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 추천 길 위의 셰프들

2020. 7. 29. 08:32라이프/이것저것 리뷰

반응형

실제로 넷플릭스를 접한 계기는 방콕여행이었다. 방콕으로 혼행을 떠났을 때 숙소에 애플TV 셋탑박스가 있었고 TV를 켜보니 모니터에 넷플릭스 로그인 초기화면이 보였다. 오오! 내가 좋아하는 다큐멘터리 카테고리가 따로 있어서 좋았다. 당시 방콕에서 본 다큐는 어느 여성 싸이코패스 살인마의 실화를 다룬 내용이었다. 범죄자 여성의 얼굴에 모자이크를 하지 않았는데 생긴 것도 흡사 괴물처럼 생겨서 더 몰입해서 봤던 기억이다. 

 

영어공부를 하겠다는 핑계로 넷플릭스에 다시 가입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코너에서 길 위의 셰프들을 찾았다. 길 위의 셰프들은 전세계의 길거리음식과 특정 도시의 상징적인 길거리식당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콘텐츠다. 길 위의 셰프들은 한국 제목이고 원제는 "Street Food", 즉 길거리음식 쯤 되겠다. 아시아편 1편이 방콕인데 란째파이라는 식당이 나온다. 방콕에 출장으로 3개월 정도 있었고 올해 1월에는 방콕에서 한달살기를 해본 1인에게 방콕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더욱 특별하다.

 

 

방콕 한달살기 중에 구글 지도(Google Maps)를 자주 사용했다. 방콕 유명식당을 검색해보면 늘 순위권에 있는 이름이 란째파이였다. 일반적인 방콕 길거리음식 보다 비싼 가격 때문에 따로 방문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길 위의 셰프들 방송을 보니 다녀올 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길 위의 셰프들 방콕편은 란째파이를 운영하는 사장 아주머니와 식당에 관한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방콕의 길거리 음식 문화를 풀어낸다. 재봉사로 일하다 불이나서 좌절했던 이야기, 젊은 시절 식당일을 하며 가족을 부양한 이야기, 미쉐린가이드 레스토랑에 선정되어 식당 문을 닫고 다녀온 이야기, 미쉐린가이드에 이름을 올리고 난 후 줄서서 예약하는 가게가 됐고 딸이 본인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식당일을 전업으로 하게 된 이야기까지 시시콜콜하면서도 한 사람에게는 커다란 이벤트를 이어가는 식이었다.

 

가장 재밌게 본 이야기는 태국 정부가 길거리 식당에 대한 제제를 가하는 와중에 란째파이가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되면서 정부의 시각이 달라졌다는 이야기였다. 하긴! 길거리음식은 태국여행의 재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이니까. 태국 정부도 란째파이와 미쉐린가이드 덕에 정신차린 거지 모.

 

2편은 오사카의 길거리음식 이야기다. 토요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뤘는데 방콕의 란째파이 여사님 못지 않게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아온 분이었다. 마지막 즈음에 결혼도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인생을 소개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직원들이 내 자식이고 손님들이 내 가족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인도여행이 좋았던 사람에게는 인도편이 제일 좋을테고 오사카여행이 좋았던 사람에게는 오사카편이 제일 좋을 거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메뉴판에서 고르듯이 자신이 여행했던, 가장 좋았던 도시의 에피소드를 골라보는 것도 재미있을 법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해외여행을 갈 수 없는 지금, 어찌보면 해외여행의 그리움을 달랠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