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이것저것 리뷰

주식 경험해보니 도박과 다르지 않아

Zet 2022. 6. 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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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의 전문가랍시고 유튜브와 TV에 나오던 그는 말했다.

 

"주식 왜 안 하세요? 주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넣으면 복리의 효과를 누리고 어느새 부자가 돼 있을거에요!"라고.

 

니.미.뽕이다.

 

실제로 주식을 해보니 개미들이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더라. 그러니까 저 말을 한 사람은 자신이 증권회사 대표이고 개미들이 들러붙어 주식을 사고 팔면 그들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수료로 돈을 버는 놈이었다. 에라이..ㅋㅋ

 

50만원 정도 수익을 보고 500만원 정도 잃었으니 총 450만원 잃고 글을 써본다. 그동안 수차례 거래를 하며 든 수수료까지 합산하면 약 500만원을 잃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개미 투자자(소액 투자자)가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없는 이유를 알아보자.

 

한국주식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쓰면 마치 미국주식을 옹호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미국주식을 옹호하는 게 맞다. 한국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불.공.정이다. 얼마나 불공정이 만연하면 정부부처 이름 중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있는 걸까?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짜고치기 고스톱이 판을 치고 영부인 엄마가 주가조작 혐의로 구설수에 올라 있는 나라다. 주식하라고 떠들어서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그나마 믿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대기업 주식에 수천 수억씩 투자했다가 털리고 울며 겨자먹기로 손절매하는 사람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한국주식 투자는 미.친.짓이다.

 

주식 투자가 손해로 이어지는 과정

희망찬 주식 유튜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마치 주식 투자를 하지 않으면 나만 뒤쳐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래서 남들 말만 듣고 주식투자했다가 수백, 수천씩 손해만 보고 손절매한다. "니가 공부를 안 해서 그런거야!"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런데 공부한다고 주식 투자가 성공할까? 증권회사에 다니는 주식쟁이들은 그럼 다들 강남 아파트에 살겠네? 

 

상승장에서는 누구나 희망을 품고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 그러나 요즘처럼 주식이 장기간 떨어질 때는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저점에서 추가 매수를 하라고 하는데 전문가(?) 말만 믿고 추매했더니 더 떨어진다. 그렇다고 팔자니 지금까지 본 손해 때문에 매도 버튼을 누르지도 못한다. 그러다 내가 산 주식이 어느새 무릎 아래 발바닥까지 왔을 때 팔게 된다.

 

주식을 처음 접할 때의 심리는 마치 카지노 초보 같다. 생각지도 못하게 자신의 감으로 투자했던 주식종목이 2%, 3% 오르면 본능적으로 자신의 감=뽀록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다 그 종목이 고점에 갔을 때 평소 투자했던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넣게 된다. 주식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해도 희망회로를 돌린다. 언젠가는 올라 갈거야. 기다리자고! "존버는 승리한다고!!"라고 자신만의 행복회로를 돌리기 시작하는 거다. 그러다 더 떨어지면 손해봤다는 생각에 팔지도 못하고 물리는 거다. 이렇게 물린 상태로 6개월, 1년 지나면 주식이 올라 있느냐? 99%의 확률로 그 주식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치고 빠지는 걸로 돈 버는 기관들의 매수 소식을 보고 잠시 희망을 가져보지만 주식은 그대로다. 나처럼 50만원 따고 결국 500만원 잃는 촌극이 벌어진다. 이게 주식시장에서 개미가 돈을 잃는 과정이자 원리다.

 

500만원 잃었지만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기

노동소득은 수십년이 지나도 오르지 않는 이 땅에서 500만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소액이지만 주식으로 수익을 얻고 떨어진 주식을 보며 허탈해 하다가 꽤 오래 물리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경의 변화는 무척 극적이었고 이건 도박이라는 확신을 하게 됐다. 월가의 전설적인 애널리스트가 순간의 방심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게 바로 주식시장이다. 500만원이라는 수업료를 지불했지만 다시는 주식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으니 그리 비싼 수업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타이슨이 그랬다.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은 있다. 나한테 두들겨 맞기 전까지는..."

 

주식은 도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