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비행기를 타러 가는 게 아니었다. 인천공항을 목적지로 여행하는 사람들에 관한 뉴스를 봤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비행기날개를 묶기 수년 전의 기사였다. 사람들이 뜨거운 여름을 피해 공항으로 피서를 떠난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몰랐다. 그들이 공항으로 여행을 떠나는 진짜 이유를. 일년에 한 번은 해외여행을 했는데 당분간 해외를 나갈 길이 사라졌다. 공항이 보고 싶어졌다. 김포공항 말고 인천국제공항에 가야지 계획했다. 어렵게 일정을 짜거나 할 필요가 없었다. 다음 날이 되면 지하철에 몸을 싣고 인천공항 제2터미널역에서 내리면 되니까. 일몰이 시작될 무렵인 4시가 조금 넘어 출발했다. 공항 안으로 쏟아지는 노을빛을 만나길 기대하면서. 시집을 한 권 챙겼다. 지하철에서 왕복 두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무료할까봐 책을 ..
2020.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