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집 2 이슬아 칼럼 <재능과 반복>

2020. 9. 8. 10:47라이프/책&작가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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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 꽤나 알려진 신문사에서 일할 때의 일이다. "안녕? 나 마케팅부장인데 구독율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줄 수 있니?" 두 군데의 신문사에서 일하면서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글 모음집(잡지)의 구독자를 늘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내게 이슬아는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이슬아 작가는 자신이 매일 쓰는 글을 메일로 보내주고 구독료를 만원씩 받고 있었다. 나도 어느덧 구독페이지에 접속해 있었다. 홍보는 SNS로 하고 있었다. 놀라웠다. 그녀가 직접 노래를 부른 유튜브 영상을 보고 나서 경탄했다.

 

그녀가 신문사에 기고하는 몇개의 글을 찾아봤다. 정말 좋았다. 어제는 홍인혜, 오늘은 이슬아까지. 동시대에 이런 작가들과 함께 숨을 쉬고 있다는 건 축복이다. 다만 작가에게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결코, 무슨일이 있어도 펜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news.khan.co.kr/reporter_article.html?id=413

 

이슬아의 글 모음 - 경향신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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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직설 <재능과 반복>

-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낭패감이 들기 일쑤였다.

- 꾸준함 없는 재능이 어떻게 힘을 잃는지, 재능 없는 꾸준함이 의외로 얼마나 막강한지 알게 되어서다.

- 잘 쓰는 애도 매번 잘 쓰지는 않았다. 잘 못 쓰는 애도 매번 잘 못 쓰지는 않았다. 다들 잘 썼다 잘 못 썼다를 반복하면서 수업에 나왔다. 꾸준히 출석하는 애는 어김없이 실력이 늘었다. 계속 쓰는데 나아지지 않는 애는 없었다.

- 글쓰기 수업에서 나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커서 네가 될 거야. 아마도 최대한의 너일 거야." 로맹 가리도 결국 로맹 가리가 되었다.

- 얼마나 평범하거나 비범하든 결국 계속 쓰는 아이만이 작가가 될테니까.

- 어느새 너는 숙력된 세탁소 사장님처럼 글을 쓴다고. 혹은 사부작사부작 장사하는 국숫집 사장님처럼 글을 쓴다고. 나에게 그것은 재능이 있다는 말보다 더 황홀한 칭찬이다.

- 남에 대한 감탄과 나에 대한 절망은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

- 그 반복 없이는 결코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 기꺼이 괴로워하며 계속한다.

 

이슬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