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 블로그는 어디서 만드는 게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겠다.

 

개인블로그나 개인이 기획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혼자 영문으로 만들겠다는 착각을 버려라. 기업 단위로 기획하여 블로그 플랫폼 선정부터 디자인, 검색엔진최적화 등 웹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것들을 챙길 수 있는 자본과 시간이 있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개인이 영문블로그를 이 땅 한국에서 만들어서 성공한 사례를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대표적인 영문블로그 플랫폼으로 구글의 블로거, 워드프레스가 있다. 티스토리로 영문블로그를 만들고 하루에 한개 이상의 글을 영문으로 올리던 지인의 블로그에 오랜만에 들어가보니 2010년 이후에 업데이트가 되고 있지 않았다. 구글의 블로거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로 구글 블로거로 영문블로그를 운영해본 사람이 자신들의 검색사이트인 구글에서조차 블로그 글 검색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영문블로그 플랫폼으로는 워드프레스를 추천한다. 검색엔진최적화 플러그인도 많고 SEO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도 검색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검색엔진최적화의 기본요건이 있다. 바로 도메인의 역사다. 얼마나 오래된 도메인(사이트주소)이고 유지되어온 도메인이냐에 따라 검색이 첫페이지에서 잘 되느냐 뒤로 밀려나느냐로 나뉘게 된다.

 

영문블로그를 만들고 싶어하는 A와 B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자. A는 "내 블로그는 국문이라 영문 블로그보다 수익이 적은 거야!"라며 블로그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문블로그를 만들고 싶어한다. B는 "영문블로그로 한류를 소개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어야지!"라며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고 싶어한다.

 

영문블로그 운영의 현실

 

먼저 블로그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문 블로그를 만들려는 A의 사례를 면밀히 살펴보자. 우선 A는 국내에서도 월급에 가까운 블로그 수익을 올리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영문블로그는 잘 됐을 경우 한국보다 적게는 몇배에서 몇백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안 되는 블로그의 숫자 역시 한국보다 몇백배 이상이다. 게다가 그 안되는 블로그 운영자들 모두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태어나 30년 넘게 한국에서 살아온 A가 구글 번역기를 돌려 블로그에 올린 글이 구글 검색엔진 첫페이지 상단에 뜰 확률은 확률로 치자면 로또에 버금 간다고 할 수 있다. A는 하루 빨리 꿈에서 깨어나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어 블로그를 어떻게 성공시킬지 고민하는 게 더 낫다.

 

B는 어떤가? 한류를 소개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한다. A 보다는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잘 생각해봐야 할 게 있다. 매일 2, 3개 이상의 글을 영문으로 작성하여 블로그에 올리는 작업을 할 수 있는가? 자문해야 한다. 그 다음 내가 올린 글들을 과연 해외의 어떤 커뮤니티에 소개해야 할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또한 블로그에서 유튜브로 상당수 독자들이 넘어간 이 상황에서 해외 커뮤니티 사이트를 성공시킬 수 있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기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한류 영문 블로그가 무너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초반엔 의기투합하여 잘해보자 하고 뭉쳤지만 결국 특별할 것 없는 뉴스 블로그로 전락하여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거대 언론사에서 만드는 영문 기사도 있는데 굳이 B의 블로그에 가서 사실성이 떨어지는 기사를 소비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문블로그를 진지하게 운영해보고 싶다면 코칭이나 컨설팅을 해줄 수는 있다. 그러나 타겟 국가의 트렌드를 읽는 능력과 시간, 비용 등의 자본이 없다면 시작부터 하지 않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