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8. 06:16ㆍ블로그/블로그 운영법
블로그를 만난 건 어찌보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는지도 모른다. 블로그를 하기 전에도 인터넷 카페를 운영했었고, 프리첼과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남기는 걸 좋아했다. 그렇게 인터넷을 즐겨오다 자연스레 블로그라는 걸 알게 됐다. 블로그는 내 생각을 기록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간편하게 글과 사진을 올리고 다른 블로그 운영자들과 함께 덧글로 의견을 나누는 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블로그를 (운영)해보고 싶은데 네이버에서 해야 할지 티스토리에서 해야 할지 모르겠는가? 블로그를 시작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맞춤 안내서를 준비했다. 사진 AGorohov
Feedy 검색화면
1. 블로그는 이런 사람에게 제격
학창시절을 떠올려보자. 남녀를 불문하고 다이어리에 무언가를 기록하기 좋아하는 학생들이 있다. 지금은 시대가 바꼈으니 아마도 스마트폰에 무언가를 기록하고 메모하는 것을 즐기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또 인터넷 카페에서 글을 작성하는 게 즐거운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인터넷상에 무언가를 기록하고 남기는 걸 좋아하는 이들, 블로그는 이런 사람들에게 딱이다. 필자도 고교 재학 당시 다이어리에 노래가사를 적어 친구들과 돌려보았던 기억이 있다. 물론 성인 비디오 테이프의 인기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좋은 노래 가사들이 적힌 내 다이어리의 독자가 교실에만 10명은 족히 넘었다. 한번은 프리첼 음악동호회 활동을 했었는데 소소한 일기를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더니 어느 누나가 그랬다. "넌 아주 일기를 쓰는구나! 재밌어". 이렇게 태생적으로 무언가 기록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에게 블로그 운영을 추천한다.
2. 돈을 벌고 싶어 블로그 하려는 이들에게
블로그로 돈을 벌고 싶어서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들중에는 실제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돈이 블로그 운영의 주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블로그에 들어가보면 보험을 비롯한 광고가 화면을 꽉 채우고 있다. 이런 블로그는 십중팔구 오래가지 못한다. 이들 블로그의 특징은 블로그 링크도 광고페이지로 연결되게끔 되어있다는 거다. 이는 검색어로 유입된 방문자에게 극심한 불쾌감을 준다. 그러다보면 블로그 운영을 결코 지속할 수 없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게 재미있어서,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라는 독자의 덧글이 감동스러워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들은 어떨까. 이들은 돈을 보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방문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게다가 블로그를 좋아하는 마음은 더 좋은 글의 생산으로 연결된다. 양질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쌓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구독자와 방문자수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단지 돈 뿐이라면, 아서라! 블로그 세상이 "나도 돈 좀 벌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덤빌만큼 만만한 동네가 아니다.
3. 어디서 시작할까? 네이버 vs 티스토리 vs 워드프레스
필자의 블로그는 티스토리(http://tistory.com)에서 운영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는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만들어 운영했었는데 "내가 지금 뭐하지?"하는 생각이 들어 바로 삭제했다. 글로벌 블로그 서비스 워드프레스는 수만가지 기능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방대한 무료 플러그인, 전세계 디자이너들이 만든 다양한 블로그 스킨 등 장점도 물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소외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워드프레스는 오프라인에서 유명한 이들에게 더 어울린다. 우리같은 보통 사람들이 워드프레스를 운영하기에는 부적격하다는 판단이다. 워드프레스의 특성상 인터넷과 친숙하지 않은 방문자들에게는 덧글을 작성하는 것 조차도 어렵게 느껴진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우리나라 서비스가 아니다보니 포털 검색에서 상대적으로 노출이 되지 않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 블로그 방문자의 80-90%는 네이버나 다음, 구글의 검색을 통해 유입된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내가 네이버 검색 담당자라면 네이버 블로그 이용자의 글과 해외서비스인 워드프레스 이용자가 작성한 글 중에서 어느 블로그 이용자의 글을 네이버 검색결과에 잘 보여지도록 할까? 팔은 안으로 굽는다.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 둘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검색포털이다. 검색엔진 점유율이 70%를 상회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10명 중에 7명 이상이 네이버에서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는다. 이용자가 많은 만큼 티스토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방문자를 기대할 수 있다. 네이버의 팔도 안으로 굽는다. 단 두 서비스 간의 방문자 차이가 나는 특정 구간이 있는 듯하다. 두 서비스 모두 블로그 시작 초반에는 방문자수가 거의 차이나지 않는다. 블로그 운영기간과 누적된 글의 수가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랐을 때 격차가 벌어진다. 그러나 네이버 블로그를 선택하면 방문자수가 보장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 네이버 블로그를 하든 티스토리를 하든 방문자를 결정하는 건 포털이 아니라 운영자가 할애하는 시간, 정성, 감각 같은 것들이다. 한마디로 방문자수는 '거기서 거기'다. 블로그 아이콘(퍼스나콘), 폰트(서체)를 무료로 이용하거나 배경음악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네이버 블로그의 장점이니 참고하자.
티스토리는 자유도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네이버 블로그는 아무리 스킨을 변경한들 기본 골격은 바꿀 수 없다. 네이버 블로그에 가보면 메인 상단 바로 밑에 프롤로그, 블로그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기획자의 시각에서 본다면 좋은 선택이다. 최소한의 틀이 유지돼 있으니 방문자들이 메뉴 찾느라 헤맬 염려가 없다. 쉽다. 반면 스킨 구성을 100% 내 취향대로 바꿀 수 없는 건 단점이다. 관리자 페이지의 기능도 이제는 두 서비스 간에 차이가 거의 없다. 네이버 블로그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티스토리가 가지고 있던 고유의 강점들이 희석된 분위기다. 티스토리를 선택하면 좀 더 전문적이며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줄 수 있어 좋다.
티스토리와 네이버 블로그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곳, 마음가는 곳으로 선택하면 된다.
4. 블로그 책을 추천해달라는 이들에게
"블로그 초보인데 책 좀 추천해주세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아왔다. 블로그는 책이 필요없다. 책을 읽을 정도로 진지하게 블로그를 운영해보고 싶다면 차라리 인터넷 검색을 해보자. 책보다 더 자세한 내용의 안내글들이 수두룩하다. 블로거팁닷컴처럼 블로그 운영에 특화된 블로그도 있으니 방문하거나 구독하면서 원하는 정보를 취하면 된다. 블로그 책을 살 돈으로 블로그 이벤트를 해보는 게 어떨까?
5. 블로거팁닷컴 구독하기를 권함
모바일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Feedly(http://cloud.feedly.com/#welcome)를 추천한다. 구글 리더가 역사속으로 사라진 지금 이만한 대안도 없다. 블로거팁닷컴 오른쪽에 있는 구독하기 버튼을 눌러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고 이메일로 받아보는 방법도 좋다. 구독이 어려운 이들은 즐겨찾기 해두고 지속적으로 방문해 필요한 정보를 얻어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