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언론사를 누른 뉴스 블로그의 힘 Huffington Post
2011. 10. 21. 10:18ㆍ블로그/블로그 견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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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이 넘은 그리스계 미국인 Arianna Huffington의 뉴스 블로그 Huffington Post(허핑턴포스트)의 성공을 전세계 언론/미디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011년 6월 ComScore에 따르면 허핑턴포스트가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메이저 언론사 트래픽을 누르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한달 순방문자수만 3,560만 명을 기록했다. 올해 2월 허핑턴포스트는 AOL에 3억 1,500만 달러(한화 3,470억)에 매각됐고 Arianna Huffington은 AOL 산하 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의 대표자 겸 편집장이 됐다. 미국 정부 군사 정책에 대한 비판을 다룬 How we can이라는 e북을 출간하면서 e북 저널리즘에서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 편집장 개인의 능력
Arianna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MBA 과정을 밟고 석유재벌이자 공화당 상원의원인 마이클 허핑턴과 결혼한다. 남편의 이념에 맞춰 보수주의적 시각의 칼럼을 쓰며 언론인으로서 유명해진다. 1997년 남편과 이혼하고 2005년 진보 성향의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를 만들고 대성공을 이룬다. 워싱턴포스트는 Arianna Huffington의 성공을 "진보를 팔아 대박을 노린 이념의 장사꾼" 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편집장의 개인적인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Huffington Post의 편집장, Arianna Huffington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력이 있는 정치가, 정치 칼럼니스트, 저술가로 정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2003년 AOL의 임원 케네스 레러와 가까운 사이가 된 Arianna는 허핑턴포스트 초기 투자금 100만달러 중 상당 부분을 레러로부터 지원 받는다. 투자 유치 역시 그녀의 능력 중의 일부분이다.
2. 자발적 참여 유도
허핑턴포스트는 정치인, 학자,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10,000명에 가까운 블로거를 거느리고 있다. 전문가들에게 사이트 내에 자신만의 블로그를 개설해줬다. 허핑턴포스트는 섭외한 블로거들에게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 미 언론인 조합으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다. 네이버 카페, 다음 카페의 카페마스터가 운영진에게 보상을 하지 않거나 혹은 작은 대가를 지불하면서 대형카페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여진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블로거들의 자발적인 행동을 유도했다. 이들 모두에게 비용을 지불했다면 6년만에 미국 내 최고 트래픽을 기록하는 뉴스 사이트가 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3. 차별화 된 SNS 활용 전략
국내 언론사들도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춰 라이브리, 티토크 등의 소셜댓글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큰 성과를 도출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그냥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하자 라는 식의 도입으로 다른 언론사나 뉴스 사이트와 차별점을 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핑턴포스트는 2009년 8월 허프포스트 소셜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저에게 개인화된 SNS 페이지를 만들어줬는데 소셜뉴스에 등록한 페이스북 친구들이 무엇을 게재했는지 인기있는 뉴스는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최근 활동도 볼수 있도록 했다. 또한 소셜뉴스의 참여 유인책으로 세가지 종류의 뱃지를 만들어 제공한다. 슈퍼유저(Superuser), 네트워커(Networker), 모더레이터(Moderator)가 바로 그것이다. 슈퍼유저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해 기사를 활발히 공유하는 사람, 네트워커는 팬이 많은 사람, 모더레이터는 악플(악성댓글)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뱃지다. 이 뱃지들은 코멘트 작성자 옆에 나타나게 된다. 차별화 된 SNS와 보상 시스템으로 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4. 세계적인 뉴스 사이트의 탄생을 꿈꾸며
Arianna Huffington은 올해 6월 샌디에고에서 열린 인터넷 리테일러 컨퍼런스에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Self-expression has become the new entertainment!" 자기표현이 새로운 오락이 됐다는 말은 우리에게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사람들은 더 이상 정보를 소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한다. 함께 쓰고, 함께 나누는 뉴스를 타이틀로 내건 위키트리 역시 사람들의 이 같은 욕구를 잘 캐치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온라인 뉴스 매체가 탄생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