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1. 10:44ㆍ라이프/잡문집
18년차 통번역사의 글을 읽고 영어로 된 홈쇼핑을 보게 된 당신은 5분도 채 되지 않아 좌절할 것이다.
http://www.ddanzi.com/free/625838630
즐겨찾는 네이버 카페에서 어느 통번역사가 적었다는 영어공부에 관한 글을 읽었다. 얼핏보면 그럴듯한 이론이지만 전체글을 읽고 나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건 마치 외국인에게 한국어 청취력을 늘리려면 한국어로 된 홈쇼핑 방송을 보라는 것과 다름없는 이야기다. 경력 18년이라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단어와 숙어들을 보아왔겠나? 그렇다. 18년차 통번역사가 간과한 게 있다. 홈쇼핑 방송 청취는 영어 고수들에게 맞는 영어공부법이지 일반인들이 보았다가는 영어에 흥미를 잃기에 딱 좋은 위험한 공부법이다.
재미가 있어야 지속할 수 있고 꾸준한 반복이 곧 실력이 된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대학 때는 번역 백일장에서 대상을 타기도 한 영어를 무척 좋아하는 내가 볼 때는 영어로 된 방송은 '(단어를) 아는 만큼' 들리게 되어 있다. 홈쇼핑은 속사포처럼 단어들이 지나가기 때문에 왠만한 영어고수가 아니고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고 들리지도 않는다.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계속 보고 있는 게 불가능하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이에게 좋은 영어공부법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홈쇼핑 보다는 다큐멘터리 시청이 영어공부에 훨씬 도움이 된다.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분야의 다큐멘터리를 여러 개 섭렵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내가 범죄/스릴러물을 좋아한다면 관련 다큐멘터리를 여러 편 보면 된다. 영문자막으로 보는 게 좋다. 겹치는 단어들이 나오기 때문에 반복 청취를 통해 어휘도 늘게 되어 있다. Murder, Investigate, Accuse, Perpetrator, Person of Interest 같은 단어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다큐멘터리는 누군가 내 앞에서 나즈막히 말을 거는 속도이기 때문에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다.
거듭 강조하지만 홈쇼핑 방송 청취는 영어고수(Advanced~Native)를 위한 공부법이지 일반인에게 적합한 공부방법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