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만화 여자전쟁보다 재밌는 원한해결사무소

2013. 11. 17. 15:41라이프/이것저것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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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해결사무소


청소년이 보는 방송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에 성인만화 여자전쟁이 소개돼 황당하다는 신문 기사(조선일보)를 봤다. 자주가는 인터넷 카페에서 검색해보니 실제로 많은 이들이 무한도전을 보고 이 만화책을 펼친 흔적이 보였다. 호기심이 생겼다. "도대체 어떤 만화이길래 이렇게까지 이슈가 되고 있는 걸까?"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다.



만화를 펼쳐봤다. 여자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온갖 불화들을 엮었다. 흥미롭고 자극적이다. 그런데 금방 질린다. 소재가 너무 극단적이었다. 실제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도 더러 있지만 귀신을 보는 등 말도 안되는 에피소드도 많다. 게다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도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부부가 셀카 동영상을 찍는다. 남편은 아이들이 집을 잘 뒤지는 자식들 때문에 차 트렁크 밑에 비디오 녹화 테이프를 숨긴다. 그러다 나중에 중고로 차를 팔고 그때부터 문제가 생긴다. 요즘 누가 비디오 테이프로 녹화를 할까? 비디오 테이프보다 영리한 스마트폰을 들고셀카를 찍는 게 대부분이다. 이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진 소재란 말인가! 

청소년에게는 유해한 정보였을지 모르나 성인들에게는 하나의 즐길거리를 던져줘 유익했다. 누군가에게는 유해했고 누군가에게는 유익했으리라. 여자전쟁은 만화방에서 정말 아무 생각없이 시간 때우기에는 괜찮은 만화다. 딱 김성모 화백류 수준의 만화다.

원한해결사무소라는 만화가 있다. 원한을 가진 사람들에게 원한해결사가 의뢰를 받고 원한을 해결해준다는 내용이다. 법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억울한 사건들을 해결해준다. 사회적 말살, 실질적 살해 등이 사무소 명함에 적혀있다. 일종의 흥신소라고 할 수도 있다. 단, 돈만 주면 나쁜 짓도 서슴지 않는 실제 흥신소와는 다르다. 사건에 대해 사전검토를 하고 실제로 원한을 살만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했을 때 복수를 대행한다.

여자전쟁처럼 에피소드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여자전쟁처럼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소재로 했다. 강간범, 거짓으로 모금을 하는 사기꾼, 학교 왕따 가해자, 꽃뱀, 폭력남편 등 사회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범죄들을 소재로 흥미롭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자전쟁보다 현실적이어서 더 와닿고 더 통쾌하며 훨씬 더 재밌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군가로부터 원한을 살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원한을 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법이라는 제도 때문에 가슴에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화를 참고 종교에 의지하거나 꾹 참고 버티면서 사는 사람들도 있다. 아주 가끔은 원한을 직접 해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뉴스나 신문기사의 소재가 된다. 원한해결사무소는 때로 한맺힌(?) 사람들의 응어리와 스트레스를 풀어주기도 하는 고마운 존재다. 대리만족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20권으로 구성된 일본만화 원한해결사무소는 TV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제대로 된 성인만화를 찾는 이에게는 원한해결사무소가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