 덩어리를 담을 수 있다니! 시를 읽은 후의 감동과 여운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시의 파편이 내 가슴 깊은 곳을 저민달까. 좋아하는 헌책방에 가서 고은 시인의 시집 <순간의 꽃>을 사서 읽고 있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시집이 나와있는데 그들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이름난 시인의 시집이라 할지라도 그 시집에 수록되어 있는 모든 시가 아름답지 않다는 것. 그리하여 어느날 나는 스스로 타협했다. 시집 한 권에서 좋은 시 3개만 읽을 수 있다면 그 시집을 소장하기로 했다.

 

고은의 시집 <순간의 꽃>은 <그 꽃>이라는 시 한 편만으로 소장가치가 충분하다.

 

 

 

<그 꽃>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