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26. 11:51ㆍ라이프/한달살기
즐겨찾는 카페에서 마이리얼트립 방콕 아유타야 체험단 모집글을 봤다. 나는 한달간 있을 예정이니 일정이 꼭 맞았다. 그래서 지원했는데 덜컥 합격! 어제는 아유타야 선셋투어로 하루를 보냈다. 왕궁보다는 훨씬 볼만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왕궁은 일단 관광객으로 미어터지고 사진을 찍기도 애매하다. 중국인들이 많이 와서 우한 폐렴의 염려도 있다. 아유타야는 여러 스폿으로 구성되어 있어 볼거리가 떨어져 있다. 사진을 찍는 무리들도 자연스럽게 분산된다. 마이리얼트립 아유타야 선셋투어를 리뷰해보기로!
BTS아속 한인타운 설빙 앞 집결
아유타야 선셋투어를 신청한 사람들이 모였다. 다행히 중국인은 한 명도 없었고 모두 한국인이었다. 대부분 중년 부부들이었고 가족단위 관광객도 있었다. 혼자 온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아속 한인타운에서 오후 2시 30분에 출발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태국인 가이드가 친절하게 한명한명 케어해줘서 좋았다. 간식을 나눠 줄 때도 한명한명 섬세하게 챙겨준다. 몽키트래블 직원인지 마이리얼트립 직원인지 모르겠다. 내가 체험한 아유타야 선셋투어는 마리트와 몽키트래블이 함께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승합차를 타고 출발!
1시간 30분 달려 왓 야이차이몽콘 도착
방콕에서 1시간 30분 정도 보고를 타고 달려 왓 야이차이몽콘에 도착했다. 볼거리도 많았지만 사람도 많았다. 아유타야 여행의 묘미는 역시 사진촬영이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방콕의 옛수도가 바로 아유타야인데 사진 찍을 곳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가장 아름다웠던 공간 왓 마하탓
부처의 머리가 박혀있는 나무가 유명한 관광지 왓 마하탓으로 이동했다. 부처 머리 앞에는 벌써 중궈(중국인)들이 배수의 진을 치고 있었다. 중국인에게 바이러스가 옮기기 싫어서 얼른 자리를 떴다. 그래서 부처 얼굴 사진은 없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넓고 걷기 좋으며 사람들이 한 쪽에 몰려 있지 않은 점이 좋았다. 투어만 아니라면 서너시간 쉬다 가고 싶었다. 살포시 추천...
선셋보트 투어 시우땅!
중간에 코끼리 트래킹을 하는 곳도 갔는데 아무도 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그냥 10분 정도 구경했다. 냄새나고.. 좀 그랬다. 안 타기를 잘 했다는 생각? 일행은 선셋투어를 즐기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했다. 선착장에 도착해 보트를 탔는데 모두 한국인들이라서 너무 좋았다. 중국인이 없다면 어디라도 좋다구! 한국사람들끼리 서로 친한척 하지 않아서 좋았다. 역시 시대가 많이 변한 느낌이다. 예전 같았으면 어떻게든 친해지려고 용쓰는 인간들 때문에 나같이 혼자 온 사람은 소외감을 느끼기 좋은데 이젠 문화가 바꼈는지 각자 도생하는 느낌이랄까? 좀 더 합리적으로 변해가는 여행문화.. 맘에 든다. 선셋보트 투어는 이번 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1층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좋지만 2층에서 보는 풍경은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다. 연인, 가족과 함께 한다면 감동이 두 배? 까지는 아니고 1.5배 정도.. 솔플도 추천한다. 솔로천국!
왓 차이와타나람 작품사진 찍는 곳
아유타야 선셋투어의 최강점을 하나만 꼽으라면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거다. 서울의 회색 도심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사원을 눈에 담는 것도 즐겁지만 사진에 담아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다. 아유타야 선셋투어의 마지막은 약 15분간 왓 차이와타나람 사진을 촬영하는 것으로.. 해질녘 풍경이 그저 아름다웠다. 사랑하는 연인과 온다면 좋겠으나 중년부부에게 사랑은 찾아보기 어려워보였다. 저녁 메뉴를 고르는 커플을 보며 솔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리트 아유타야 선셋투어 솔직 소감
아유타야를 혼자서 여행하기에는 사원 간 이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약 1,000바트(38,000원)로 아유타야의 모든 절경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할 수 있는 투어상품이었다. 혼자서 투어를 참여하면 뻘쭘하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 다행인지 내가 참여했던 투어에는 오지라퍼들이 없었다. 좀 시끄러운 경상도 가족이 있긴 했지만 크게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단, 봉고차 안에서는 무슨 대화를 하는지 다 들려서 짜증났다. 내가 당신들이 저녁에 뭘 먹으려는지 알아야 하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마이리얼트립과 몽키트래블에서 가이드에게 "봉고차에서 떠들지 못하도록 하라"고 안내해 여행객들이 푹 쉴 수 있도록 하는 게 낫지 싶었다. 내 뒷자리에 앉은 경상도 아재가 사투리를 섞어서 큰 목소리로 떠드는 게 정말 싫더라. 자식들은 조용히 좀 말하라고 말리고 있고. 이러니까 한국의 중장년들이 대접을 못받는 거다. 적당히 다른 사람 눈치도 보고 사시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어 자체의 완성도는 무척 높았다. 너무 적지도 많지도 않은 시간 조절이 뛰어난 상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중간 중간 이동 시에 봉고차 안에서 쉴 수 있는 것도 좋았다. 한국어에 능숙한(?) 가이드의 친절함과 섬세함도 편안한 여행에 도움이 됐다. 교통비와 간식비까지 포함된 금액이라 38,000원이 무척 합리적인 금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