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7. 05:39ㆍ라이프/소탈한 여행기
파란색 지붕이 인상적인 PINTU MASUK에는 박제 처리된 동물들이 있었습니다. 차마 사진에 담기에 민망할 정도의 실내 공간은 일부러 생략했습니다. 조금 더 투자해서 멋진 공간을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보고르 식물원에 들어서자마자 들른 곳이어서 기대가 커서 상대적으로 모자른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보고르 식물원 안에 보고르 궁전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보고르 궁전은 인도네시아 6개 대통령궁 중의 하나로 매년 관광객이 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대통령궁 내부도 구경해보고 싶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발걸음을 돌려야했습니다.
식물원 안쪽으로 조성된 공원에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소풍이라도 온걸까요? 한번은, 남자아이에게 말을 걸었는데, 웃으며 좋아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에게 무슨 말을 하려던 걸까요?
벤치에 앉아있는 아이들에게 사진촬영을 요청했건만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군요. 처음엔 부끄러워서 그런줄 알았는데, 어느새 다른 일행이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하얀 망토를 둘러쓰고 있는 모습이 신비롭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보고르 식물원에는 1만종 이상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다고 전해지며, 1817년 네덜란드령 시대에 창립됐습니다. 네덜란드령 시대에는 보이텐조르히 식물원이로 불렸다고 합니다. 보고르 식물원의 식물들은 잘 정비되어 있다기 보다는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순천국제정원박람회처럼 꽃으로 한 구역만 단장해놓으면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구글을 뒤져봐도 홈페이지를 찾을 수 없어 주소는 생략합니다. Rindu Alam 식당은 뿐짝에서 유명한 시푸드 레스토랑이라고 하는데요. 메뉴판을 펼쳐보고 저렴한 가격에 놀랐습니다. 현지인들에게는 결코 값싼 음식은 아닐터이지만 왠만한 요리들은 4천원-5천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거든요. 서울에서라면 최소 1만원~3만원 정도는 했을 메뉴들도 말이죠.
따만 사떼의 '사떼'가 무슨 말인지 찾아보니, 꼬치구이라고 합니다. 다음 사진에 보면 꼬치구이가 등장하는데요. 이게 바로 따만 사떼의 정체였습니다. 꼬치구이하면 대학생 시절에 즐겨찾던 투다리가 떠오릅니다. 안주 하나 달랑 시켜놓고 소주 한두잔에 취하던 그때의 기억이 아련합니다, 그려.
시푸드로 유명한 레스토랑이어서 그런지, 생선요리들도 많이 나왔는데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습니다. 생선의 크기가 커서 그런지 한번 베어물었더니 팍팍한 맛이 나더군요. 국처럼 생긴 요리에는 향신료가 들어가 있어서 한번 먹고 더 이상은 못 먹겠더라고요. 향신료 들어간 음식은 질색이거든요. 아, 한국 음식이 그리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나마 사떼(꼬치구이)랑 튀김 종류가 먹을만 했습니다.
꼬치구이와 함께 맛있게 먹었던 새우입니다. 사진 속 새우는 새콤달콤하게 생겼으나 실제 맛은 느끼달콤(?) 스럽습니다. 광화문 중화의 새우요리가 생각나더라고요. 아, 그리운 대한민국이여~
사파리 안에 들어서면 수많은 동물들이 마치 가족처럼 반겨줍니다. 맛있는 걸 얻어먹으려고 차로 접근하는데요. 저희는 당근을 준비해가지 못했습니다. 사전 안내가 있었더라면 당근을 가지고 가, 좀 더 생동감있는 시간들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쩐지 사파리 가는 도로변에 당근과 바나나를 들고 파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이렇게 차창 밖으로 당근을 줍니다. 잘 먹어서(?) 그런지 얼룩말에 윤기가 흐르더라고요.
타피르는 파크라이라는 게임에서 본 기억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게임 속에서는 사냥도구를 업그레이드 하는 데에 쓰이는 고마운(?) 동물로 등장합니다. 공격성이 덜하고 순해서, 정감이 가는 동물입니다.
물속에 음흉하게 숨어있는 하마의 얼굴입니다. 하마는 큰 덩치에 비해 엄청나게 빠르고 강한 신체능력을 지녔습니다. 사람을 공격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수영실력도 좋아 상상속에서는 귀여운 캐릭터(히포)의 동물이지만 현실에서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실제로 악어를 물어 두동강 내버리거나 사람을 물어 죽이기도 합니다.
라마는 낙타과에 속하는 초식동무로 귀여운 외모가 특징입니다. 걸그룹 에프엑스의 멤버인 엠버의 얼굴이 떠오르더군요. 실제로 라디오스타 FX 편에서 엠버가 라마 흉내를 내는데 그 모습이 마치 실제 라마를 보는 것과 같더군요. 경이로운 장면이었습니다.
역시 우리에겐 귀여운 이미지로 알려진 기린입니다. 실제로 평상시 온순하지만 싸움이 붙으면 긴 목을 휘두르거나 강력한 발목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화나면 한성격하는 녀석이라, 조심히 대하는 게 신상에 좋을듯 합니다. ㅋㅋ
뿔소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까무잡잡한 피부와 탄탄한 허벅지만 봐도 예사롭지 않은 힘을 지녔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미와 새끼가 평화롭게 쉬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라이언킹, 사자 두마리가 보였는데, 늙어서 그랬는지, 무엇때문인지 지쳐보였습니다. 뭔가 잘못 먹어서 식중독에 걸린 것 같기도 하고요. 앞에 앉아 계신 사자분 얼른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좋아하는 호랑이입니다. 우아한 자태 속에 숨겨진 엄청난 파괴력이 호랑이의 매력이 아닐까요. 유튜브에서 호랑이 싸움 동영상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으르렁 거리다 앞발로 턱을 후려쳐 상대방을 제압하더군요. 지금이야 우리나라 산 속에서 호랑이를 마주칠 확률은 거의 없지만 우리 조상님들만 하더라도 호랑이 때문에 곤욕을 치뤘을 것 같습니다. 호랑이는 시속 60킬로 달리는데 인간은 30k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우사인 볼트라 하더라도 얼마 못가 호랑이밥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사파리 워터파크에 도착했습니다. 시설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여유로운 풍경이 좋았습니다.
사파리 티켓을 받아 팔에 감았는데, 가격이 10만 루피였습니다. 루피는 인도네시아의 통화단위로 인도, 스리랑카, 파키스탄, 네팔 등에서도 통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10만 루피면 우리돈 만원 정도라고 하고요.
아낙네들이 사파리 공원에 마실 나왔나 봅니다. 이슬람 전통 복장 중의 하나인 히잡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카르타의 국민의 90퍼센트 정도가 이슬람교 신도라고 하니, 길거리에서 히잡을 보는 게 예사입니다. 눈만 빼고 전신을 검은 천으로 덮은 차도르를 착용한 여성들도 볼 수 있는데 닌자스러운 게 무서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자카르타 여행 동안 우리를 가까이서 보살펴준 '친절한' 얀씨가 보이는군요. 가운데에 종이를 들고 있는 그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한국어도 잘 하셔서 소통에 큰 도움이 됐는데, 한국에 오면 다시 만나보고 싶은 고마운 분입니다.
타이거쇼는 관중석에 자리가 없을 뿐더러 비집고 들어가기도 벅찰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는데요. 타이거쇼가 거의 끝나갈 무렵 운이 좋게 관중석에 앉아 호랑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렇게 조련사들의 말을 잘 듣다가도 갑작스러운 야성으로 공격해오면 얼마나 공포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지 상상만으로도 아찔했습니다.
자카르타 현지식이 입에 맞지 않아 찾은 양식집입니다. 뿐짝의 맛집이라고 하는데 아름다운 마운틴뷰를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한쪽에서는 밴드가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여기가 자카르타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마음에 드는 곳이었습니다.
역시 향신료 들어간 현지식 보다 양식이 먹기 좋더라고요. 과일주스는 우리나라의 생과일주스를 기대하면 안되겠더라고요. 인공 착향료가 들어간 듯해서서 절반도 마시지 못하고 남겼습니다. 여기 레스토랑만 그런 것은 아니고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어요.
호텔 초입에 당도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아주 작은 크기의 숙소를 예상했는데, 가도 가도 숙소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넓은 공간 속에 위치한 곳이었습니다. 깍아지른 산비탈에 계단식으로 세워져 있는 호텔인데, 그 규모가 어마어마 합니다. 객실 내부도 마치 왕실의 침대를 보는 듯 아름다웠는데 광량이 충분치 못한 관계로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습니다.
로비 한쪽 벽면의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Bhinneka Tunggal Ika는 인도네시아의 국시(國是, National Motto)로 다양성에서의 단일성을 의미합니다.
미녀들의 환영인사를 받은 덕분인지, 세루니에서는 숙면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