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공중 배달 서비스 프라임에어 비평

2014. 1. 15. 00:03라이프/이것저것 리뷰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 최근 한국법인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http://aws.amazon.com/ko/)를 설립했다. 염동훈 전 구글코리아 대표를 한국지사장으로 영입하고 채용공고를 내 한국진출을 서두르는 형국이다. 인터넷 쇼핑을 번거롭게 만드는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가 판치는 한국은 아마존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아마존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간단한 결제시스템이 함께 도입된다고 가정해보자. 
아마존은 한번 저장된 신용카드 번호와 주소를 이용해 원클릭 구매가 가능하다. 간편한 결제시스템을 맛본 소비자들은 아마존으로 몰려들 것이다. 연이어 액티브X,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불편한 결제방식에도 개선이 있을 것이다. 아마존 진출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은 이 같은 기대감의 반증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작년말 드론을 이용해 30분 안에 택배를 배달하는 서비스 프라임에어를 공개했다. CEO 제프 베조스가 CBS의 시사프로그램 60 Minutes에 출연해 만천하에 프라임에어를 공개하며 간단한 서비스 설명회(http://www.youtube.com/watch?v=-qOBm3Iwlzo)를 가졌다. 방송에서 그는 "드론을 이용하면 30분 안에 최대 2.3kg의 물건을 물류센터 반경 16km 이내의 도착지로 배달할 수 있다"고 했다. 물류창고는 자동화된 시스템을 이용해 고객의 물건을 드론에 올리고 드론은 하늘을 날아 고객의 집 앞마당에 착륙해 물건을 내려놓고 물류창고로 돌아간다. 아마존의 프라임에어 서비스는 미 연방항공청(FAA)의 허가를 받아 4~5년 안에 상용활 될 것이라고 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지만 우려가 앞서는 이유는 왜일까. 


아파트에 나타난 드론들 "전쟁 일어난 거 아냐?"


"OO아파트에 사는 A는 창밖에서 나는 헬기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영화에서나 보던 무인항공기 너다섯대가 창밖으로 보였다. 일순간 전쟁이 난 것으로 착각한 A는 가족과 함께 대피한 후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북한이 보낸 군사무기가 아니라 아마존의 택배용 무인항공기 옥타콥터입니다. 택배 아저씨를 대신해 로보트가 방문한 것이니 안심하십시오."라고 했다. 처음 보는 로보트에 놀란 A는 30분동안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아파트 단지 내에 여러대의 택배 드론이 돌아다닐 경우 벌어질 광경이다. 옥타콥터가 상용화되고 십수년이 지나지 않는 이상 애꿎은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할 지도 모른다. 드론을 군사무기로 오해하는 시민들의 신고로 아마존 고객센터와 정부는 상당 기간 혼란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마약 조직 두목 "30분 안에 너는 죽어있다"


출처 - 구글 이미지

맥시코 마약 조직은 배신자의 목을 베 거북이 위에 올려놓고 마약단속국(DEA) 직원들이 있는 곳으로 배달한다. 멀리서 보면 사람 목 같기도 하고 거북이 같기도 한 물체가 다가오자 마약단속국 직원들은 신기한 표정으로 모여든다. "HOLA DEA"(안녕 마약단속반)이라고 쓰여있는 거북이를 만지자 거북이는 폭발한다. 마약단속국 직원들은 폭발로 팔과 다리를 잃는 등 중상을 입는다. 운좋게 그 자리와 떨어진 곳에 있던 등장인물 행크는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가 공황상태에 이르며 구역질을 한다.


미국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의 한 장면이다. 택배용 무인항공기 옥타콥터를 납치(?)해 폭발물을 설치하거나 옥타콥터와 비슷한 모양의 무기를 만들어 살상을 일삼는 범죄조직의 뉴스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 


옥타콥터 맞추면 득템 "돌 던져서 떨어뜨리면 어쩌나"


유튜브에 아마존이 올린 프라임에어 동영상에서는 "역대 최악의 아이디어 중 하나군요. 돌을 던져 맞추고 훔치면 되겠네요."라는 덧글이 두번째로 인기다. 옥타콥터가 날아오면 동네 꼬맹이들이 몰려와 돌을 던지고 떨어진 물건을 훔쳐가는 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유리로 만들어져 파손되기 쉬운 택배는 떨어지는 즉시 못 쓰는 물건이 될 확률이 높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상용화 되려면 시간 필요해


일개 인터넷 서점에 불과한 아마존을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로 일궈낸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분명 선구안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단말기 킨들로 전자책 시장에 붐을 일으켰고, 유력지 워싱턴 포스트를 개인의 돈으로 사들여 콘텐츠 생산 시스템도 일찌감치 확보했다. 그가 직접 방송에 출연해 프라임에어 서비스를 설명하는 모습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나 한편으로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미 연방정부의 허가가 남아있다. 미국은 안보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프라임에어의 드론은 안보의 측면에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물건으로 비춰지기 쉽다. 아마존이 우여곡절 끝에 정부의 승인을 얻어냈다 한들 기상악화로 인한 물건 파손 등의 문제로 인해 온갖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크다.

CEO 제프 베조스는 정부의 허가가 없더라도 어떻게든 무인항공기를 공중에 띄우고 싶어하겠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건너야 할 바다가 너무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