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의 힘 <월간 신문과 방송 기고문>

2010. 3. 13. 16:14블로그/블로그 운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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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의 힘


월간 신문과 방송 2월호에 기고한 기고문의 전문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사회 각 분야의 인맥을 구축하고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블로그 강의를 나가고 전업블로거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취업까지 연결되어 지금은 기업의 웹마케팅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이폰 강사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됐네요. 블로그라는 하얀 도화지 위에 어떤 그림을 그릴건가요? 블로거팁닷컴 Zet의 블로그 운영담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스크랩용 공간으로 사용하던 필자에게 티스토리 블로그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무제한 용량과 자유로운 스킨 편집이라는 티스토리의 광고에 이끌려 2007년 1월 티스토리에 개인 블로그를 개설했다. 처음엔 영어 공부에 필요한 자료도 올려 두고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음악을 올리기도 했다. 그저 그런 이야기들, 소소한 이야기들로 블로그를 채워 나갔다.

그렇게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소위 파워블로거라고 일컫는 영향력 있는 블로거를 알음알음 알게 됐고 그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내 블로그에는 하루에 한 개의 댓글도 달리기 힘든데 그들의 블로그에는 하루에만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니 너무 부럽고 질투심이 났다. 질투심이 절정에 치달았을 당시가 아마도 2007년 6월경이었으리라. 그때 난 결심했다. 기필코 나도 파워블로거가 되겠노라고.


블로그는 스크랩만 해 두는 공간일 줄 알았는데

햇살 가득한 6월, 절치부심하여 그럴듯하게 만들어낸 블로그 이름 블로거팁닷컴, 원래는 블로‘거’팁이 아니라 블로‘그’팁으로 제목을 지으려고 했다. 그게 훨씬 자연스러우니까. 하지만 blogtip.com이라는 도메인은 이미 누군가가 사용하고 있었기에 bloggertip.com으로 블로그 이름을 결정했다. 블로그 이름과 도메인이 일치해야 기억하기 쉬울까 해서다. 사실 구글의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거닷컴과 이름이 비슷한 것도 블로거팁닷컴의 작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7월 1일 블로거팁닷컴이라는 도메인과 새로운 블로그 이름으로 블로거팁닷컴의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확고한 주제의 블로그는 주목을 받는 시기였고 블로그 운영에 관한 블로그라고 해야 ‘블로그나라’, ‘신날로그’ 정도밖에 없었다. 같은 주제의 블로그가 몇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았다. 하루에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고 있자니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다. 나의 글에 반응해 주고 내 블로그의 새 글을 매일 받아 보는 나의 독자들, 그리고 내가 올린 자료에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그들이 있었기에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었다. 늘 그들에게 감사한다.


브랜드와 돈을 가져다 준 블로그

대한민국에서 나만큼 블로그로 수혜(?)를 입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블로그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면서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고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아 집필 제의를 받았다. 신문과 잡지에 인터뷰 기사가 실리는가 하면 공무원, 기자, 기업, 학생, 교사, 민간인,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블로그 강의의 강사로 서게 됐다. 시간당 10만 원으로 시작한 강의료는 시간당 50만 원으로 뛰었고 강의만으로도 전업 블로거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블로그는 나에게 브랜드와 돈을 동시에 가져다 줬다.

브랜드와 돈뿐이랴. 블로그를 통해 여자 친구도 사귈 수 있었다. 여성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자는 취지에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블로그는 아름다운 여자 친구들까지 만나게 해 줬다. 물론 그 여자 친구들은 지금 다른 남자들의 품에 안겨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인적 네트워크란 이렇다. 그 사람이 도움을 청할 때 내가 도움이 되어 줄 수 있거나 내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나에게 도움이 되어 줄 수 있는 든든한 존재,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인맥 즉 네트워크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는 나에게 각계의 쟁쟁한 인맥을 구축해 줬다. 블로그 팸투어를 통해 만난 공무원 인사들, 블로그 강의를 통해 만난 공무원, 기업인, 기자, 디자이너, 출판사 대표, 홍보사 대표, 방송인 등 여기에 전부 열거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적지 않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의 기획홍보팀에서 웹마케터로 일을 하는 데도 블로그로 알게 된 사람들과의 관계가 굉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블로그 덕에 인맥 구축, 취업도 해
 
전업 블로거로 생활한 지도 수개월이 지난 작년 말, 나에게 조직생활은 하나의 로망이자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할 그 무엇이었다. 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성이라서 집 떠나와 열차 타고 군대에 가서 26개월의 조직생활을 경험했지만 사회와 군대는 또 다른 법. 혼자 하는 일의 외로움 또한 취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묻지마’ 지원은 하기 싫고 그렇다고 홍보대행사에는 가기 싫었던 나에게 황금 같은기회가 찾아왔으니 바로 구명정 선박 제조, 요트 제조, 전자종이 제조 등을 주사업으로 하는 OO의 채용공고였다. 나에게 그 회사가 무얼 만드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가장 눈여겨본 것은 바로 직무 즉 내가 회사에 들어가서 하게 될 일이었다. OO에서는 웹마케터를 채용하려고 했다. 웹마케터의 주 직무를 보고 있노라니 웃음이 나왔다. 바로 내가 가장 잘해 낼 수 있는 일이고 내가 찾아 왔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여 자사의 제품과 브랜드를 해외에 홍보하는 일, 내가 이만큼 잘해 낼 수 있는 일도 없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지원했고 결국 최종 합격했다. 지금은 서울 역삼동에 있는 OO사옥에서 영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 해외에 우리 회사를 알리려 힘쓰고 있다. 미취업 인구 수백만 시대에 블로그로 취업까지 하다니…. 블로그만 한 효자도 없으리.

“강사님, 지금 블로그 시작하려면 어디서 시작해야 해요?” 블로그 강의를 다니다 보면 어디서나 한 번쯤 듣게 되는 질문이다. 네이버에 하나 만들어 놓고 안 쓰는 블로그가 있기는 한데 이제 제대로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서 블로그 서비스 추천을 해 달란다. 어찌 그렇게 질문이 하나같은지. 영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지금의 나에게 블로그 서비스를 추천하라고 한다면 단연 워드프레스다. 그리고 영문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기를 추천한다. 내과 의사직을 그만두고 맥루머스닷컴이라는 영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의사로 일할 당시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아놀드씨도 있지 않은가.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모름지기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 블로거 역시 마찬가지, 돈을 많이 벌고 세계적인 블로거가 되고 싶다면 영문으로 블로그 운영을 시작하라. 하지만 영어가 싫은 사람에게 영문 블로그를 운영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쥐약 아닐까. 영어가 정말 싫다면 혹은 영어가 너무나 어렵다면 티스토리나 네이버 둘 중의 하나로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의 포털이기에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이 가능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블로거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티스토리는 네이버에 비해 스킨 편집이 자유롭고 전문가 집단과 네트워킹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비율적으로 따져 봤을 때 좀 더 확고하고 뚜렷한 주제의 블로그가 티스토리에 더 많다고 봐야 한다. 정답은 ‘자신이 끌리는 곳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성공은 노력에 시(時)와 운이 가미돼야
 

사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냥 적절한 타이밍에 그 자리에 있었다고 보는 게 옳다. 물론 남들과 달리 하루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블로그질(블로그 운영을 지칭하는 비속어)을 해댄 연유도 있지만 그 역시 자연스럽게 그렇게 하고 싶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모든 성공은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기적인 타이밍과 운이 적절히 가미돼야 비로소 성공에 이르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블로그 운영의 성공 노하우라…. 필자가 포커스를 두고자 하는 요소는 아래의 다섯 가지다.


①온라인 글쓰기에 대한 친숙함

소위 말하는 파워블로거들을 만나 보면 대다수는 온라인에서 좀 놀았던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여기서 ‘놀았던’이라는 단어는 중의적인 단어인데 그 의미를 보자면 하나는 ‘블로그 이전의 서비스, 예를 들면 홈페이지, 카페, 미니홈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유명세를 떨쳤던 유명인들’, 두 번째는 ‘말 그대로 온라인상에서 활동하기를 좋아하며 인터넷에서 재미있게 놀았던 사람들’을 모두 포함한다. 결국 온라인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또한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②시간
 

며칠 전에 블로거를 한 명 만났다. 직장인이자 블로거인 그는 한때 블로그를 신봉했던 블로그 마니아다. 그러나 그것도 옛날이야기. 지금은 직장 일이 너무 바빠서 블로그 업데이트를 못하고 있다고. 나는 그에게 물었다. “블로그 업데이트를 그만두시다니 너무하세요. 독자들은 어쩌라고….” “직장 일이 바빠서 집에 오면 쉬어야 해요. 블로그까지 운영해 보려고 저도 나름 노력해 봤는데 잘 안 되더라구요. 블로그 그거 시간 없으면 운영 못해요.”

그렇다. 블로그를 좀 더 멋지고 아름답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블로그 그거, 시간이 있어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거다.


③주제에 대한 애정이 블로그의 성패를 가른다.

나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는데 무슨 블로그 따위에 애정을 가지라고 강요하는 것이냐며 필자를 나무랄 수도 있다. 하나 블로그 혹은 블로그 주제에 대한 애정 없이는 블로그 성공의 열쇠가 되는 ‘꾸준한 열정’을 이어 가기 어렵다. 내가 좋으면 좋은 것이고 내가 싫으면 싫은 것이다. 거울을 보고 이렇게 속삭여 보자.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


④댓글의 힘

댓글만큼 블로그를 빛나게 해 주는 것도 없으리라. 댓글은 마치 양날의 검과도 같다. 기분 좋은 댓글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 힘이 되고 격려가 되지만 악성 댓글 즉 악플은 심하게는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어지는 사회악이다.

우호적인 댓글이 많이 달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 지금부터 손을 가슴에 얹어 보자. 그리고 이렇게 속삭여 보라. ‘나는 다른 사람의 블로그 글을 얼마나 자주 방문하고 댓글은 또 얼마나 많이 달았나?’ 참회의 눈물이 흐르더라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고 나서 눈물을 흘려도 늦지 않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곱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다. 내 블로그에 많은 댓글이 달리게 하고 싶다면 먼저 다른 블로그에 들러서 그 사람이 힘이 나는 말을 하자. 그렇게 댓글을 다는 습관이 쌓이고 쌓이면서 당신의 블로그에도 기분 좋은 댓글이 하나둘 쌓여 갈 것이다.


⑤정보가 되는 글을 작성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블로그를 평가하는 잣대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바로 구독자 수다. 신문사의 광고 단가가 신문이 보유한 구독자 수로 평가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블로그 구독자가 1만 명쯤 된다고 생각해 보라. 그 기분은 마치 언론사를 하나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자부심과 든든함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방문자가 정보라고 생각할만한 글을 작성하면 된다. 두 개의 글을 비교해 보자. 첫 번째 글은 ‘어제 소연이랑 밥 먹었어요’, 두 번째 글은 ‘무료로 컴퓨터 바탕화면을 다운받을 수 있는 사이트 5곳’. 첫 번째 글보다는 아무래도 정보를 담고 있는 두 번째 글을 보고 구독 추가 버튼을 누르게 될 것이다. 정보성 글이란 특별한 게 아니다. 사진을 잘 찍는 법, 휴일을 알차게 활용하는 방법 5가지, 여름날 맥주를 맛있게 먹는 노하우 등 우리 주위에는 무한한 정보의 소스가 넘쳐난다.

메타블로그를 활용하자. 아무리 좋은 음식도 내다 놓지 않으면 나 혼자만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다면 정보로서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는 메타블로그라는 거대한 광장이 있다. 여러분은 블로그에서 발행을 설정하고 글을 등록하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발행된 글이 다음뷰와 같은 메타블로그에 보여지게 되고, 많은 추천을 받으면 블로그를 개설한 지 이틀도 지나지 않아 1만 명 이상의 방문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

해외에도 메타블로그가 있는 것 아니냐며 어설픈 지식으로 딴지를 걸 수도 있다. 해외에도 메타블로그가 있다는 사실은 (블로그에 관심이 많은) 중딩도 안다. 문제는 해외의 경우는 우리나라처럼 한 곳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있기보다는 여러 개의 사이트로 분산되어 있고, 웬만한 글은 5개 이상의 추천도 받기 힘들어 짧은 시간에 대량 트래픽을 노리기에 우리나라보다 훨씬 불리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환경은 그만큼 유리하다. 글을 작성했으면 공개에 그치지 말고 다음뷰나 올블로그와 같은 메타블로그에 가입하여 글을 발행하자.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는데 일단 발행된 글은 검색엔진에 저장되어 나중에 삭제가 곤란해질 위험이 농후하기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회사에 관한 글은 되도록이면 올리지 말자. 블로그에 올린 글 때문에 해고되거나 정부기관에 소환되는 경우가 해외에서는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다.

블로그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블로그의 슈퍼 울트라 파워를 몸으로 경험한 필자에게 블로그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각별한 존재다. 그렇기에 바쁜 일상에도 하루에 한 개씩 글을 작성하려 애쓴다. 은혜 갚은 블로거랄까. OO의 웹마케터로 취업한 필자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회사의 영문 블로그를 선두로 한 소셜 미디어 채널을 활용하여 회사의 브랜드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회사에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다. 나는 반드시 해낼 수 있다. 블로그의 무한한 힘을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