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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솥회사 CS본부장과의 미팅에서 얻은 교훈

Zet 2018. 8. 30.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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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J그룹 홈페이지

사업제휴를 위해 밥솥회사에 콜드콜을 하고 일정을 잡아 담당자들과 미팅을 했다. 유명 밥솥회사라 그런지 건물도 꽤 크고 회의실도 깔끔했다. 그러나 주식에 비해서는 초라한 외관의 건물을 보고 내실이 튼튼한 기업이구나 생각했고 상대가 만만치 않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동안의 얼굴에 하얗게 샌 머리, 훈련된 미소로 무장한 그는 미팅 내내 질문으로 일관했다. 명함에도 적혀있지 않아 부서를 몰랐으나 자신을 CS본부장이라고 소개했다. 사실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와도 수차례 미팅을 진행해왔다고 하며, 자신의 신상품 가격이 적정한지를 묻고, 우리가 진행하는 교육장의 커리큘럼과 사진을 요청했다. 무척 뻔뻔하지만 우리가 을인 걸 어쩌랴. 많이 도와달라는 말을 호소하며 미팅을 마무리했다. 인사를 받으며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서 기분이 좋지 않더라. 우리와 만난 이유는 다름아닌 '시장조사' 때문이라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무실로 돌아와 대표님과 회의 후 내린 결론은 요청 자료를 보내지 말자는 것이었다. 나도 그럴 생각이었다. 그들은 이미 자체 인원으로 신사업을 시작하는 중이라는 말을 한 후에, 우리에게 무리한 수준의 자료를 요구했기에 제휴는 결렬됐다.


제휴미팅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을 떠나 CS본부장이 중간에 미팅 도중에 한 말이 매우 인상깊었다.


그는 자사 직원들의 고객서비스, 고객만족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직원들의 고객서비스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터였다. CS본부장인 그는 "나이가 30-40이 될 때까지 굳어진 사람의 습성은 잘 안 바뀌더군요"라고 이야기하며 우회적으로 CS업무의 어려움, 고객 응대 직원의 서비스 태도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직장생활을 해보니 기본(근태)가 안 되어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8시 30분까지 출근인데 허구헌 날 지각하는 직원, 출근하면서 인사는 커녕 아는 척도 안 하는 직원(모두 여직원), 어떻게든 남을 깍아내리며 자신을 어필하는 직원까지 직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들에게 "태도를 바꾸는 게 좋지 않겠냐"고 이야기한들 그게 잘 지켜질까?


사람은, 특히 20세 이상의 성인은 웬만해서는 변하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변한 척 할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습관이 굳어져서 자신도 모르게 행동으로 나오더라. 


그런 이유로 잘 되는 사람은 계속 잘 되고, 안 되는 사람은 계속 안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법륜스님의 강의를 유튜브로 즐겨본다. 나처럼 평범한 소시민들이 스님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면 스님이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답안을 제시한다. 스님의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조언과 미소가 좋아서 자주 찾아보는데 법륜스님이 자주 하는 말 중에 "까르마", "습(관)"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수년, 수십년간 굳어온 말과 행동이 하루 아침에 바뀐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나도, 당신도 쉽게 바뀌기 힘든 그저 그런 인간이다. 수십년 굳어진 성격을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다만, 우리가 어떤 무리에 속해 있을 때 만이라도 태도를 바꾸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