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TNR 봉사 후기

2020. 11. 23. 11:48삶/자원봉사 소감

어제 오후에 목동에 다녀왔다. 나는 마포구 주민이지만 고양이 TNR 봉사가 뭔지 궁금했다. 오후 4시에 목동 용왕산 다목적운동장에 모이기로 했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으나 봉사자들을 찾을 수 없었다. 운동장에 사람이 많기도 하고 피켓이나 안내표지를 들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 담당자분에게 전화를 걸어 정확히 4시에 봉사자들을 만났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였다.

 

봉사활동은 담당자분의 설명으로 시작됐다. TNR은 포획(Trap), 수술(Neuter), 방사(Return)의 약자다. 길고양이가 더이상 새끼를 낳지 못하도록 하는 중성화 수술이다. 서울시는 지난 4년간 고양이 개체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길고양이를 포획하여 안락사시키거나 살처분을 하는 것은 비인도적이다. 게다가 개체수 조절에도 효과적이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개체수를 인도적으로 조절하면서 시민의 불편까지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TNR이라고 했다.

 

원래 포획을 해야 하는데 이미 봉사단체에서 나온 분들이 고양이들을 포획해두어 우리는 고양이가 담긴 철제구조물을 옮기거나 주변일을 돕는 활동을 했다. 저녁이 되자 김밥, 과자, 음료수 등 간식까지 챙겨줘 좋았다. 핫팩도 주셨다.

 

이번 봉사에서 느낀 점을 정리한다.

 

1. 세상에 좋은 사람 여전히 많아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나누는 기준이 뭘까? 지극히 주관적인 내 사견으로 정리해보면 좋은 사람이란 좋은 일을 자주 하는 사람이다. 반대로 나쁜 사람이란 나쁜 일을 자주 하는 사람이다. 원래 인간이란 좋은 마음과 나쁜 마음을 모두 가지고 있는 존재이며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일, 즉 선행을 자주 해야 좋은 사람이라고 부를 만하다.

 

리더로 보이는 담당자분과 함께 고양이를 동물병원으로 옮겼다. 담당자분이 운전하셨는데 고양이 봉사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담당자분은 "세상에 좋은 사람이 참 많다는 걸 느껴요. 나쁜 사람도 많지만 좋은 사람도 그만큼 많기에 세상이 선순환하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어찌 그리 공감 가는지.

 

2. 개인 영리 위해 봉사활동 이용하는 인간군상

이 또한 봉사를 오래 해온 분에게 들은 이야기다.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홍보할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동호회만 가더라도 보험영업부터 각종 영업사원들이 자신의 목적을 적나라하게 비춰 원래 모임의 취지를 훼손하는 경우가 많다. 봉사활동도 그러하다고 했다.

 

3. 고양이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

평소 길고양이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는데 이번 봉사활동이 길고양이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고양이를 재수없다고 생각하는 나이든 중년, 노년들이 길고양이를 발로 차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몇몇 이상한 사람들은 고양이가 무릎에 좋다고 잡아서 끓여먹는다고 했다. 누구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어서 고양이로 태어났을까? 우리도 어쩌다보니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그런 면에서 고양이랑 다를 바 없는 동물이다. 길고양이를 보면 미소로, 사랑으로 맞아주는 게 사람이 할 일이다.

 

이번 봉사에서는 고양이 포획을 한번에 성공해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없었다. 보통은 고양이를 들고 먼 거리를 걸어 힘든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육체적으로 힘들더라도 다시 고양이 TNR 봉사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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