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8. 08:30ㆍ라이프/이것저것 리뷰
회사 업무를 마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오늘은 대학로(혜화역) 근처에 있는 문화부에 들어가는 날이었고, 검색을 통해 알아낸 알라딘 중고서점 대학로점을 찾아가보기로 한 것이죠. 건널목 주변에서 서성거리다 눈에 떡하니 들어노는 주황색 간판을 발견했습니다. 서울과학관(혹은 문화체육관광부 청사)에서 혜화역 방면으로 걷다 건널목만 건너면 바로 보입니다. 던킨도너츠 건너편을 찾으면 편합니다.
저도 처분해야 하는 책이 수백권 있는데,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책을 사기도 하더군요. 중고책 매입도 합니다. 인터넷상에서 책 고유번호를 입력하여 중고서점에서 매입 가능한 책인지, 가능하다면 얼마의 가격에 팔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하루만 1529권이 들어왔다니, 대단해요!
생각보다 많은 책의 양에 기가 눌릴 정도였습니다. 책들이 가지런히, 아주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책뿐 아니라 음반과 DVD도 매입을 합니다.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는 알고 싶다면 아래의 사진을 보세요.
교보문고를 비롯한 대형서점처럼 도서검색대가 있고 검색 후 출력도 가능합니다.
오늘 구입한 책은 아니지만 동시로 유명한 故이오덕 선생님의 '무엇을 어떻게 쓸까'를 검색하고 출력했습니다. 재고가 딱 1권 남았군요. 위치는 C36 두번째칸이고 가격은 2,400원입니다. C26을 찾아가봤습니다.
역시나 두번째칸에 있습니다. 책을 찾기 좋게끔 구역번호별 도서양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아쉽지만 이 책은 구입 예정에 없던 책이어서 그냥 내려두고 왔습니다.
책 결제를 하는데 10,200원이 나왔더군요. 정말 쌉니다. 알라딘 회원에게는 적립금 혜택이 있나보더라고요.
분야 최고의 책, 절판된 책, 유아용 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보기좋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의류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썩 당기는 디자인의 셔츠는 없더라고요.
중고서점으로 내려가는 계단 벽면에는 유명 문인들의 대표작에 등장하는 멋진 글귀들이 케리커쳐와 함께 그려져 있었습니다.
소설가 김훈의 캐리커쳐와 칼의 노래 중 일부 글귀가 보입니다. 한겨레 기자 시절의 에피소드와 한겨레 기자 시절 연재했던 거리의 칼럼은 추후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저도 칼의 노래를 필사(베껴쓰기)하려고 마음 먹고 사뒀다지요.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수록된 김연수의 첫사랑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글귀를 소개합니다.
첫사랑_김연수
나는 앞뒤를 살핀 뒤, 크게 반원 모양을 그리며 자전거를 반대편 차로로 돌렸지. 잠시 자전거가 비틀거리면서 등에 멘 가방에서 빈 도시락 소리가 났어. 바로 그 순간부터 나는 너를 사랑하기로 결심했어.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그 도시락 소리가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라도 되는 양. 그렇게 찾아온 가슴 뛰는 그 느낌 사이로 내가 첫사랑이라고 믿었던 뭔가가 찾아왔지. 그 사랑이 모두가 깊이 잠든 밤에 몰래 들어온 도둑처럼 눈치채지도 못할 만큼 빠르게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의 빈 터에 자리잡았지. 레몬 즙으로 쓴 글자처럼 그 뜨거움에 노출되기 전까지는 아직 어떤 글씨가 씌어져 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사랑이 내게 찾아온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