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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 <비포 선라이즈>

Zet 2020. 9. 1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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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감독 천재야".

 

죽이 잘 맞는 친구에게 영화 <비포 선라이즈>를 이제야 봤다고 이야기하자 돌아온 말이다.

 

영화를 3번 보니 감독이 천재라는 확신이 들었다. 여기서 천재는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나 사물, 사건을 가지고 특별한 메시지를 만들어 전달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비포 선라이즈 감독인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그런 면에서 천재가 확실하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는 '남녀관계'와 '시간'이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게 되면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지,

어떻게 헤어지는지,

헤어지고 나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잔잔하고 차분하게 서사한다.

 

기차에서 처음 만난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비엔나에 함께 내려 사랑을 나눈다. 영화의 줄거리다.

 

시간이라는 키워드의 힘

비포 선라이즈 대사에는 유난히 시간이 많이 나온다. 주인공인 남녀는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을 이야기하며 공원에 누워 몸의 대화를 나눈다. 다음날 아침 헤어질 때는 아쉬운 마음에 언제 만날지 앞다퉈 다시 만날 시간을 정한다. 감독은 시간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영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비포 선라이즈에서 만난 둘은 정확히 9년 뒤에 파리에서 만나게 된다. 감독은 비포 선셋이라는 속편을 영화의 타임라인에 따라 9년 후에 제작했다. 이 같은 장치는 영화에 사실감과 진정성을 부여했다.

 

남자와 여자, 관계에 대한 이야기

제시와 셀린이 나누는 이야기의 주된 소재는 남자와 여자에 관한 사실이다. 연애, 출산, 결혼이라는 대사가 대표적이다. 남자와 여자에 관해 서로 솔직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마치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남자와 여자의 근본적인 차이를 화면과 대사로 서술한다. 

 

영화 마지막에 둘이 함께 있었던 장소를 몇초씩 보여준다. 남녀가 헤어지면 함께 했던 장소를 추억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어떻게 사랑에 빠지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헤어지는지 2시간도 안 되는 시간동안 이렇게 극적으로 풀어내다니. 영화를 보면서 몇번이나 소름이 돋았는지 모르겠다.

 

뛰어난 예술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소름이 돋게 한다.

 

비포 선라이즈 촬영 중인 셀린, 감독, 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