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11. 11:02ㆍ블로그/블로그 견문록
2009년 기업블로그 담당자분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회사재정 및 인원이 중소기업에 비해 여유가 있는 대기업에서 주로 블로그를 운영했다. 기업블로그에 방문해 비밀댓글로 취재요청을 했고 LG전자, 농심, HP, 소니코리아, 안철수연구소의 기업블로그 담당자분들을 만났다. 이 때 만난 홍보담당자분들 중 한 분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봤다. 아내와 사별한 기자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주부아빠의 행복일기는 약 2년 전 아내를 병으로 떠나보낸 전직 기자가 운영하는 블로그로 떠난 아내와 남은 아들을 생각하며 올린 일기형식의 글이 가득하다. 주부아빠의 글을 읽어보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렇다고 슬퍼지는 글만 있는 건 아니다. 남은 아이에게 옷을 선물한 이웃의 사연(blog.naver.com/areopagi/220204760209), 김장김치를 집 앞에 몰래 두고 갔다는 사람냄새나는, 훈훈한 이야기도 있다. 주부아빠와 아들 민호군의 이야기는 KBS방송 인간극장에서 '사랑은 아직도'라는 이름으로 방송되기도 했다.
주부아빠의 블로그를 읽어보며 블로그가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과 심리적 치유 기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슬픈 마음을 가슴에 담아두면 나만의 슬픔이 되지만 타인과 공유한다면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블로그가 주부아빠의 슬픔을 치유하는 데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주부아빠의 글이 자꾸만 내게 질문을 던진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주부아빠의 행복일기 http://blog.naver.com/areopa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