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배우는 인생 '나는 배웠다'
2013. 10. 17. 09:24ㆍ라이프/이것저것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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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여행하다가 감동적인 한 편의 시를 만났습니다. '나는 배웠다'라는 제목의 시로 샤를 드 푸코라는 사람이 작성한 시인지 오머 워싱턴이라는 사람이 작성한 시인지에 관해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시인 류시화의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서 샤를 드 푸코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는 글이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시를 작성한 사람이 파울로 코엘료라고 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는 자신이 쓴 글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알렸으니 그의 작품은 확실히 아닐 겁니다. 그런데 파울로 코엘료의 가슴에도 감흥이 일었는지 자신의 블로그에 이 시를 소개했습니다. 또 이 시를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해 정리한 글도 있으니 읽어보세요.
"과연 누가 작성한 시인지 한번 가려볼까?" 하는 오기가 발동했습니다. 검색결과만 놓고 볼 때 오머 워싱턴이라는 시인의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유튜브에는 오머 워싱턴의 시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올린 이들이 여럿 보였고 영문으로 구글 검색을 해보더라도 오머 워싱턴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분명해졌습니다. 오머 워싱턴은 아라비아의 시인이라고 하는데요. 어느 행 하나라도 버릴 게 없을만큼 좋은 시입니다.
삽입한 이미지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의 한 장면입니다.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다면 네이버 영화평을 읽어보세요. 도움이 될 겁니다.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중의 하나입니다. "시란 어떤 것이며, 시는 어떻게 탄생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을 얻어보십시오. 아직 시를 보지 않은 독자분이 계시다면 꼭 시간내어 보시길 바랍니다. 감독 이창동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명작입니다.
나는 배웠다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일
나는 배웠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은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임을
삶에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곁에 있는가에 달려 있음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함을 나는 배웠다
삶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린 것임을
또한 나는 배웠다
무엇을 아무리 얇게 배어 낸다 해도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함을 나는 배웠다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시간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두 사람이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님을 나는 배웠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두 사람이 한 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나는 배웠다
나에게도 분노할 권리가 있으나
타인에 대해 몰인정하고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음을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 해서
내 전부를 다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나는 배웠다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 하더라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과
내가 믿는 것을 위해 내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나는 배웠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