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보다 애플 워치가 기대되는 이유

2014. 9. 10. 16:47라이프/이것저것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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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 졸린 눈을 비벼가며 애플의 신제품 발표 현장을 생방송으로 지켜본 분들 많으시죠? 전 딱히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SNS 이웃들의 애플 키노트 생방송 일정과 링크를 소개하는 글을 보고 "잠도 안 오는데 한 번 봐야겠다"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록밴드 U2의 피날레 공연까지 지켜보고 느낀 나름의 감상문을 기록합니다.


애플 "스마트폰은 혁신 더이상 어렵다"


아이폰 초기모델부터 사용해온 저는 아이폰6의 디자인은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iOS가 지겹기도 하고,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려고 몇번이고 시도를 했었죠. 문제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아이폰을 대적할만큼 완성도 높은 스마트폰이 전무하다는 겁니다. 아이폰의 찰진 터치감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건 둘째치고 발열에 하드웨어 문제까지 실제 사용자들의 평이 가관이었습니다. 전 아이폰3G, 4, 5S를 사용하면서 AS 센터를 단 한 번도 안 갔습니다. 아이폰이 얼마나 완성도가 높은 기기인지 알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나 LG전자의 G시리즈는 성능은 둘째치고 디자인이 안습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하는 스마트폰 중에 가장 매력적이라고 느낀 건 소니의 엑스페리아 Z시리즈였습니다. 디자인에 강한 소니답게 매끈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하드웨어 성능에, 올레샵 기변할인 혜택 콤보까지 가세하니 정신을 못 차리겠더군요. 그런데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소니의 AS 전력(히스토리)입니다. 제품을 사용하다가 고장이 나면 버리고 다시 사는 게 더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니의 AS 수준은 최악이었습니다. iOS와 아이폰이 지겨운 이 시점에, 아이폰만큼의 성능과 디자인을 가진 스마트폰은 아직까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이폰6와 6플러스는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냥 크기만 키워놓은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기기 성능 자체가 향상됐겠지만 5S의 성능으로도 충분합니다. 아이폰 초기모델부터 지금껏 아이폰만 사용하면서 아이폰 6만큼 눈길이 가지 않는 스마트폰은 처음입니다. 애플의 디자인과 생태계를 따라 만드는 애플 팔로워들로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고 샤오미라는 저가형 애플 팔로워까지 나온 이 시점에서 애플은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운동과 여행을 즐기는 이들에게 만족감 줄 것


이번주가 회사 휴가라서 목요일에 자전거 여행을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엔도몬도로드 바이크 GPS로 자전거여행의 기록을 측정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죠. 자전거 여행 중에 다양한 카테고리의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는 모습도 담아서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행웹진에 투고할 계획이었거든요. 그런데 고민이 생겼습니다. "스마트폰 거치대가 없는데 어떡하지?".


스마트폰이 아니라 시계를 차고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면 어떨까요? 굳이 거치대를 사서 스마트폰을 자전거에 고정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기록을 측정하는 데 시계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속옷에 부품을 장착해 GPS를 가동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성기능에 장애가 올 수도 있고 찝찝한 기분이 들 겁니다. 빨래는 어떻게 해요? 그런데 무거운 스마트폰 대신 시계로 내 여행기록을, 운동기록을, 자전거 주행기록을 측정할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애플 지도로 길을 찾을 수도 있고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습니다. 전화, 메시지 전송의 기능도 있으며 터치 한번으로 신용카드 대신 결재할 수 있는 애플 Pay 기능도 탑재했습니다. 이 정도라면 무거운 스마트폰을 버리고 애플 워치(http://www.apple.com/watch/)로 넘어가는 사람도 많이 나올 겁니다.


웨어러블 배터리가 배터리 용량 문제 해소할 것


캠핑이나 장거리 자전거여행을 떠나는 이들은 배터리 때문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입니다. GPS 앱을 실행하면 배터리는 빠른 속도로 소진될 것이 분명하고 야외에서 마땅히 충전할 곳을 찾지 못한다면 GPS 기능을 활용할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플의 부속품을 만드는 서드파티 회사들이 있으니 딱히 문제될 것은 없어보입니다. 애플 워치를 충전할 수 있는 휴대용 웨어러블 충전기가 나올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나올 앱들이 웨어러블 시장 판도 바꿀 것


여전히 애플 워치의 기능성이나 활용도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구글(G워치)과 삼성(기어S)이라는 대안도 있고 스마트폰을 그대로 옮겨놓은 시계일뿐이라고 생각하면 굳이 30만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애플 워치를 사야하는지 의문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저는 앞으로 확장될 기능들로 인해 애플 워치가 급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블랙박스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스마트폰은 주머니 안쪽으로 넣어두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블랙박스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애플 워치는 스마트폰과 달리 손목에 차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나더라도 손목이 가는 방향으로 영상과 음성을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현장을 자세히 기록할 수 있을 겁니다. 크기도 작아 사고로 인해 파손될 확률도 스마트폰에 비해 낮습니다. 애플의 앱을 만드는 전세계의 개발자들은 스마트폰으로는 할 수 없었지만 시계로는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접목해 수많은 앱을 쏟아낼 겁니다.


애플 키노트를 보면서 애플이 부럽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구글과 삼성이 만든다고 할 때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스마트워치가 애플이 발표하니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애플 효과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나아가 웨어러블 기기를 주도하는 기업이 누가 될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는 일이겠죠. 저는 웨어러블 전쟁 1차전의 승자는 애플의 차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사진 Ap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