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유감 : 컴활1급 MS 엑세스 과목 빼야

2025. 12. 19. 07:41글쓰기/산문

반응형

최근 컴퓨터활용능력 2급 실기시험을 마치고 1급을 공부하고 있다. 컴활 1급 필기시험은 1과목 컴퓨터 일반, 2과목 스프레드시트, 3과목 데이터베이스로 구성되어 있고 실기시험은 2과목 스프레드시트(엑셀), 3과목 데이터베이스(엑세스)로 구성된다. 엑세스? 살면서 컴활 외에 엑세스라는 소프트웨어를 접할 일이 얼마나 될까?

 

공공기관, 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여러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며 단 한번도 엑세스를 써본 적이 없다. 마케팅/홍보/영업 일을 해왔기 때문에 타 부서와 함께 일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엑셀, 워드,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은 봤어도 MS 엑세스를 사용하는 이는 본 적이 없다. 그만큼 엑세스는 소수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로 평생 한번도 안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구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국가 대표 컴퓨터 자격증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의 위상

2024년 기준으로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응시한 국가 공인 컴퓨터 자격증은 컴퓨터활용능력 2급(43만 7천명)과 1급(42만 9천명) 자격증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거의 모든 기관이 사무직 채용에 컴퓨터활용능력 2급 이상을 가산점 자격증으로 우대하고 있다. 즉,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이 가장 먼저 취득하는 시험이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시대 유물 엑세스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 

어제 유튜브에서 '아래야 한글 보고서 꾸미는 행정 AI가 못 읽는다'는 제목의 영상을 봤다. 윤호중 장관이 대통령에게 공직 보고서 문화 전면 개편을 건의하는 내용이었다. 그 영상에 "컴활 1급 시험에 사용하지도 않는 엑세스를 넣고 빼지 않는 이유가 뭔가?"라는 식의 댓글을 남겼는데 하루만에 80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5개의 공감성 댓글이 달렸다. 나도 약 15년 간 사무직으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단 한번도 엑세스를 사용하지 않았고 사용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이런 엑세스를 가장 대표적인 컴퓨터 자격증 시험에 주요 과목으로 넣어뒀고 취업준비생, 직장인 등 수십만명, 수백만명이 단지 시험문제를 풀기 위해 아까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격평가사업단에 바란다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의 주관 기관인 대한상공회의소 자격평가사업단(https://license.korcham.net/indexmain.jsp)에 두가지를 요청한다.

 

첫째, 컴활 1급 시험에서 MS 엑세스 과목인 데이터베이스 항목을 빼고 '멀티미디어(콘텐츠) 제작 일반' 과목을 넣는 건 어떨까? 최근 취업 준비생과 직장인들의 주된 관심사 중에 하나는 유튜브 운영이다. 유튜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콘텐츠 기획, 촬영, 영상 녹화, 영상 편집, 업로드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모두가 유튜버일 필요는 없으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방법을 익히게 하는 것은 국민의 전산 능력을 끌어올려 국가 생산성을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실기시험 합격자 발표 기간을 줄여야 한다.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은 1급과 2급 모두 실기시험을 치룬 후 결과를 발표하기 까지 약 2주 이상이 소요된다.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는 응시생은 시험을 마친 후 합격 발표까지 2주나 걸리기 때문에 다른 걸 하지도 못하고 시험을 연속으로 쳐야 한다. 시험을 이중, 삼중으로 접수하지 않고 2주를 기다렸다가 불합격 통보를 받으면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다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시험을 다중 접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컴활 필기시험의 경우 시험을 치룬 다음날 오전에 결과 발표를 하는데 실기시험은 2주나 걸리는 이유가 뭘까? 현재 컴활 실기시험을 치루면 해당 파일을 로컬 컴퓨터에 저장하게 되어 있다. 그 파일을 직원들이 모두 저장해서 채점을 해야 한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실기 시험을 보고 해당 파일을 특정 경로로 업로드 하는 방식으로 바꾼다면 3일 이내로 결과 발표일을 압축시킬 수 있지 않을까?

 

대한상공회의소가 시대를 읽지 못하고 구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돈을 벌기 위해 코묻은 취준생의 돈을 착취한다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