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3박 4일 여행기 마카오의 아름다운 추억

2013. 7. 20. 20:50라이프/소탈한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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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여행 둘째날에는 마카오에 갔습니다. 홍콩에서 페리선을 타고 1시간이면 도착한다는 소리에 망설임없이 마카오행을 택한 것이지요. 첫째날 침사추이를 하루종일 걷고 사진을 찍어대느라 노곤했지만 마카오에 가서 즐겁게 놀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힘이 막 솟더라고요. 일찍 일어나 근처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고 마카오행 페리가 있는 하버시티 선착장으로 향했습니다. 마카오는 세계문화유산이 30 여 곳이나 될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지역입니다. 마카오가 하나의 독립국가인 줄로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포르투갈이 중국에 마카오 영토를 반환하게 되면서 마카오는 중국의 일부 지역이 되었다고 합니다. 마카오에서의 하루를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호텔 근처의 현지식당에 갔습니다. 여행책이나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가이드 책자에 나온 맛집을 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현지인들이 많이 다녀가고 현지인들이 즐기는 음식이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여행의 재미가 두배가 되더라고요. 혼자 여행 다닐 때는 뻘쭘해서(민망해서) 잘 시도하지 못했던 일인데 일행이 있으니 현지식당에 가서 밥을 먹기가 훨씬 편했습니다.



거리를 걷다보니 상점 보수공사를 하는 인력들이 보이더라고요. 홍콩분들은 체격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더 작아보였습니다. 습해서일까요, 아니면 음식 때문에 그럴까요? 덩치도 작고, 키도 작은 분들이 많더라고요.



하버시티 선착장 1층에 도착하자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크라운 콤포트라는 차가 있나보군요? 강렬한 빨강이 눈에 띄었습니다. 돌아오는 편에 택시를 탄 일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홍콩 역시 그다지 친절해 보이진 않더라고요. 인상파 택시기사님 덕에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참.. 모든 택시기사님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기왕에 일하는 거 웃으면서 손님을 대하면 얼나마 좋을까요?



하버시티 선착장에 도착해서 마카오행 페리선 티켓을 샀습니다. 구룡에서 마카오로가는 터보젯(배)이 홍콩달러로 150불이 넘었는데 저희는 할인카드가 있어서 몇불 정도 할인받았습니다. 현재 환율로 2만1천5백원정도 되는군요. 생각보다 저렴해서 좋았습니다.



하버시티 터미널에서 스타벅스를 들러 커피를 사고 빼빼로를 샀습니다. 롯데 빼빼로가 홍콩에도 팔더라고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빼빼로를 먹으면서 바다위를 건넜지요. 비가 왔다가 햇볕이 내리쬐는가 하면 햇볕만 보면 날씨가 쾌청한데 비가 내리기도 하고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하는 날씨였습니다. 2만원짜리 선박치고는 깨끗하고 소음도 적고 참 좋더라고요. 좌석에 받침대도 있어서 군것질 거리들을 올려놓고 편히 바깥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진찍으려고 일부러 창가쪽에다 과자를 올려놓았습니다.



마카오에 도착하니 간단한 수속을 밟았는데 약식으로 여권만 확인하고 바로바로 통과시켜주더라고요. 이 사진찍고 있는데 뒤에서 현지 경찰로 보이는 분이 사진 찍지 말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깜짝 놀랐습니다. ㅋㅋ



터미널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마주친 인력거 아저씨들입니다. 점심을 저기서 해결하시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피셔맨즈워프는 테마파크로 마카오 도박계의 대부 스탠리 호가 거금을 들여 만든 공원이라고 합니다. 동서양의 유명 건축물을 재현해 놓았다고 하는군요. 으리으리한 외부,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정작 관람객들이 한명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로마시대 검투사들의 아레나를 보는 듯한 웅장함을 보여주던 건축물 안에는 관리인만이 보일 뿐 단 한명의 관람객도 보이질 않더라고요. 행사가 없어서 그런가 했더니, 평소에도 이렇게 사람들이 없다고 합니다. 미숙한 운영이 원인이라고 하는데, 이렇게나 훌륭한 공간을 활용하지 못하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보이는 건 웅장한 모조 건축물 뿐이었고 사람들은 간간히 레스토랑 앞에서만 볼 수 있었습니다. 지하에는 대형 오락실이 있었는데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더라고요. 오락실에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외부에 비해서 많다는 것이지 다 해봐야 10명이 채 되질 않았습니다. 에어컨 돌리는 전기세가 아까워보였을 정도입니다. 관람객이 없어 허전하긴 했지만 연인끼리 놀러가면 나름 분위기를 낼 수 있겠더라고요.



저희는 세나도 광장에 오르기 위해 버스에 올랐고 저기 저 앞에 보이는 디지털 전광판을 보며 세나도 광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역으로 향했습니다.



여차저차 버스에서 내리긴 했는데 지도에만 의존하려니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지도를 보고 한 200미터쯤 걸었을까요? 뭔가 잘못된 거 같아 현지 주민으로 보이는 분들께 여쭤보니 저희가 반대쪽으로 걸어왔더군요. 이럴수가!



마카오 가면 필수 코스라는 세나도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요 부근에 볼거리도 많고 육포골목도 있었습니다. 날씨가 엄청 덥고 습해서 반팔이 반은 젖은 상태로 돌아다녔어요. 홍콩 갈 때는 반팔 많이 챙겨서 가야되겠더라고요.



길거리를 걷다 어르신들이 세분 앉아계시길래 사진을 찍었는데 가운데 분이 절 노려보는 모습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그 자리에서 시간을 지체했더라면 저 지팡이로 꿀밤 한대 맞았을 거라는 생각이..



골목마다 바글바글한 인파 때문에 더위 따위 금새 잊...으려 했지만 실패! 덥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볼 건 다보고 가자며 사이좋게 걸었습니다. 포르투갈 식민지여서 그런지 서구적인 분위기의 건물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아 보였던 어느 골목의 모습도 담아봤습니다. 한국인들의 왕래가 잦은 골목에는 어김없이 한글이 적혀있어서 여기가 명동인지 마카오인지 헷갈렸던 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들른 레스토랑! 닭고기랑 볶음밥이랑 시켰는데 너무 맛있었습니다. 오른쪽 위에 보이는 사진은 뼈만 남은 닭고기의 모습인데요. 음식 가격도 서울이랑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레스토랑이라서 그랬는지 직원분들의 서비스도 좋더군요.



길을 걷다보면 이렇게 예쁜 골목이 나타나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렇게 현지 느낌 물씬 나는 곳이 참 좋더라고요.



걷다보니 도착한 성 바오로 성당입니다. 1835년 화재로 성당의 전면만 남아있고 뒷면은 타고 없습니다. 저 위로 뒷면 지하에다 박물관을 만들어두고 과거의 유물들을 전시해뒀더라고요.



계단을 좀 더 올라가서 보니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흑인도 보이고,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보이고 백인도 보이더군요. 이 뜨거운 날씨하며, 이 현장이 바로 진정한 '멜팅 팟(Melting Pot)'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육포골목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서서 무료 시식을 할 수 있도록 육포를 건넵니다. 위생적으로는 썩 좋아보이지 않았지만 맥주 안주로는 참 좋겠더라고요. 유명한 비첸향도 보였는데, 이젠 우리나라에도 매장이 생겨서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선물하려고 비첸향을 많이 샀을텐데 말이에요.



몬테요새로 오르는 길에 마카오의 풍경도 담았습니다. 좋아보이는 맨션도 보이고 곧 무너질 법한 오래된 건축물도 보였습니다.



관광객을 의식하기라도 한 걸까요? 중간중간 벤치가 있어 쉬어갈 수 있도록 해놓았더라고요. 햇볕이 저리로 쬐는데 저기 앉아있으면 그대로 바베큐가 될 것 같아 참았습니다. 다리는 아팠지만요. 요새답게 대포도 보입니다.



드디어 몬테요새 입구에 도착! 몬테요새는 포르투갈군이 1617년~1626년에 성당을 개조해 구축했다고 합니다. 마카오 총독이 최초로 거주한 지역이라고도 하는데 지금은 이렇게 관광객을 위한 공원으로 변모해 있었습니다.



몬테요새를 내려와서 성 도미니크 성당에 들렀는데 예배당은 공사중이라 구경도 못하고 박물관처럼 생긴 곳만 구경했습니다. PS3 언차티드3에서 드레이크의 어린시절 배경이 된 박물관과 많이 닮았더라고요. 제작사 너티독 직원들이 게임을 만들 때 마카오 일대를 참조하지는 않았을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터키 아이스크림을 팔던 아저씨 앞에는 사람들이 몰려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크서클 진한 이 아저씨가 아이스크림을 담아주는데 줬다 뺐었다 아주 손님을 가지고 놉니다. ㅋㅋ 노룩패스 하듯이 현란한 손놀림을 보여주더군요. 구경하던 꼬마들은 웃고 있는데 정작 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을 기다리는 손님은 억지 웃음 혹은 썩소를 짓고있는.. 상반된 표정들을 보고 있노라면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오토바이를 주차하는 아저씨와 뭔가를 잔뜩 들고 걸어가는 아주머니..



길거리 사진을 담는 데에 재미가 들린 것 같아요. 현지인들의 모습을 가능하면 많이 담아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더군요. 사진 찍히는 게 싫은 분들도 분명 있을테니까요. 오른쪽에 보이는 여성분도 뭔가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저..저기... 죄송합니다..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은 많은데 그새 저녁이 되버려서 저희는 다시 호텔이 있는 침사추이로 돌아왔습니다. 마카오의 10분의 1도 보지 못한것 같아 참 씁슬하더라고요. 마카오 가실 분들은 하루가 아니라 최소 1박2일로 가셔서 유적지 위주로 돌아다니시면 알찬 여행이 될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