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책&작가 평론

90일 완성 돈 버는 평생 습관 / 요코야마 미츠아키

Zet 2017. 3. 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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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완성 돈 버는 평생 습관'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 가장 먼저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직장생활을 오래 하시며 알뜰살뜰 돈을 모아 흙수저에서 은수저까지 생활수준을 끌어올린, 성공적인 재테크의 산증인이기 때문이다. 어릴적부터 부모님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며 내가 지금 살아가는 방식과 가치관 역시 부모님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큰 회사에 다니며 맞벌이를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우리 4식구는 단칸방에 살았다. 중학교부터는 주공아파트에 살았고 고등학교에 가서는 브랜드 아파트에 입주했던 기억이 난다. 대학에 들어가서 부모님은 정원과 밭이 딸린 시골 주택집으로 이사했다. 서른이 넘어 어머니가 "왜 우리가 단칸방에 산 지 아니? 재테크 때문에 그런 거야."라고 그 때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다. 부모님은 돈을 모은다는 일념으로 남보다 더 아끼며 부족한 모습으로 살아온 것이었다.


* 90일 완성 돈 버는 평생 습관 http://www.yes24.com/24/Goods/36925738?Acode=101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돈을 버는 생활 습관들은 이미 부모님으로부터 보아왔고 나 또한 이미 실천하고 있는 항목들이다. 이 책을 자신있게 추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부모님의 생활을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이 책에 내온 내용이 얼마나 실전적이며 진정성이 있는 재테크 방법인지 알고 있다. 나 역시도 책에 나온 생활습관과 비슷하게 작년 1년을 보냈고 정확히 2천만원을 저축할 수 있었다. 주택을 구입하며 받았던 대출의 상당부분을 상환할 수 있었다. 저자의 조언을 그대로 실천한다면 누구나 부자가 되는 생활습관을 들일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내 주변 지인들의 생활모습과 책의 내용을 비교해보기로 했다.


실제 일본에서 재무컨설턴트로 일하는 저자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조언한다. "돈을 모으려면 생활을 먼저 정돈하는 것이 지름길인 셈이다."라고. 과거에 만났던 여자친구가 떠오른다. 그녀는 누구나 알만한 금융권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모은 돈은 거의 없다고 했다. 명품백을 여러 개 가지고 있었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쇼핑과 해외여행으로 푸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저자가 말한대로 심리적 고민이나 흐트러진 생활이 돈 문제로 드러난 사례이다.



전 직장 동료로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최팀장님이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돈을 잘 모으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스스로 조절하고 산책이나 달리기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해결하는 법을 알고 있는 반면 돈을 못 모으는 사람은 돈을 쓰는 행위 자체를 해소법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최팀장님과 강진 팸투어에 가서 돈을 얼마나 모으고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정확한 액수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내가 직장생활을 할 때와 비슷한 비율로 열심히 저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실제로 최팀장님은 운동을 좋아하고 주말마다 산에 오르는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을 정확히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다. 부자가 될 사람이다.



작년에 잠깐 썸을 탔던 연상의 여자친구를 떠올리게 한 문장이다. 그녀를 만날 당시 무제한 LTE 요금제를 사용하던 나는 매달 10만원이 넘는 전화요금을 내고 있었다. 그녀는 "회사에서 와이파이 되면 뭐하러 그 요금제를 써? 나는 제일 싼 요금제 쓰는데."라고 했다. 카톡으로 요금제를 캡쳐해서 보내달라고 했고 그날 바로 제일 싼 요금제로 갈아탔다. 실제 전화요금이 3만원대로 나오는 걸 보고 감격했다. 내가 매달 7만원 이상을 낭비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부자가 되고 싶다고, 돈 벌고 싶다고 이야기하면서 한편으로는 무심코 낭비하는 나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 실제 생활에서 접목할 수 있는 노하우야말로 이 책의 백미다.



이 문장은 친구 동수를 떠올리게 했다. 회사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할 무렵 여초회사에서 상당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당시 회사동료들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청바지를 사거나 카메라를 사면서 풀었는데 한 벌에 50만원을 주고 산 청바지 두 벌은 입지도 않고 옷장에 모셔두고 있었다. 동수가 집에 놀러온 어느날 나는 동수에게 바지를 선물했다. 이번에 집에 놀러왔을 때 동수는 그 청바지 중에 하나를 입고 왔다. "니가 준 두 벌 중에 하나는 안 입고 지금 이 바지는 완전 잘 입고 있다"며 좋아했고 나도 덩달아 좋았다.



돈을 잘 모으는 사람은 생활이 심플하다. 단순한 생활패턴이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 건 당연한 얘기다. 재테크에 성공했던 작년의 생활패턴은 정말이지 심플 그 자체였다. '출근-퇴근-운동'을 1년간 반복했는데 이 단순한 생활패턴이 마음을 안정시키고, 몸을 좋아지게 하고, 통장의 잔고가 늘리는 선순환을 가져왔다.



지금의 내게 꼭 필요한 내용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했다. 내게 가장 취약한 점이 바로 '꾸준함'이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돈관리를 하다보니 자신을 힘들게 하는 나를 발견했다. 부모님께 조언을 구했다. "너무 투자에만 집중하지 말고 어느 정도는 지출을 하면서 여유있게 길게 가라"고 하셨다. 저자 역시 과도한 에너지를 쏟아내며 초반에만 바짝 실천하는 것은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끼지만 단기간에 부자가 되는 비법 같은 건 없다. 내가 보기엔 남보다 풍요로운 노후를 살고 싶다면 돈을 버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빠르고 현명한 일이다. 이 책은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뿌리, 근본에 대해 이야기한다. 곁에 두고 한 번씩 꺼내보고 싶은, 정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