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하는사람 일못하는사람 읽고 바라본 실제 직장생활

2019. 11. 2. 07:32라이프/일

회사에서 드디어 대기업과의 큰 계약을 앞두고 있다. 처음부터 내가 제안처를 찾고 제안서를 만들고 버스를 타고 2시간 거리의 거래처를 다녀왔다. 그 후로 몇차례 미팅을 더 했고 이제는 계약서를 받아 최종계약을 앞두고 있는 단계다. 영업 담당으로 들어온 게 아니었기에 이 성과는 내게 의미하는 바가 더욱 크다.

 

약 1년이 넘도록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일을 했다. 골목에 있는 전파사가 대뜸 삼성전자에 연락해서 제휴하자고 하면 그들이 좋다고 할까? 삼성전자에 연락하기 전에 본인의 덩치를 키우거나 덩치가 큰 것처럼 만드는 게 우선이다. 중견기업, 이름난 스타트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돈을 들이지 않고 회사를 신뢰감 갈 수 있도록 작업했다. 그리고 우리 회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홈페이지도 자사몰로 직접 꾸미고 단장했다. 그리고 열나게 두드렸다. 마치 처녀성을 지키려는 예쁜 여자에게 대쉬하듯이 치열하게 손을 내밀었고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내 일의 방향을 이해하는 리더를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내가 어떤 일을 하던지 대표님은 한번도 일에 대해서 간섭하지 않으셨다. 그만큼 신뢰를 보냈다고 생각하고 나는 그에 답하려고 애썼다.

 

블로그 책을 쓴 것도 영업에 도움이 됐다. 대기업의 본부장은 이메일 본문 끝에 달려있는 연락처에 있는 '블로그의 신 저자' 항목을 눌러 내 책을 보고 책을 보내달라고 했다.

 

호리바 마사오의 책 '일잘하는사람 일못하는사람'을 집어든 이유는 일을 더 잘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잘나갈 때 방심하는 게 인간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방면에서는 아주 인간적인 게 나란 사람이기 때문에 나를 채찍질 해줄 수 있는 책을 찾았다. 나의 감각은 아직 무뎌지지 않았나보다. 효과는 확실했다. 이 책을 읽고 법무담당자에게 연락해 직접 커뮤니케이션 했다. 그 과정에서 한번 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알아냈다. 그리고 동료들과 회의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한 번 더 상기해야 할 부분을 공유했다. 한동안 책을 읽지 않았는데 요즘 종이책을 다시 손에 들면서 책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 깨닫는 중이다.

 

이 책을 찾아본 이는 아마도 일을 잘하는 사람일 것이다. 일 못하는 사람은 이런 책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내 직장경험과 책의 일정 부분을 발췌하여 비교하는 방식으로 서평을 남겨본다.

 

결과가 전부다. 어차피 인생은 결과 그 자체가 전부인 것이다.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동료에게 무시를 당한 적이 있다. 술자리에서 한 동료는 "도대체 니가 지금까지 한 게 뭐냐?"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통신사랑 제휴했잖아!"라고 반박했다. "병신새끼!"라는 욕도 들었다. 로우킥을 날리고 초크로 살려달라고 애원할때까지 목을 조르고 싶었지만 나도 술이 조금 됐었기 때문에 꾹 참았다. 눈 앞에서 등대(성과)가 깜박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의 계약을 앞둔 지금 내게 지금까지 한 일이 뭐냐고 했던 동료는 "장실장이 영업한 거 모르는 사람이 조직에 어디 있어?"라고 하며 안색을 확 바꿨다. 회사는 역시 결과가 전부다. 그렇지만 당신이 리더라면 그 결과에 닿기까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면밀히 살피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우리 대표님이 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소인배였거나 조급증 환자였다면 나는 회사를 진즉 떠났을 것이다.

 

사람이 서른 살을 넘기면 성격은 좀처럼 바꿀 수 있는 게 못 된다.

정말 그렇다. 한번은 밥솥으로 유명한 가전회사의 CS본부장을 만나러 간 적이 있다. 그는 서비스기사와 일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나이 서른이 넘은 사람들에게 아무리 교육을 해도 안 바뀌더라고요"라며 하소연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남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그 에너지를 자신에게 투자하자. 자식도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세상이다.

 

단점은 그대로 둬라.

단점이 오롯이 나쁜 점만 가지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를 들어 고집불통에 소통이 잘 안되는 독불장군이 있다고 치자. 이런 사람은 일의 추친력과 속도가 남다른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단점을 그대로 두자. 불혹이 된 나는 나의 단점을 정확히 알고 있고 고칠 생각을 포기했다. 그냥 살짝 다듬어서 너무 흉하게 보이지 않게만 할 뿐이다. 대표가 직접 면접제안을 해오는 경우 면접에 가서 이야기할 때도 단점부터 까고 시작한다.

 

그 대표의 전체적인 언어행위(말 외의 제스쳐, 대표실에 놓여있는 물건들과 위치 등 여러가지 요소를 포함)를 살핀다. 그리고 나를 배웅하는 부하직원에게도 질문을 해 대표의 성향을 파악한다. 말은 마치 "난 당신의 단점까지 끌어안을 수 있어요!"라고 하지만 다른 질문을 통해 이 사람이 얼마나 성격이 급하거나 포악한지도 알아낼 수 있다.

 

한 점에 집중해서 끈질기게 매달리는 사원은 반드시 큰일을 해낸다.

잠시 자화자찬을 하도록 하자. 잘난척이 싫은 사람은 뒤로가기를 누르거나 이 부분은 건너뛰기 하길 바란다. 회사소개서를 만드는 작업을 할 때는 자발적으로 야근했다. 입사 후 1년 정도 지났을 때 나와 함께 일했던 본부장은 "장과장 집중력은 내가 배우고 싶을 정도야!"라며 칭찬했다. 누구에게나 장점과 단점이 있게 마련인데 그는 부하직원의 장점을 잘 캐치해서 시의적절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워낙 혼자서 하는 일이 많다보니 나만 왕따를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고, 대놓고 나를 개무시하는 직원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병신은 내가 아니라 너다. 조금만 기다려봐라"고 속으로 부들부들하며 각오했다. 대기업과의 계약을 앞둔 지금 그들을 보면 그때와 달리 조금은 측은한 감정마저 생긴다.

 

직장 내에서 인간관계가 이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해보면 인망이 있는 대신 일은 잘 못한다. 물고기는 잡어일수록 무리를 지으려고 한다. 그에 비해 무리짓는 사원, 곧 배타적인 인간은 정보량이 적은데다가 편협하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 안 정보밖에 얻지 못한다.

"남자는 완벽함을 추구하고 여자는 전체를 추구한다"는 조던 피터슨 교수의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여성을 비하할 목적은 없지만 여성들이 관계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자주 보인다. 요즘은 여성적인 남성들도 많아서인지 우리 회사에도 성과보다 관계의 함정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관계말고 입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람은 잘 안 바뀌기에 결국 내 일에 집중하자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집단주의를 강요받던 한국 조직문화의 폐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무리짓는 걸 좋아하는 문화가 회사에 뿌리깊이 박혀 있다. 정보가 빠른 대기업은 시대적인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예를 들어 호칭/서열을 없애는 행위도 하고, 술자리에서 술을 강요하지 못하게 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술을 안 마신다고 한 사람에게 술을 권했다가는 바로 해고된다.

 

작아도 좋으니 성공을 쌓아가는 사람은 반드시 일을 잘하게 된다. 왜냐하면 성공을 체험하면서 자신이 붙기 때문이다. 성공의 축적은 곧 자신감의 축적이다.

잘 나가는 스타트업, 중소기업, 중견기업과 계속해서 제휴했다. 공동마케팅(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MOU를 맺고 보도자료를 뿌리는 식으로 고객들이 회사를 좀 더 신뢰할 수 있도록 애썼다. 특히 제휴에 성공했을 때는 대표님께 보고했는데 대표님은 가끔씩 "수고했다. 잘했다."고 했다. "돈도 안 되는 거 해서 뭐해?"라고 이야기했다면 나는 대표님과 대판 말싸움을 벌였을 것이다. 후후! 작은 성공 무시하는 사람치고 크게 성공하는 걸 여태 보지 못했다. 부(돈)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작은 성공들이 모여 큰일로 이어진다는 걸 잊지 말자. 인생에 한방이란 없다.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현하는 것은 다르다.

이건 동료 K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그는 아이디어는 잘 내지만 정작 실현을 하지 않는다. 그런 수동적인 자세로 어떻게 일을 하겠다는 건지 보고 있으면 답답할 때가 많다. 임원과 가족관계이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하고 줄인다. K가 이 글을 읽고 뜨끔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진정으로 회사를 위한다면 부모에게 기대는 애처럼 행동하지 말고 어른이 되어 회사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과 생각을 실현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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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넥츠2020.02.0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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