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산 스니커즈 책 The Ultimate Sneaker Book
홍대에서 드로우(상품을 출시하면서 당첨 형식으로 판매하는 것)에 신청하기 위해 줄을 선 적이 있다. 그 전에는 전날부터 선착순 발매 스니커즈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한번 해보니 재미있었다. 사카이, 언더커버 드로우에 연속으로 떨어지고 망연자실 한 적도 있었다. 결국 리셀가로 언더커버는 두 켤레나 구했지만 사카이는 값이 천정부지로 솟아서 구하지 못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내 스타일이 아니었던 것. 방콕 한달살기 중에도 여러 편집숍을 둘러보았다.
태국의 핫한 편집숍은 태국인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시암에 거점을 두고 있었다. 카니발, 아웃캐스트, 제네시스를 연달아 방문했는데 그나마 가장 마지막에 방문한 이름없는 편집숍이 노다지였다. 나이키x오프화이트 콜라보, 아이다스 이지부스트 시리즈 등 구하기 힘든 스니커즈들이 대거 진열되어 있었다. 문제는 가격과 진품인지의 여부였다. 기본 35,000바트로 시작하는 가격을 감안했을 때 만에 하나라도 짝퉁을 진품으로 알고 사면 곤란한 일이다. 이지부스트 지브라는 좀 사고 싶더라.
어제 방문한 키노쿠니야 서점 센트럴월드플라자 지점에서 나이키 크로니클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나이키 매니아들 사이에서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책이었지만 자꾸 관심이 갔다. 7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나이키를 연대기식으로 써내려간 책이었다. 오늘 오전 시암파라곤 키노쿠니야를 방문한 김에 재고를 문의했더니 시암파라곤 지점에서는 일본어 잡지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다. 단호했다.
나이키 크로니클을 찾는 과정에서 스니커즈에 관한 책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걸 알게됐다.
- The Dunk Book
- Stan Smith: Some People Think I'm a Shoe!
- COLLAB Sneakers X Culture
- Golden Kicks
- Sneakers: The Complete Limited Editions Guide
- Sneakers: THe Complete Collector's Guide
- Where'd You Get Those?
- The Ultimate Sneaker Book
이렇게 8권이 내 눈에 들어왔는데 나는 마지막으로 적은 The Ultimate Sneaker Book을 택했다. 잡지 안의 내용을 볼 수 없게 비닐로 봉인되어 있어서 구글로 책들의 내용을 검색해보았다. 나이키 조던 시리즈에 그치지 않고 아디다스 이지, 버질 아블로의 오프화이트, 칸예 웨스트, 오니츠카, 반스, 발렌시아가 등 스니커즈계의 키워드를 망라하는 책으로 보였다. 책의 목차도 찾을 수 없었지만 나의 직감은 맞아 떨어졌다. 숙소에 들고와서 봉인을 해제하고 책을 펼쳤더니 내용도 알차고 종이재질과 냄새도 맘에 쏙 들었다.
시암파라곤 지점에도 책들이 많았지만 나이키 크로니클을 구경하기 위해 센트럴월드 지점 키노쿠니야 서점으로 갔다. 내가 고른 책을 사진으로 찍는데 팔이 후덜거렸다. 이 책은 덩치가 크다. 3kg이 넘고 일반책의 2~3배 정도 된다.
지상철을 타고 이동하는 길에도 고통이 뒤따랐다. 수시로 팔을 바꿔 들어야 할 정도로 무거웠다. 3.5kg 정도 되는 무게다. 후덜덜..
스니커에 관한 나머지 책들도 올려본다. 이 책들의 공통점 하나. 다들 간지가 넘친다는 것. ㅋㅋ
집에 와서 레이과자랑 비교샷을 찍어보았다. 레이과자가 한국의 일반과자 크기라고 보면 된다. 책 자체가 마치 화보집처럼 생겼다. 하드커버 재질인 것도 마음에 든다.
스니커즈 콜렉터 사이에서도 구하기 힘든 신발로 악명높은 전설의 조던1.. 이 신발이 이렇게 유명해질줄 누가 알았을까? 마이클 조던이 좋아서 사재기해둔 사람은 떼돈을 벌었을테지. :)
엄청나게 편하다고 알려진 아디다스 이지부스트. 카시나에서 이지부스트 지브라를 파는 걸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안 산 걸 땅을 치고 후회중이다. 어쩐지 그때도 이쁘더라 했지. 지금은 구하기도 힘들다. 참고로 카시나 홍대점은 망했다. OTL..
보드 매니아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예쁘기로 유명한 반스 올드스쿨 신발. 넘 귀여운 신발이다.
스니커즈 덕후들(컬렉터)도 중간 중간 소개하고 있다. 에어맥스1만 주구장창 모은다는 네덜란드 여성 차니카(?)! 집 한쪽에 진열해두면 얼마나 뿌듯할지..^^
명품 브랜드 스니커즈 모델 중에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발렌시아가의 어글리슈즈 트리플 S도 소개됐다. 분량이 많지 않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어찌됐든 반길만한 일이다.
종이의 재질과 책의 구성, 그리고 냄새가 너무 좋다. 오늘 오후에는 하루 종일 이 책만 보고 있을 정도.. 스니커즈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가격은 1,568바트이며 한국돈으로 6만원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