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일상의 소중함(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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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알바 생애 첫경험 후기
30 넘어서는 회사에 다니느라 알바를 못했지만 20대에는 다양한 알바를 뛰었다. 그래도 자식들에게는 늘 지원을 아끼지 않던 부모님 덕에 돈이 궁해서라기 보다는 인생경험 차원 + 뜨거운 혈기(도전 욕구) 때문에 이런 저런 일들을 했다. 혼자서 하기도 하고 친구랑 같이 하기도 했는데 유독 기억에 남는 알바가 있다. 레스토호프 서빙/설거지 알바의 추억 수능을 보고 나서 남는 시간에 알바를 했다. 내 인생 첫 알바였다. 오후에는 레스토랑 저녁에는 호프집으로 바뀌는 레스토호프였다. 부부가 사장이었는데 가게는 작아도 아기자기하고 분위기가 좋았다. 나는 서빙, 설거지, 쓰레기버리기, 청소 등 모든 일을 했다. 같이 일하는 조리 담당 아주머니가 유부녀였는데 가끔씩 나를 유혹했다. 설거지를 하고 있는 내 뒤에 와서 나를..
2021.01.10 -
온수가 안 나올 때 보일러 응급처치 요령
오늘 오전에 씻으려고 물을 틀었는데 온수가 나오지 않았다. 기록적인 한파로 온수관이 얼어붙은 것 같았다. 보일러실에서 가서 보일러를 보고 헤어드라이기로 말려봤으나 효과가 없었다. 추운 보일러실에 서 있다가는 보일러가 아니라 내가 얼어죽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커피포트에 물을 담아 뜨겁게 했다. 보일러 몸통 아래에 보니 온수, 직수 등 배관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온수 배관의 방한제를 칼로 잘라 틈새를 만든 다음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 5분 정도 지나자 바로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졌다. 보일러 온수가 안 나올 때 응급처치 방법 1. 커피포트나 냄비에 물을 담고 끓인다. 2. 보일러 본체 하단에 적힌 이름 중에 온수와 직수 배관을 찾는다. 3. 배관을 덮고 있는 보온재를 칼로 잘라 벌린다. 20센티 정도..
2021.01.08 -
면접의 추억 1편 영화 SI 회사 마케팅 팀장
마케팅 면접만 30번 이상 봤다. 대부분 중소기업 혹은 스타트업이었다. 스타트업은 중소기업 중에서도 규모가 작고 근무환경이 열악한 회사를 뜻한다. 여러 차례 면접을 보니 면접 결과란 주관의 영역이며 감정의 영역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수많은 지원자들과 회사 인사담당자를 연결해온 헤드헌터분들도 이런 나의 얘기에 맞장구를 쳤다. 며칠 전에는 한 헤드헌터의 제안으로 매출 100억의 영화 SI 회사 마케팅 팀장 포지션 면접을 보고 왔다. 이번 면접에서 과거 면접에서 본 패턴을 다시 보니 지나칠 수 없었다. 나름의 소상한 기록을 남긴다. 패턴 1 '실무자 동석 요청' 과거 지방에 있는 게임회사의 마케팅 팀장 포지션 면접과 흡사한 일이 벌어졌다. 면접장에 도착하자 대표가 실무자를 불러 앉혔다. 헤드헌터의 말로는..
2020.12.01 -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재판 방청기
드라마와는 사뭇 달랐다. 미국드라마 굿와이프를 보고 있다. 어느 법무법인 변호사와 형사·민사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법정 드라마다. 법정 드라마 속 재판장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 그래서 재판을 직접 두 눈과 두 귀로 느껴보고 싶어졌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법원은 서울서부지방법원이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열리는 오전 재판을 방청하고 싶어서 서울서부지방법원행 지하철에 올랐다. 공덕역 4번 출구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었더니 서울서부지방법원이 나온다. 3층으로 올라갔다. 여러 방이 나무로 된 문으로 굳게 잠겨 있었다. 한참을 헤매는데 어느 할아버지와 젊은 여자가 어느 방에서 함께 나왔다. 여자는 검사이거나 변호사인 것으로 보였다. "벌금 50만원 내셔야 해요. 다음부터는 절대 이러시면 안 돼..
2020.10.20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염탐기
부모님께 서울로 올라오라며 늘 이야기하는 곳이 미술관이다. 서울에는 그 어느 도시보다 풍성한 미술관이 있다. 전시도 그러하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문을 닫은 줄 알은 미술관들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모두 예약하고 관람할 수 있다. 오늘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갔다. 경복궁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집회가 있는지 경찰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을 통제하는 경찰을 보니 입맛이 뚝 떨어졌다. 어느 커플의 대화가 그 상황을 잘 이야기해준다. "무슨 전쟁난 것 같아. 왜 이래?". 화창한 날씨 때문이었을까? 미술관 근처는 활기로 가득했다. 커플, 가족,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 걷고 있었다. 한 폭의 그림이었다. 2시 관람을 예약했는데 조금 일찍 도착했다. 매..
2020.10.09 -
더스토리 출판사 <동물농장> 유감
시골에서 서울까지 6시간 걸렸다.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시간이 남아서 영풍문고에 들렀다. 서정주 시인의 책이 있나 봤더니 품절이었다. 이것저것 구경하다 조지 오웰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동물농장은 조지오웰이 자신의 거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책이라고 들었다. 민음사 책이 술술 읽히지만 강력한 그린의 매력에 이끌렸다. 미르북컴퍼니의 임프린트 더스토리에서 나온 책이었다. 1945년 초판본 디자인이라고 했고 표지를 두른 띠에 조지 오웰의 얼굴이 보였다. 번역가의 이름도 구매 동기로 작용했다. 민음사에서 출간한 동물농장은 도정일이 번역했다. 도정일은 블로그에도 소개한 바 있는데 학력위조 논란이 있었다. 더스토리는 250여 권의 책을 번역한 프로페셔널 번역가 이종인이 옮겼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전문번역과 양성과정의 ..
2020.10.03