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영 시인이 우리 팀에 오셨다
2014. 4. 15. 22:17ㆍ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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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분들과 함께 일한지도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업무 특성상 기자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가끔 점심을 함께 할 때면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요. 몇달 전에 우리 팀에 새로 기자분이 한 분 오셨습니다. 그 때 저는 나희덕 시인의 시집에 심취해 있었고 시집을 들고 출근을 했습니다. 나희덕 시집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시인 선배님이 이야기를 건네오셨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선배님이 시인이라는 걸 알게됐습니다.
호기심에 인터넷 검색창에 시인의 존함을 검색해보니 수많은 팬들의 글이 보였습니다. 글도 글이지만 시집의 제목이 가슴 속에 쏙 들어왔습니다. '글자 속에 나를 구겨넣는다', '평범에 바치다' 라니! 제목이 그야말로 예술입니다. 시집 '글자 속에 나를 구겨넣는다'는 모든 인터넷 서점에서 품절이 됐을 정도로 인기였습니다. 이선영 시인 선배님께서 시집을 직접 구해주신다고 하셨지만 제 돈을 주고 사기로 했습니다. 공짜로 생긴 책은 손이 잘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집 '평범에 바치다'에 수록된 한 접시의 시를 꺼내봅니다.
개미
개미 한 마리가 방안을 기어다닌다
개미가 내 몸에 닿을까 봐
나는 개미를 피해 자꾸 방안을 옮겨다닌다
방이 좁아진다
나는 지친다
개미 한 마리가 방 하나를 다 가져간다
내 마음의 방 안에 개미 한 마리가 기어들었다
개미가 온 방안을 돌아다닌다
나가지 않는 개미 한 마리를 피하려다
내 마음의 단칸방 하나가 통째로 개미의 차지가 된다
아직 선배님의 시를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제 자리 45도 뒤편에 선배님이 앉아계신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선배가 고운 시를 선물해주셨으니 그 답례로 아름다운 노래 한 곡 선물합니다. Cat Power의 목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