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한옥마을 당일치기 솔플 여행기

2016. 5. 29. 20:27라이프/소탈한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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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쳤어"라는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블로거 팸투어를 이용해 주말마다 일탈을 꿈꾸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회사와 집을 반복하며 늘 비슷한 일상을 보냈다. 재테크에 목매달고 스스로를 압박해서 더 지쳤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주말에는 내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는 뭔가를 하고 싶었고 이번 주말부터는 매주 전국을 돌며 멋과 맛을 즐기기로 했다. 가진거라곤 건강한 몸뚱아리 밖에 없잖은가?


처음 여행지로 북촌한옥마을을 정하게 했던 방아쇠는 영화 북촌방향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심각 캐릭터 김상중, 능청맞은 바람둥이 역의 유준상, 한 때 이상형이기도 했던 송선미가 나오는 홍상수 감독 영화다. 홍상수 영화 특유의 능청스러움이 좋았는데 북촌방향이 혹시 북촌을 배경으로 촬영한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북촌 한옥마을을 가보기로 한 것이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한 북촌 한옥마을은 조선시대 고위관리와 왕족이 살았던 곳이라고 한다. 즐비한 한옥집들을 보고 있으니 마치 과거로 돌아온 기분이 들기도 했다.



골목골목을 구경하는 게 재밌었다. 저 집에는 과연 어떤 사람이 살까? 하면서 상상하는 일도 묘한 즐거움이 느껴졌다.



집을 사무실로 쓰는 곳도 제법 많았다. 여긴 어느 스튜디오인가 보다. 화분을 보고 있으면 늘 마음이 편안해진다.



꼭두랑 한옥이라는 이름의 꼭두박물관도 있다. 꼭두는 한국 전통의 수호천사라고 한다. 이런 의미가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헤헷.



정오가 되기 전에 방문해서 그런지 가족단위의 여행객,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보였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여성들도 보였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한옥이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참 신기해보일 법했다.



유심히 보면 예쁜 요소들이 있더라. 외할머니 집이 벌교라는 곳이었는데 손잡이가 저렇게 생겼던 기억이 있다. 외할머니가 보고싶다.



녹이 슨 대문의 느낌이 좋다.



청색 대문과 노란색 나무가 조화롭다.



실제 이런 곳에 사는 기분은 어떨까?



과거 인터넷에서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자주 목격했던 풍경이다. 구식 자전거가 놓여있어서 더 멋스러웠다.



이 집에는 아이가 사나보다. 유아용 자전거가 놓여있는 걸 보니.



성당이 이렇게 멋져도 되는 걸까? 가회동 성당이라는 곳인데 나도 이 참에 개종해야 할까 봐!



북촌 한옥마을에서는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보였다. 



북촌 한옥마을을 한 마디로 정의하라고 하면 '골목구경'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관광객을 위한 세트장이 아닌 실제 사람이 사는 곳이라서 더 따뜻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무언가를 찾는 이들보다는 그저 골목골목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