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보내온 메일 덕에 독자분과 통화한 사연

2014. 10. 30. 14:53블로그/블로그 견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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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때와 같이 사무실에 출근해 일하는 중에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이메일 제목은 '메시 오늘'이었습니다. "엇! 리오넬 메시? 뭐지, 스팸인가?" 생각하고 지우려다가 그래도 한번 열어보자며 이메일을 열었더니 메일 내용만 봐서는 스팸이 아니더라고요. 다른 사람한테 보낸다는 걸 나한테 잘못보냈나보다 싶어 메일 내용에 있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제트 "안녕하세요. 메일을 보내셨던데 혹시 누구신가요?"

독자 "전 그쪽에 전화를 건 적이 없는데요. 어떻게 전화를 거신거죠?"

제트 "메일이 왔는데 잘못보내신것 같아서요. 메일 내용에 있던 전화번호로 전화를 드렸습니다. 블로거팁닷컴을 수신자로 하셨더라고요."

독자 "아~ 블로거팁닷컴은 제가 구독하는 블로그에요."

제트 "아, 그렇군요. 블로거팁닷컴 운영자입니다. 메일을 잘 못보내신 것 같습니다."

독자 "블로거팁닷컴 2년간 구독중입니다. 실수로 메일을 잘 못 보냈습니다. 좋은 글 잘 받아보고 있습니다."

제트 "애견에 관해 궁금한 게 생기면 전화드리겠습니다."

독자 "저도 궁금한 게 있을 때 이제 전화드리겠습니다."

제트 "블로그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짧은 대화였지만 여운이 많이 남았습니다. 블로그를 2년간이나 구독해오신 독자분의 육성을 듣고 어찌나 반갑고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하시는 일 잘 되시라고, 늘 건강하시라고 기원하겠습니다. 블로그의 진정한 재미는 이런 소소함에서 오는 게 아닐까요? 원대한 꿈이나 커다란 마음이 늘 좋은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은 감동이나 소박한 기억이 어쩌면 블로그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고맙습니다.


사진 Javier Brosch via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