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1. 16:49ㆍ글쓰기/문장수집
슈베르트를 닮은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동그란 안경을 쓴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그는 어려운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쓰는 재능과 능력이 그 누구보다 탁월하다. 독특한 외모와 입담, 할 말을 다 하는 듯한 그에게 어찌보면 호불호가 갈리는 현상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모난 돌은 기필코 정에 맞아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 사회는 '할 말, 안 할 말을 가려야 하는 사회'다. 김정운은 문화심리학자, 교수, 칼럼니스트라는 직함보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노는만큼 성공한다'는 책의 저자로 기억되고 있다.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써내리는 능력
김정운의 글은 조선일보에 연재중인 칼럼으로 처음 접했다. 나는 그의 책을 한 번도 읽지 않았다. 제목이 강렬하긴 했지만 공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정운의 감언이설(敢言異說)이라니,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다. 우리가 알고있는 감언이설과 소리는 같지만 뜻은 다르다. 네이버 한자사전을 찾아보니 감히 다른 말을 한다는 의미였다. 보통 감언이설은 달달한 말로 남을 꾀한다는, 조금은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되는데 내 생각에는 두 가지 의미를 한 단어에 모두 담으려는 김정운 교수만의 기교인 것으로 보였다.
김정운의 재밌는 글솜씨에, 송곳처럼 날카로운 통찰력에 매번 탄복한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재미와 행복에 관한 담론이 없었던 기성세대에게, 그의 글은 마치 가뭄으로 말라버린 땅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단비와도 같다. 무겁고 어둡기만한 한국 사회의 문제를 유쾌한 비유와 직설로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글로 풀어주는 감언이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추천한다. 어려운 주제를 쉽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능력은 김정운만의 장기다.
강연방송에도 출연 '글도 잘쓰고 말도 잘해'
"글을 잘 쓰면 말을 못하고, 말을 잘하면 글을 못 쓴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둘 다 잘하는 사람을 보기 어렵다. 그런데 그는 SBS 아이러브인(http://www.youtube.com/watch?v=GyS3Hc6juKg), EBS 하이힐(http://www.youtube.com/watch?v=IFR11ibd7TA)에 출연해 솔직하고 재치있는 입담으로 청중을 사로잡는다. 말도 정말 잘한다. 강연이 쉽고 재밌지만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가 명확하고 그 내용 또한 유익하다. 밉지 않은 잘난척도 매력적이다.
SBS 아이러브인 2회 방송(김정운, 사는 게 재미없는 이 시대 남자들에게)에 출연한 그는 한국인들은 왜 불행하고,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강연 도중 소개하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다니엘 카네만의 말은 이 방송을 한마디로 정의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내 하루의 삶속에서 기분좋은 시간이 길면 길수록 행복한 사람이다!"
김정운의 감언이설 추천 칼럼 5
남자는 개 아니면 애다 (한겨레 칼럼 '김정운의 남자에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