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겟어바웃 필진으로 합류하다

2014. 4. 2. 10:14블로그/블로그 견문록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여행정보 사이트 겟어바웃(http://getabout.hanatour.com/)의 필진이 됐습니다. 여행 블로거는 아니지만, 여행을 짝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여행 전문 매체의 필진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몹시 기쁩니다. Get About은 여기저기 여행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행기자, 쉐프, 디자이너, 영화감독, 칼럼니스트, 건축가, 과학기자, 백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가미한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하나투어와의 인연 "그동안 잘 지냈지?"


잊지못할 추억(?)이 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2006~2007년 사이) 하나투어 공채 서류전형에 합격해 종로 본사에 면접을 보러 왔습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저는 부모님과 함께 전남 장성에 살고 있었습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종로 본사에 도착해 1차 실무자 면접을 봤습니다. 신상에 관한 간단한 질답이 오가고 나서 영어면접을 봤는데요. 면접자분의 질문중에 기억이 나는 게 "혹시 하나투어에 아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 내가 아는 사람과 꼭 닮았다" 그렇게 질문을 해와서 "아뇨, 없습니다!" 하고 당당하게 대답했습니다. 영어면접에서는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에요" 라는 답변에 마이클 조던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면접을 보고 나와서 "떨어졌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좀 더 이야기를 많이 할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이 지나 1차 실무자 면접에 합격했으니 임원 면접을 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2차 면접은 임원진 면접이었습니다. 최종 면접이었기 때문에 면접 시간보다 3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 본사 부근에 있는 PC방에서 회사 홈페이지를 집중적으로 읽고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면접 시작 30분 전에 본사 건물에 도착하니 면접 대기자들이 있더군요.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출력해간 종이를 보며 예상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지 마지막 점검을 했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에 대기자들이 거의 다 빠지고 한 두명 남아있었습니다. 하나투어 직원분이 저희쪽으로 오셔서 길 안내를 해줬는데, 이때 착오가 있었습니다. 저는 남은 대기자들과 함께 이상한 회의실로 가게 됩니다. 면접 시간이 지나도 부르지 않아 다시 직원분에게 가서 물어보니, 면접 차례가 지났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와 함께 잠깐 기다리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한 십분이 흘렀을까요. 면접을 봐야하니 바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부랴부랴 넥타이를 질끈 묶고 면접실에 들어갔습니다. 엄청난 기를 내뿜는 임원분들께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호랑이들이 앉아 저를 쏘아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때 당시에도 하나투어가 업계 1등을 고수하고 있었는데 그 하나투어를 만들어낸 분들이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면접자 한명과 임원 다수가 마주앉아 인터뷰가 진행됐습니다. 분명 늦게 왔다고 생각했을터인데 곱게 보였을리는 없었을 겁니다. 총 4~5분의 임원분들이 앉아계셨는데(40대, 50대로 추정) 그 중 한분이 "난 자네가 안 왔으면했는데 말이야~"라고 얄궂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조금 서운합니다. 3시간 전에 미리 도착하여 면접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직원분의 안내를 오해해서 다른 곳에서 대기하고 있다 늦었습니다. 귀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자신감 있게 대답했으면 합격을 바라볼 수도 있었을텐데 그 때 당시에는 그런 용기가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해본 임원면접이어서 그랬는지, 긴장한 탓이었는지 아무런 말도 못하고 버벅거리고 있다가 면접장을 나왔습니다.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불합격이었습니다.

약 7~8년이 지난 지금은 좋은 회사에 취직하여 서울에 안착했는데요. 그 때의 추억은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에피소드가 됐습니다. 작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는 국민SNS리포터 행사에도 함께했는데 하나투어 본사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했습니다. 본사 건물에 들어서는데, 가슴속이 뭉클했습니다. 결혼을 할 뻔했지만 결국 헤어진 그녀를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때 그시절의 추억이 아련합니다. :)

사진 Shebeko via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