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5. 20:50ㆍ라이프/이것저것 리뷰
홍대 근처에 살다 보니 홍대에 거주 간다.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 특히 요즘 들어 책이 있는 카페에 눌러앉아 글을 쓰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문학동네에서 운영하는 카페꼼마와 땡스북스를 번갈아 방문하고 있다. 카페꼼마는 독서실처럼 1인석이 있어 오랜 시간 앉아서 글을 쓰기에 딱 좋다. 널찍하고 사람들로 늘 북적거리는데 소음도 크지 않아 백색소음을 즐기며 집중하기에 그만이다. 땡스북스는 말이 필요없는 동네서점이다. 아기자기한 가구들, 예쁜 책들, 친절한 직원분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다. 테이블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기에도 좋다. 특히 카페 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선곡이 탁월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땡스북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사려고 집어 들었다가 도로 진열대에 내려놨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책을 사려고? 큭- 있는 책부터 읽자는 생각에 내 머리에 꿀밤을 딱! 하고 놓고 싶어졌다. 열린 책들에서 나온 세계문학 전집 씌우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예쁠 수가! 조지오웰의 책을 한 권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속지를 열었는데 빼곡한 글자들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번에도 도로 내려놨다.
책 말고 다른 건 없을까? 이것저것 만져보기 시작했다. 세로로 긴 나무에 매달린 종이 달력이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형형색색 일기장들도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독서 노트는 없을까? 직원분한테 한 권 추천받았다. 1 Paragraph Diary. 1단락으로 쓰는 일기장 형식의 노트였다. 딱딱하고 튼튼한 재질의 양장본을 집어 들었다. 내가 원하던 독서 노트의 모습이었다.
1 Paragraph 다이어리는 양장본 외에 좀 더 얇고 가벼운 것도 있다. 난 오랫동안 소장할 요량으로 장정판/양장본을 택했다. 내가 아끼는 필통도 찬조 출연했다. 배 모양을 하고 있다. 가죽으로 된 재질까지 마음에 쏙 드는 녀석이다.
책으로 치자면 제목이 있어야 할 곳에 따옴표만 덩그러니 있다. 한 단락을 나타내는 따옴표들인가 보다.
날짜를 입력하는 곳에 책을 읽은 날짜를, 그 밑으로 책 제목과 페이지를, 따옴표 안에는 인상깊게 읽었거나 나중에 참고할만한 좋은 문장을 적어두면 좋을 것 같다. 문장 채집 노트로 사용해야겠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