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고객센터의 질 떨어지는 고객지원 서비스
2013. 12. 27. 11:46ㆍ라이프/이것저것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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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피드버너
필자 역시 블로그 운영 초기부터 지금까지 피드버너를 이용중이다. 잦은 오류에도 불구하고 이를 대체할만한 서비스가 딱히 없다. 6천명이 넘는 구독자수가 어느때부터인지 2천명대로 표시됐다. 구독자 통계를 들여다보니 Feed Reader Breakdown 이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구글이 제시하는 게 핑(Ping)과 리싱크(Resync) 두가지였다. 적용을 해봐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네이버, 다음, 구글을 통해 국내 및 해외 유저들의 피드버너 관련글을 아무리 읽어봐도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구글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으나 피드버너 관련 상담은 따로 받지도 않고 있었다. 오직 플레이스토어만 상담할 수 있으며 기타 문의사항은 "에스유피피오알티 쩜 구글 쩜 컴으로~" 가보라고 상담원의 녹음된 메시지만 연거푸 흘러나왔다. 상담원이 이야기한 구글 도움말에 들어가봐도 피드버너 관련 도움말은 없었다.
아무리 물건너 미국에서 건너온 서비스라지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네이버, 다음 고객센터와 어쩜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옛말도 한국에서는 예외인가 보다. 돈을 벌 목적으로 한국에 들어온 기업이라면 고객센터도 현지화해서 자사 제품의 불만도 들어보고 소비자의 고충도 해결해주는 게 당연한 일 아닌가.
흥미로운 점은 피드버너의 본고장 미국의 이용자들 역시 필자와 같은 문제로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에 살고있지 않아 구글 고객센터가 어떤 방식으로 미국 현지 고객들을 대응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해외 피드버너 이용자들이 구글 포럼에 남겨놓은 불만글들만 읽어봐도 어느 정도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미국의 피드버너 이용자들 역시 이용자들끼리 알아서 해결하는 분위기였다.
구글 고객센터 전화 상담 후기
오늘 아침에 다시 고객센터(02-531-9000)로 전화를 걸었다. 여전히 플레이스토어 관련 문제에 관해서만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었다. 상담원과 연결하는 것만이 피드버너 오류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레이스토어 상담원에게 구글 피드버너 오류에 관해 문의했다. 피드버너를 모르는지 스펠링을 알려달라고 했다. 당연히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불친절하고 귀찮은 듯한 응대 태도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구글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IT 기업이지만 고객지원 서비스 측면에서는 세계 최하위라고 불러도 될 만큼 형편없었다.
첫번째 통화는 박OO 상담원과 연결됐다. 그녀는 목소리만큼은 상냥했다. 그런데 피드버너 관련 문의는 받지 않고 있으니 개발자에게 문의하라고 했다. 개발자에게 연락할 방법을 알려주지 않으면서 문의하라니 뭔가 잘못된 거 아니냐고 항의했다. 그러나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아는 개발자가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무슨 로보트도 아니고 계속 개발자에게 문의하라는 말만 되풀이해 전화를 끊었다.
다시 구글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다른 상담원이 받았다. 좀 더 차분히, 그리고 요목조목 따져가면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피드버너에 대해 모르는지 스펠링을 불러달라고 했다. 잘 못 알아듣자 구글 검색창에서 한글로 '비드버너'라고 검색하면 된다고 했다. 잠시만 기다리라던 그녀는 누군가와 이야기 중인지 20초 정도 지난 후에 "개발자에게 문의하셔야 합니다"라고 했다. 메뉴얼에 나와있는 답변인가 보다 싶었다.
이번에는 이대로 끊을 수는 없는 법.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구글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아무리 찾아봐도 피드버너 관련 상담은 받을 수가 없습니다. 에스유피피오알티 쩜 구글 쩜 컴으로 가보라는 말 대로 해봐도 해결방법을 찾을 수가 없어요. 방금 전에 다른 상담원과 통화했는데 그 분도 개발자에게 문의하라고만 하고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합니까?"라고 했다. 상담원은 그때서야 개발자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줬다. "하~ 정말 상담하기 힘들다."
구글 이용자의 권익은 누가 보호하나
우여곡절 끝에 알아낸 피드버너 개발자 앞으로 메일을 보냈다.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고 필자처럼 집요하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지 않는 구글 이용자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기업이 귀를 닫으면 누구한테 호소해야 할까? 과연 오늘 오전에 보낸 메일에 답변이 올 지도 미지수다.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인터넷진흥원 직원분 앞으로도 전달했다. 다음 번에 포털 서비스 피해에 관한 포럼이나 연구가 있을 경우 강력하게 이 문제에 대해 호소할 것이다.
여기서 좀 더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필자는 IT 관련 포럼에 초청을 받아 그곳에서, 비로소 이런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연구하는 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 자리에서 기관 담당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명함을 교환하면서 연락처를 받았다. 그런데 다수의 구글 서비스 이용자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호소할 기관의 이름조차 알 길이 없다. 어디다 전화해서 물어봐야 할지도 모른다.
이들의 소비자로서의, 서비스 이용자로서의 권익은 누가 보호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