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운영하면 성격이 변할까
그렇지 않다고 하고 싶지만 그렇다.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말은 글을 자주 쓴다는 말로 바꿔 쓸 수 있다. 글을 쓰는 시간은 짧지만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 시간, 생각을 삶거나 찌거나 끓여서 블로그 글로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소요된다. 평소에 덤벙대거나 산만한 성격이었다면 진중하고 차분한 성격을 소유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많은 성격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행복한 사람은 블로그 안 해요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는 케이블 방송사에서 일하는 그녀가 한 말이다. 그녀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다. 도파민에 중독된 상황에서는 좀체로 글을 쓰기 어렵다. 내 경험을 돌이켜보면 즐거운 일에 심취해 있을 때는 글을 쓰기 힘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행복한 사람은 블로그 글을 쓰지 않는다는 게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행복은 주관적 감정이다. 수많은 한국인의 멘토로 활동하는 법륜 스님은 불행하지 않은 상태를 행복으로 보았다. 불행하지 않아도 글을 쓸 수 있다. 이렇게 보자면 그녀의 말은 틀린 이야기가 된다.
개인적인 성격변화
내 경험도 소개해야겠다. 난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무척 덤벙대고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누구와도 불협화음을 내기 싫어하고 무리를 지어 활동했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나서는 좀 더 개인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 된 듯하다. 농구 등 동적인 취미생활이 글쓰기, 독서 등 정적인 취미생활로 이동하는 극적인 변화도 겪었다. 자아성찰을 하게 되고 나만의 스타일을 확실히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일장일단이라고 했다.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따랐다. 과거보다 더 사람을 가리게 되고 좀 더 내성적으로 변해가는 걸 느꼈다. 간담회에서 만난 다른 블로거들과 점점 비슷한 유형이 되어 갔다. 성격을 바꾸고 싶어 꽤 오랜시간 블로그와 담을 쌓았던 것 같다. 거리를 두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의 타고난 성향은 바꿀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선택의 문제였다. 블로그와 성격의 상관관계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다른 블로거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