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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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 4 김훈 칼럼 <가로수의 힘겨운 봄맞이>
술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분위기가 내게 술을 요구할 때 거부하지 않을 뿐이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 술에 금방 취하고 숙취도 오래 간다. 술을 마신 다음 날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일이 열번쯤 됐을까? 술을 부러 찾지 않게 되었다. 어제는 교보문고에서 삐딱하게 서서 글을 읽고 있었다. 인터넷 신문사 편집부장 채형에게 전화가 왔다. "한 잔 하세" "어디서 볼까요?" 한달 만의 술이었다. 소주를 마시면 내일이 망가진다는 공포감에 맥주를 주문했다. 채형은 진로 소주, 나는 테라 병맥을 잔에 따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시시콜콜한 일상을 읊조렸다. 2차는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 앞 노상 탁자였다. 이번엔 캔맥주였다. 채형은 기네스 나는 칭따오를 골랐다. 채형은 나와 닮은 구석이 있다. 취향이다. 문학, 영..
2020.09.12 -
블로그 글쓰기 교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 버리기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 잘 다듬어져야 함은 물론이고 마치 신문 사설처럼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저 자신을 힘들게 한 적이 많습니다. 소설가 박민규처럼 맛깔나게 써야하고 김훈처럼 힘있는 문장력으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중압감을 느낀 적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이 중압감은 글쓰기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글을 쓰지 않게 되는 독이 되더군요. 지금 이 순간에도 저와 같은 고민에 빠진 블로거분들이 많을 겁니다. 어떻게 하면 블로그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 잘 써야 한다는 부담으로 자신을 힘들게 하는 습관부터 버리세요. 좋은 글은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에서 나옵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부담 버리기 연습입니다. 전문가처럼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 버리기 신문의 오피니언을 담당하는 기자와 교수,..
2014.11.27 -
소설가 김훈이 한겨레 기자 시절 쓴 거리의 칼럼
김훈의 펜은 그저, 무심하게 자신의 몸을 종이에 기대어 흔적을 남기는 것에 머물지 않고 노래를 한다. 이 노래는 독자들의 가슴에 울림으로 다가오는데, 그 울림이란 게 작고 보잘것 없는 게 결코 아니어서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그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정작 소설 밖에 있었다. 그가 한겨레신문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 가까이에서 그를 보아온 권태호 기자가 쓴 글이 있는데, 김훈이 한겨레를 떠난 이유 1, 2가 바로 그것이다. 이 두 개의 글을 읽는 시간 속에서 난 어느새 그의 팬이 되어가고 있었다. 밥벌이의 위대함 네이버 캐스트 인터뷰에서는 삶과 글쓰기에 대한 그의 가치관과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그것은 가볍지 아니하고,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땅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수십년간 기자로 생활하며 보고 듣고..
2013.08.30 -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산 글쓰기 연습용 소설책들
대학로 알라딘 중고서점에 다녀왔습니다. 웹사이트에서 재고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미리 작성해둔 글쓰기 연습용 책의 목록을 보고 재고 확인을 거친 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빳빳한 종이질감을 느낄 수 있는 새책도 좋지만 누렇게 변해서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책을 훨씬 더 좋아합니다. 변태기질이 있다며 뭐라한들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어린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나고 향수마저 느껴지는 것 같아 오래된 책에 정이 갑니다. 글쓰기 연습용으로 찜해놓은 책은 총 10권인데 이 중에서 3권만 재고가 있었습니다. 최인훈의 광장,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김연수의 첫사랑 단편이 실린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까지 총 3권이 있었습니다. 같은 도서라도 책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가격 차이가 있으니 참고하십시오. 알라딘 중..
2013.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